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처물의 생동감 UP
그러나 3회까지 계속되는 서사 쌓기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10부작으로 구성된 시즌1으로는 빌드업이 부족하다고 생각됐던 걸까. 시즌2에서도 주인공들의 서사 쌓기가 계속된다. 이쯤 되니 언제쯤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올지 지루하다가도 앞서 본 것들이 아까워 어떤 결말인지 보고야 말겠다는 오기가 생긴다. 과연 '경성크리처2'가 오기로 점철된 궁금증을 채워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극본 강은경, 연출 정동윤)가 27일 오후 4시 7부작 전편 공개됐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는 취재진에게 '경성크리처2' 1회~3회를 선공개했다.
'경성크리처'는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괴물 같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비극과 이에 맞서는 두 청춘의 애틋한 로맨스를 그려낸 넷플릭스 시리즈다. 앞서 시즌1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파트 1, 2로 나눠 공개된 데 이어 약 8개월 만에 시즌2를 선보인다.
'경성크리처2'는 시즌 1으로부터 78년 후인 2024년 서울로 배경을 옮긴다. 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박서준 분)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한소희 분)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서준이 경성 최고의 전당포인 금옥당의 대주 태상과 닮은 호재를 연기한다. 한소희는 과거 경성에서 나진을 삼킨 후 늙지도 죽지도 못한 채 현재의 서울을 살아가고 있는 채옥 역을 맡았다.
작품은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들을 조명하며 시작된다. 먼저 세이신에게서 옮겨진 나진의 영향으로 불로의 몸이 된 채옥은 자신의 모습과 이름을 숨긴 채 은제비라는 이름으로 조용히 살아간다. 과거 토두꾼으로 활동하던 것처럼 현재에서도 실종자를 찾아주는 일을 하는 그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의뢰받은 현장을 향한 채옥은 그곳에서 태상과 꼭 닮은 호재를 마주친다.
태상과 닮은 호재는 권용길(허준석 분)과 함께 이른바 흥신소인 부강상사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부강상사가 예전 금옥당의 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점이다. 내외적으로 금옥당과 비슷하면서도 세월의 변화가 담긴 공간은 시즌1을 떠올리게 하며 왠지 모를 반가움을 자아낸다.
또한 극 중 권용길은 "할아버지는 왜 나한테 그런 부탁을 해서"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그가 집안 대대로 태상 및 호재와 인연이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에 권용길은 어떤 인물인지 태상과 호재 사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예측하게 한다.
호재와 채옥은 모텔에서 벌어진 의문에 살인 사건에 휘말린다. 이후 두 사람은 각자의 이유로 사건을 파헤치게 되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끝나지 않은 과거의 인연과 악연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가토(최영준 분)의 연구를 이어받은 그의 후손들도 등장한다. 이들은 전승제약을 설립한 뒤 나진을 바탕으로 한 크리처를 계속 가둬둔 채 실험을 자행하고 있는 이들이다. 이 과정에서 의문의 군단이자 비밀 정에 요원인 쿠로코를 탄생시켰다.
쿠로코를 진두지휘하는 쿠로코 대장 역은 이무생이 맡았다. 또한 배현성도 새롭게 합류해 촉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특수한 능력으로 호재와 채옥을 쫓는 승조 역을 소화했다.
시즌2의 주목할 점은 과거 경성에서 이어지지 못한 태상과 채옥의 애틋한 서사다. 정동윤 감독은 시사 전부터 "두 사람의 로맨스를 보다 더 중점으로 다루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공개된 3부까지 호재와 채옥의 만남, 채옥의 과거 회상 등 두 사람의 서사가 계속되며 이들의 관계성을 조명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도 빌드업 쌓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앞선 시즌1의 서사로 부족한지 시즌2에서도 3회 내내 탐색전과 더불어 서사만 쌓고 있으니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앞서 '경성크리처'는 제작비만 총 700억 원을 투자하고 신선한 소재를 내세워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다소 느린 전개와 속 빈 강정 같은 서사 등으로 극명한 호불호가 나뉘었다. '크리처'가 제목에 들어가는 것과 달리 정작 크리처보다는 부족한 개연성 속에서 피어난 로맨스가 갑자기 주된 장르를 이루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나마 시즌2에서는 크리처를 조금 더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CG 퀄리티 면에서도 훨씬 더 섬세함이 드러난다. 특히 전승제약 실험실에서 크리처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적절한 효과음까지 더하며 시즌1보다 강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액션신도 정동윤 감독이 앞선 시즌1에서의 피드백을 얼마나 수용했는지를 보여준다. 빠른 속도의 액션과 시원한 타격감은 배우들의 열연을 살리며 보는 맛을 더한다.
정 감독과 넷플릭스 관계자는 시사가 끝난 후 "5회가 되면 모든 실마리가 풀린다. 5회를 위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즉 이른바 '떡밥'이 회수되고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궁극적으로 담기는 편은 5회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말미암아 시즌2에서도 호불호는 나뉠 것으로 보인다. 태상과 채옥의 풀리지 않은 애틋한 서사를 더 확인하고 싶다면 시즌2는 꼭 봐야 한다.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궁금증을 더 참을 수 있다면 망설임 없이 시작할 만하다.
그러나 시즌1에서 지루함을 느꼈고, 빠른 전개를 기대하는 시청자라면 시즌2도 빌드업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파트1과 2로 이뤄진 시즌1, 그리고 시즌2까지 총 17부작을 선보인 대서사 '경성크리처'의 마지막 이야기 시즌2는 27일 오후 4시에 7개의 에피소드가 모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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