'조립식 가족'강해준 役…"농구·사투리 도전"
"연기 할 수록 재밌어…오래 연기하고파"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조립식 가족'에 출연하며 '얘가 걔였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이하 '경성크리처2')의 무자비한 악역 승조에서 JTBC 드라마 '조립식 가족'의 해맑은 강해준까지. 올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준 배우 배현성은 시청자들의 이 같은 반응에 행복하다며 웃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배현성은 "'경성크리처2'와 '조립식 가족'이 공개된 시기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는데 둘 다 좋은 반응을 얻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배현성이 출연한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 연출 김승호)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치는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중국 드라마 '이가인지명'이 원작인 이 작품은 따뜻한 가족애와 풋풋한 로맨스가 어우러진 스토리로 시청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탔다. 지난 27일 최고 시청률 3.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그는 "대본을 보고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절로 상상이 됐다"며 "가족 이야기도 있고 로맨스도 있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강해준은 어릴 적 엄마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해맑은 미소 뒤 숨긴 채 살아가는 인물이다. 엄마의 맞선남 윤정재(최원영 분)를 따라 그의 집에 살면서 윤정재의 친아들처럼, 또 윤정재의 딸 윤주원(정채연 분)과는 친오빠처럼 살아왔다. 배현성은 강해준을 표현할 때 억지로 아픔을 드러내기보다는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안쓰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작품 초반 해준이의 아픈 과거가 나와요. 그걸 보신 분들은 해준이의 상처를 이미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굳이 아픔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했어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지내는 게 더 슬프고 안쓰러워 보일 것 같았거든요. 행복해 보일 때는 더 행복하게, 슬플 때는 한없이 아기처럼 우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죠."
강해준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농구 선수라는 설정이 있다. 때문에 배현성은 이번 작품을 위해 농구와 경상도 사투리에도 도전했다. 전주 출신인 배현성에게 경상도 사투리는 쉽지 않았으나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그는 "농구도 사투리도 열심히 연습했다"며 "촬영 없는 날에도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선생님 만나서 연습하고 촬영할 때도 녹음본을 보내서 계속 피드백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사투리 연기가 처음이라 아쉬운 점들이 보였지만, 다음에 또 사투리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보완해서 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 촬영 현장도 작품처럼 따뜻함이 넘쳤다. 마지막 촬영 날에는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배현성은 "마지막 촬영 날 마지막 신을 촬영했다. 정말 끝나는 느낌이 들었다"며 "다들 너무 친해져서 마지막 촬영 때 눈물 파티였다. 저도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황인엽과 정채연에 대해서는 "저를 포함해 셋 다 내성적"이라며 "촬영 전 친해지려 많은 얘기를 나눴다. 다들 배려심이 넘쳐서 애드리브를 할 때도 잘 받아주고 맞춰가며 연기를 했다. 덕분에 '케미'가 잘 살았다"고 말했다.
최원영과 최무성은 실제 아버지처럼 든든한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해줬다고 한다. 배현성은 "선배님들이 저희 연기가 아쉬울 수 있지만 항상 지켜봐 주시고 기다려주시고 조언도 한마디씩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처럼 배현성에게 '조립식 가족'은 제목 그대로 가족 같은 인연을 남긴 작품이다. 그는 "매 작품마다 특별하고 좋은 기억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특히 좋은 친구이자 좋은 동료들을 만났다. 또 아버지 두 분과 감사한 감독님도 만났다"며 미소 지었다.
'조립식 가족' 직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2'에서 배현성은 기괴한 촉수를 내뿜는 승조를 연기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보여준 바 있다. 그는 "'경성크리처2'는 특히 그간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담은 캐릭터였다. 어려운 점 있긴 했지만 그래서 재밌었다"며 "다음에 승조 같은 악역을 또 맡는다면 더 재밌게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올해 '조립식 가족'과 '경성 크리처'를 포함해 특별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와 tvN 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까지 총 네 작품에 출연했다. 배현성은 "시간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갔다. 올해 많은 작품에 얼굴을 비출 수 있어 감사했다"며 "한 해가 지나가는 시간 동안 일을 할 수 있어서 조하고 생각 들었다.
2018년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데뷔한 배현성은 어느덧 연기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지 6년이 지났다. 그 사이 인기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시리즈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우리들의 블루스'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연기를 하며 내 자신이 많이 바뀌었다. 할수록 더 재밌다"고 말했다.
"제가 성격이 내성적이고 말도 적은 성격인데 저와 다른 성격인 캐릭터를 연기하고 표현하는 게 즐거워요. 드러나지 않은 제 안의 여러 가지의 성격이 연기를 통해 발현되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며 웃음도 많아지고, 낯가림도 줄었어요."
앞으로도 배현성은 지금처럼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오래오래 연기를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금도 연기를 하면 할수록 새로운 재미를 찾고 새로운 것들이 보이는데,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지 않을까요. 그때가 되면 또 어떤 것들을 알게 될지 궁금해요. 제가 최원영 최무성 선배님 같은 위치가 되면 두 선배님처럼 저 같은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요. 오래오래 재밌게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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