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우 도와 사건 해결하는 하설 役
지나 6월 결혼…"2세 계획? 당분간 없어"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데뷔 20주년을 맞는 데 이어 결혼까지. 배우 김보라는 2024년을 누구보다 뜻깊게 보냈다. 이런 가운데 2년여 만에 공개된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블랙 아웃)'까지 큰 사랑을 받으며 배우로서 한창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이다.
김보라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극본 서주연, 연출 변영주, 이하 '백설공주') 종영 인터뷰에서 "요즘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종영한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 고정우(변요한 분)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스릴러극이다.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히트 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한국의 실정에 맞게 각색했다.
김보라는 극 중 배경인 무천시의 낯선 이방인 하설 역을 맡았다. 본래 의대생인 하설은 과거 병원 실습 도중 일어난 사건 때문에 환멸을 느끼고 휴학한 뒤 여행을 다니던 중 고정우의 모친이 일하던 무천가든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일을 하게 된다. 이후 돌아온 고정우의 곁에서 그를 믿으며 사건 해결의 조력자로 활약한다.
김보라는 하설에 대해 "자유로우면서 불의를 못 참는 성격"이라며 "두려움 없이 진실을 위해 싸우는 고정우를 보며 많이 반성하고 배우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백설공주'는 탄탄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입소문을 타 시청률 2%대로 시작해 8%대까지 치솟았다. 김보라는 시청률 상승세에 대해 "뻔하지 않게 흘러가는 이야기, 젊은 배우는 물론 선배님들의 탄탄한 연기 덕분인 것 같다"며 "배우들 모두 빈틈없이 연기해 줘서 저도 작품을 보는 내내 집중이 깨질 틈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하설이 죽은 심보영(장하은 분)의 뼈를 최초로 발견하는 신은 김보라가 가장 좋아하는 신이다. 김보라는 이를 "호기심 많은 하설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신"이라며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애착을 드러냈다.
김보라에게 '백설공주'는 "현장이 편안하다는 것을 알려준 작품"이다. 낯가림이 심한 편인 김보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편히 다가갈 수 있었다고 한다.
"'백설공주'는 모든 걸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에요. 부담 없이 모두와 즐길 수 있는 현장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어요. 그동안 제가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만큼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는데 이 작품 이후로 그런 경계심이 많이 풀렸어요."
2004년 단역으로 데뷔해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김보라는 스스로 "신인배우와 마인드가 같다"고 했다. 연기에 재미를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아역 배우 시절은 시키는 대로 일을 했어요. 부모님에 의해 연기를 시작하고 오디션을 봐야 한다고 하면 봤죠. 어릴 적엔 제 자아가 분명하고 확실해서 출연한 작품이 별로 없었어요. 24살쯤부터 제 의견이 좀 더 명확한 상태에서 연기를 했어요."
그가 연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시점은 2019년 JTBC 드라마 'SKY 캐슬'에 출연한 이후다.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김보라는 "연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저는 그동안 묵묵히 하고 있었는데 그런 큰 관심을 받고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다음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처음으로 부담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때 소속사와 계약도 만료돼서 잠시 쉬어갈 마음도 있었는데 많은 사랑을 주신 덕분에 '더 잘 해보자'는 생각이 분명해졌어요."
김보라는 지난 6월 영화 '괴기맨숀'을 통해 인연을 맺은 조바른 감독과 결혼했다. 지난해에는 한 인터뷰에서 "빨리 엄마가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2세 계획을 묻자 그는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며 웃더니 "요즘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아가고 있다. 당분간 나를 위한 시간을 조금 더 쓰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김보라의 목표는 "자연스러운 은퇴를 할 때까지 연기하는 것"이다. 아직 20대인 김보라의 입에서 나온 '은퇴'라는 단어가 어색할 법도 하지만, 큰 욕심을 내기보다 배우로서 물 흐르듯 살아가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요즘은 감사함을 많이 느껴요. 20대 여자 배우만 해도 정말 많은데 아직 제가 이렇게 언급이 되는 것부터 신기하죠. 계속 연기하는 한 앞으로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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