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데뷔작 '리바운드' 이어 '더 킬러스'로 재회
차기작 '왕과 사는 남자'까지 세 번째 호흡 예정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네 편의 단편영화로 이루어진 시네마 앤솔로지, 다양한 소재와 함께 많은 배우가 출연하는 하나의 작품에서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박히는 건 대단한 역량이다. 그것도 이제 막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배우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렇기에 장항준 감독이 연달아 자신의 작품에 출연시켜 그의 다채로운 면을 꺼내고 있는 이유도 쉽게 납득할 수 있었다. 앞으로 걸어갈 행보가 더욱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더 킬러스'의 김민이다.
김민은 최근 <더팩트>와 만나 '더 킬러스'(감독 김종관·노덕·장항준·이명세)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리바운드'(2023) 이후 1년 만에 관객들과 다시 만나고 있는 그는 "늘 결과물을 보여드리는 건 설레는 일이라서 기분 좋게 지내고 있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김민은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으로서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 된 작품을 함께한 소감도 전했다. 취재진과 관객 대 관객으로서 '더 킬러스'에 담긴 4편의 단편영화를 감상한 후기를 솔직하게 나눈 그는 "실험적이고 독립영화스럽지만 예술 영화적인 작품에 갈증이 있었어요. 그 시도가 되는 작품에 참여해서 너무 뜻깊죠"라며 "영화 안에 4편의 영화가 있으니까 취향에 맞는 게 하나는 있을 거예요. 그걸 찾는 재미가 있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달 23일 스크린에 걸린 '더 킬러스'는 대한민국 대표 감독 4인이 헤밍웨이의 '더 킬러스'를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킨 4편의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다. 김종관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변신'과 노덕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담긴 '업자들', 장항준 감독의 서스펜스 시대극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와 이명세 감독의 누아르 '무성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김민은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에서 순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1979년 밤, 매혹적인 주인 유화(오연하 분)가 운영하는 한적한 선술집에서 왼쪽 어깨에 수선화 문신이 있다는 작은 단서만으로 살인마를 기다리는 사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리바운드'에 이어 '더 킬러스'로 장항준 감독과 다시 만난 김민이다.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감독으로부터 다른 작품을 제안받는다는 건 이제 막 경험을 쌓고 있는 배우에게 더욱 뜻깊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당시를 회상한 김민은 "전에 프로젝트를 했던 분들과 다시 만난다는 건 너무 좋은 일이에요. 카메라 감독님부터 조연출님들까지 다 했던 분들이라 기분 좋고 편했어요"라고 전했다.
살인자를 쫓는 비밀 형사(장현성 분)와 잔인한 킬러를 기다리는 사내들(박상면·이준혁 분) 앞에 나타나는 순경으로 분한 김민은 숨 막히는 대립을 이어가는가 하면, 긴장감 넘치는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선배들 사이에서 밀리지 않는 활약을 보여준다.
특히 하얗고 고운 피부와 매력적인 무쌍의 눈을 가진 그는 광기의 눈을 장착한 채 이면성을 지닌 캐릭터를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내며 예측할 수 없는 반전 스토리의 핵심 인물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감독님께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면서 자유도를 열어주셔서 보답하고 싶었어요. 감독님이 저를 순경 역할로 생각하신 이유가 의외성인 것 같아서 여기에 초점을 맞췄어요. 인물의 직업이 킬러인 만큼 그의 전사를 제 나름대로 상상했고 인물이 가진 이면성을 잘 보여주기 위해 집중했어요. 또 관객들이 봤을 때 '안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아서 외형적인 핏도 중요하게 생각했죠."
1999년생 김민은 운동과 미술, 음악을 하는 사촌 형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예체능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바람'(2009)을 보고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된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입시 학원을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웠다. 그렇게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한 김민은 "치열하지만 재밌고 행복하게 입시를 준비했는데 대학교에 가서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훌륭한 인재들이 너무 많았거든요"라고 회상했다.
여러 단편 영화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아온 김민은 tvN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성공적인 안방극장 데뷔를 마쳤고, 이후 드라마 '멧돼지사냥' '하이쿠키' '하이드' '수사반장 1958', 영화 '리바운드'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는 장항준 감독의 차기작 '왕과 사는 남자'에도 이름을 올렸다. 같은 감독의 작품에 세 번이나 연달아 출연한다는 건, 아직 대중에게 드러내지 않은 다양한 얼굴을 꺼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작품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을 살피는 유배지 촌장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민은 촌장의 아들로 분해 유해진 박지훈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왕과 사는 남자'를 제안해 주셨는데 대본이 너무 재밌었어요. 장항준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 제가 의도하지 않은 것들이 하나씩 툭 나올 때가 있거든요. 늘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주시니까 감독님을 100% 신뢰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 스스로도 다양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겁이 많지만 어떤 캐릭터든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차기작에서 또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계획인 김민은 "편안한 마음으로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고 내년에는 더 많은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어요"라며 "저는 매력적인 배우가 짱이라고 생각해요. 이 배우가 나오면 보고 싶은, 대중에게 궁금증을 안겨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저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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