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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페이스' 박지현, 이유 있는 파격 도전[TF인터뷰]

  • 연예 | 2024-11-28 10:00

첼리스트 미주 役 맡아 송승헌·조여정과 호흡
"저의 상상력을 자극한 작품…애정과 사랑이 넘쳤던 현장"


배우 박지현이 영화 '히든페이스'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배우 박지현이 영화 '히든페이스'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박지현이 파격 노출과 과감한 연기 변신을 감행했다. 배우로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지점들이 있었고 자칫 이미지만 소비되는 것에 그칠 수 있는 작품으로 여겨질 수 있었지만, 이는 오히려 박지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요소가 됐다. 그리고 과정 속에서 보다 더 값진 걸 안겨준 '히든페이스'다.

박지현은 20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히든페이스'(감독 김대우)에서 사라진 첼리스트 수연(조여정 분)의 자리를 대신하는 미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개봉 전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그는 "관객으로서 완전히 몰입해서 봤어요. 반전이 나올 때마다 알고 있는데도 소름이 돋았어요"라고 작품을 본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 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다른 밀실 스릴러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박지현은 사라진 첼리스트 수연의 자리를 대신하는 미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NEW
박지현은 사라진 첼리스트 수연의 자리를 대신하는 미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NEW

먼저 박지현은 배우로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파격적인 노출 장면을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에 끌리게 된 지점을 밝혔다. 오히려 노출신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그는 "미주가 갖고 있는 욕망과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는 전개가 재밌었고 제가 표현하는 미주를 보고 싶었어요"라고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이유를 전했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갖고 있잖아요. '히든페이스'의 인물들은 욕망에 솔직하고요. 이를 보면서 대리만족했어요. 사회적 규범 안에서 쉽게 좇을 수 없는 욕망을 좇으면서 갈등이 생기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고요. 늘 대본을 보면 한쪽으로 치우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없겠더라고요. 그렇다면 관객들은 작품을 보면서 어떤 캐릭터에 이입하고 응원하게 될지 궁금했어요. 제 상상력을 자극했죠."

극 중 미주는 수연이 사라진 틈을 타 그의 애인인 오케스트라 지휘자 성진에게 접근하는 인물로, 점점 성진에게 빠져들며 아찔한 관계를 이어간다. 높은 수위의 베드신이 펼쳐진 후, 수연이 어떻게 밀실에 들어가게 됐는지와 함께 과거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거듭된다. 이에 박지현은 인물이 갖고 있는 양면적인 얼굴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간극을 벌리려고 하지 않았어요. 제 안에 다양한 성격이 있듯이 미주도 단면적으로 단정 지을 수 없죠. 미주는 욕망에 본능적인 인물이라서 저도 이를 따랐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부러웠어요.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없잖아요. 물론 그렇게 살면 안 되기도 하지만요. 오히려 미주는 용기가 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됐어요. 누구나 그런 욕망이 있잖아요."

박지현이 말하는 배우의 장점은 현실에서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욕망을 맘껏 좇는 미주를 연기하면서 부담보다는 대리만족을 할 수 있었다고. 그는 "밀실에서 누군가를 지켜보는 등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캐릭터라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이런 경험이 흔치 않잖아요. 흥미로웠어요. 이런걸 잘 해냈을 때 쾌감을 느끼는 편이라 부담보다는 기대를 많이 하고 연기했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죠"라고 강조했다.

박지현(위쪽 사진의 오른쪽)은
박지현(위쪽 사진의 오른쪽)은 "'히든페이스'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중 가장 애정과 사랑이 넘쳤던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NEW

송승헌과 조여정은 김대우 감독과 호흡을 맞춰봤지만, 박지현은 '히든페이스'로 그와 처음 작업하게 됐다. 배우를 꿈꾸며 '방자전'과 '인간중독'을 극장에서 보면서 늘 생각을 비트는 김대우 감독의 글이 궁금했다고. 박지현은 "너무 섬세하고 감수성이 풍부하셨어요. 캐릭터의 화술이나 표정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디렉션을 주셨죠. 그래서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히든페이스'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중 가장 애정과 사랑이 넘쳤던 현장이었다고 강조했다. 박지현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감독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게 느껴졌어요. 감독님과 스태프들도 저를 예뻐해 주셨고요. 배우는 대중에게 사랑을 받아야 하지만 현장에서도 사랑을 받아야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저희 현장이 따뜻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대우 감독님의 유한 카리스마 덕분이었어요. 일하러 가는 게 아니라 놀러 가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좋았던 기억이 가득하죠. 저도 나중에 제가 배웠던 걸 베푸는 사람이 되고, 누군가에게 제가 함께하는 현장이 이런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이런 현장이라면 언제든지 다시 연기해 보고 싶고요. 힘들었던 걸 물어보시는데 대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게 없었어요."

그러면서 송승헌, 조여정과 처음 작업한 소회도 전했다. 먼저 송승헌의 조각 같은 비주얼 덕분에 나이 차를 느끼지 못했다는 박지현은 "되게 재밌으시고 저와 유머 코드가 맞았어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편하게 해주셔서 연기하기 수월했어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여정 선배는 수연으로 보였어요. 아무래도 제가 경험이 없다 보니까 현장에서 긴장 아닌 긴장을 했는데 이를 눈치채시고 먼저 보살펴주셨어요. 설명하기 어렵지만 여정 선배가 저를 애정어리게 보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또 저를 북돋아 주셔서 결과적으로 좋은 연기가 나온 것 같아요."

박지현은 데뷔 이후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린 것에 관해
박지현은 데뷔 이후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린 것에 관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선택받는 직업인 만큼 늘 긴장감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NEW

2017년 MBC '왕은 사랑한다'로 데뷔한 박지현은 영화 '곤지암'(2018)을 통해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그는 영화 '앵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재벌집 막내아들' '재벌X형사' 등에 출연하며 주연 자리를 꿰찼고, 탄탄한 필모그래피까지 구축했다.

이렇게 배우로서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박지현이지만, 정작 자신은 이를 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는 뚜렷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보다 연기하는 순간을 오롯이 즐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외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연기하는 순간이 재밌어서 꾸준히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성장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감개무량해요. 저는 이제 막 시작한 느낌이거든요"라고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제 말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늘 '죽을 때까지 연기하겠다'는 말을 해요. 좋아하는 일을 빨리 깨닫고 이로 경제활동을 하는 건 행운이거든요. 저의 경력이 길지 않지만 여전히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떨려요. 신인 때와 제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겠지만 하고 싶은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깨나가야 하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해요. 선택받는 직업이라는 지점에서 늘 긴장감을 갖고 있어요."

데뷔 이후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다채로운 얼굴을 꺼내고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박지현이다. 그런 시기에 '히든페이스'로 관객들과 만나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노출로 이미지만 소비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수위 높은 베드신이 잊혀질 정도로 반전이 가득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

그렇게 도전을 택하며 배우로서 또 하나의 대표작을 탄생시킨 박지현은 "그전까지 성숙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날 것 같고 편안해 보이고 성숙하지 않은 느낌을 보여준 것 같아요"라며 "도전은 늘 재밌어요. 앞으로도 저의 상상을 자극하는 작품을 하면서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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