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주는 여자'에서 36년 모태 솔로 서지환 役
"첫 로코 도전, 부담감 컸지만 좋은 반응이 힘 얻어"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엄태구는 로코(로맨틱 코미디)다."
선 굵은 얼굴과 강한 눈매, 허스키한 저음 목소리를 가진 엄태구는 액션이나 누아르 장르에서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다. 그런 그를 두고 시청자들이 이제는 '로맨틱 코미디를 더 해달라'고 부르짖는다.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서 성공적 연기 변신을 보여준 덕분이다.
엄태구는 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극본 나경, 연출 김영환) 종영 인터뷰에서 "출연 전엔 로맨틱 코미디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좋은 반응을 보고 힘을 얻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놀아주는 여자'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조직 폭력배 출신 서지환(엄태구 분)이 키즈 크리에이터 '미니 언니' 고은하(한선화 분)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엄태구의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엄태구는 처음 이 작품을 제안받고 걱정이 앞섰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도전이 두렵기도 했고 서지환이라는 캐릭터를 잘 그려낼 수 있을지 겁이 났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작품이 가진 매력 때문이었다.
"출연 전 부담감도 컸지만 '놀아주는 여자'가 도전해볼 만큼 재밌고 무해한 매력이기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저도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어요."
상대역인 한선화와는 tvN '구해줘2' 이후 5년 만에 재회했다.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만큼 '케미'에 대한 부담은 덜했다. 엄태구는 한선화에 대해 "'구해줘2' 마지막 촬영 때 말을 놓기로 해서 '놀아주는 여자'는 만나자마자 말을 편하게 했다"며 "그때도 연기를 잘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연기를 잘하더라"라고 칭찬했다.
앞서 '놀아주는 여자' 제작발표회에서 엄태구는 촬영을 하다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며 로맨틱 코미디 연기가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대본을 충실히 따르며 서지환을 완성해 갔다. 그러나 역할에 몰입하다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나온 신도 있다. 10회에서 장현우(권율 분)와 함께 있는 고은하를 끌고 가며 "애기야 가자"라고 외친 신이다. 엄태구는 이 신을 설명하면서 "(애드리브가) 그렇게 웃기진 않았던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애기야 가자' 이후 '오빠가 라면 끓여 줄게'라는 대사는 제 애드리브였어요. 대본에 있던 대사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연스럽게 튀어나왔더라고요. 왜 그런 대사를 했나 떠올려 보니 한선화 씨 손을 잡고 올라가는 계단이 길었어요. 재미난 장면이니 더 재밌게 하기 위해 붙여봤어요."
이번 작품으로 엄태구는 '로코킹' 혹은 '로코도 가능한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일각에서는 엄태구에게 로코를 계속 해달라며 '누아르 금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엄태구는 "마지막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될 수 있었는데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 또 로맨틱 코미디를 시켜주신다면 하고 싶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엄태구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몇 년 전 그는 지인의 권유로 카카오톡에 가입했으나 곧바로 탈퇴를 했단다. 주변 사람들의 메시지가 올 때마다 울리는 알람에 깜짝 놀라 바로 계정을 없앴다는 것이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늘 조심스러운 극 내향형 엄태구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일화다.
이토록 낯을 많이 가리는 엄태구지만 최근 그는 팬들에게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여러 콘텐츠에 출연했다. 지난 6월 유튜브 채널 '유브이 방'에, 7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얼굴을 비춘 것이다. 엄태구는 "'유브이의 방'은 평소 즐겨 보던 콘텐츠인데 출연 제의를 받고 재밌을 것 같아서 나가게 됐다. '유퀴즈'는 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NS를 해달라는 팬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다방면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회사와 얘기 중이니 잘 고민해본 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예능에 더 출연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그는 "곧 '조명가게' 홍보하러 또 나가지 않을까요"라고 차기작을 언급하며 열린 태도를 보였다.
엄태구는 지난 5월 팀호프로 소속사를 옮겼다. 데뷔 18년 차를 맞은 그가 소속사를 옮긴 이유는 변화를 주기 위해서라고. 그는 "회사 대표님을 뵀는데 너무 좋았다"며 "시간이 더 지나면 변화를 갖기 힘들 것 같았다.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팀호프도 신생 회사니까 함께 변화를 갖기 좋아 보였다"고 지금의 회사와 함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엄태구가 아직 해보지 못한 연기는 멜로다. 아직 정통 멜로 작품에 출연한 적이 없다는 엄태구는 "언젠가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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