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12회째 돈 안 받아…예산 문제 항상 고민"
관전포인트는 데뷔 40주년 '이봉원'…23일 부산서 개막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지는 코미디언들의 개그 향연이 펼쳐진다. 아시아 최대 '코미디페스티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12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페스티벌계 '마중물'이 된다는 포부를 밝혔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복합문화공간 이들스에서 '제12회 부산국제코미디 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는 BICF 조직위원회 (김준호 집행위원장, 전유성 명예위원장, 최대웅 부집행위원장, 조광식 부집행위원장, 김대희 이사, 조윤호 프로그래머), 개그콘서트with부코페(송영길 나현영 채효령), 쇼그맨(박성호), 만담어셈블@부코페(이재율 강현석 유영우 구정모), 서울코미디올스타스(김동하 대니초 송하빈), 옹알스(조준우), 투깝쇼(김민기 김영 이수빈), 이봉원SHOW(이봉원), 축하공연(김나희), 연예인홍보단(김승혜 박소영) 등 총 25명이 참석했다.
'부코페'는 2013년부터 시작된 아시아 최초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로 '부산바다! 웃음바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전 세계 수준 높은 K-코미디를 알리고 있다. 이번엔 오는 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1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
올해로 12주년을 맞은 '부코페'에 10여 개국, 32개 팀이 참여 소식을 알렸다. 국내 공연팀 '개그콘서트 with 부코페' '숏별클럽' '쇼그맨' '만담어셈블@부코페' '서울코미디올스타스' '보물섬 실사판' '옹알스' '투깝쇼' 등이 출격하며 해외 공연팀으로는 '테이프 페이스' '요시모토 오와리이 쇼' '버블쇼 인 스페이스' 'MICF로드쇼 with BICF' 등이 출연한다.
이 가운데 올해 '부코페'만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눈에 띈다. '코미디 영화제' '웃음등대 현판제막식' '나는 코미디언이다' '코미디 웃음배달' '시민평가단 운영' 등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공연들은 신선한 웃음과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이날 기자회견은 코미디언 김나희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됐다. 2013년 KBS 28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김나희는 2019년 TV조선 '미스트롯' 5위를 차지하며 본격적인 트로트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시티팝인 신곡 'Tonight(투나잇)'을 통해 '부코페'의 성공을 기원했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에서 김준호 집행위원장은 "영광스럽게 12회까지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10회 때까지만 해도 페스티벌임을 인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 부산을 방문하면 다 페스티벌 때문에 간 줄 안다. 그만큼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며 "처음엔 '영화인들도 축제하는데 코미디언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부산에서 두 번째 축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미디언들은 각자 IP를 갖고 있다. 인기 없었던 코미디언들이 과거 '부코페' 무대에서 트레이닝을 하는 등 '인큐베이터' 차원으로 작용 중"이라며 "방송 유튜브를 하며 공연으로 다시 내려오고 있는데 페스티벌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엔 청사진까진 아니어도 전유성 선배, 장항준 감독과 영상·영화 쪽을 터치해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재다능한 역할을 갖고 있는 (코미디언들의) 재능을 사회에 더 펼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점점 만들어가려 한다. 예산 문제가 있어서 조율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엔 이봉원이 힘을 더한다. 1984년 KBS 공채 코미디언 출신으로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이봉원은 '부코페'에서 이봉원SHOW(쇼)를 진행한다. 이날 이봉원은 "김준호가 '부코페' 기획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년"이라며 "대단하다. 페스티벌을 크게 확장시키고 이런 쇼를 기획하는 것 자체가 멋진 친구"라고 김준호를 칭찬했다.
아울러 "3년 전, 최양락도 40주년 공연을 했다. 그리고 나한테 부탁이 왔는데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했다"며 "기억에 남는 거, 그리워하는 거 위주로 (토크와 개그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변화하고 있는 코미디 생태계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봉원은 "1980년대와 1990년대는 코미디 춘추전국시대였다 2000년대 버라이어티가 부흥하며 코미디가 퇴색하고 '개그콘서트' 마저 없어졌다. 상당히 코미디 선배로서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코미디언들이 현장에서 '보여주는 것' '상황 설명하는 것' 또 코미디언이 아니어도 누가 해도 다 할 수 있는 것들 하는 게 안타깝다"며 "코미디언들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 무대로 '부코페'가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대선배가 출격하는 만큼 관전포인트 역시 '이봉원'이다. 최대웅 부위원장은 "이봉원 형님과 '시커먼스'를 함께한 장수석 형님이 별세했고 그 자리를 어떤 분이 메울지가 관건이었다"며 "인종 문제가 있어서 '속시커먼스'로 바꿨다. 과연 이봉원 파트너가 누가 될지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김준호는 이번 '부코페'에서 중요한 건 '뿌리'라고 말했다. 그는 "선배, 중간, 신인들을 연결해 코미디의 역사와 새로운 후배들의 교류 차원 등을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봉원이 형이 폐막식에서 우리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콘텐츠를 한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박성호는 오직 '부코페'만을 위해 쌍꺼풀 수술을 했다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실제로 이날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한 그는 "'부코페'를 위해 쌍수(쌍꺼풀 수술)도 하고 지방재배치, 울쎄라, 리주란 등 총동원했다. 성형이든 개그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끝으로 김준호는 '부코페'가 12회까지 올 수 있었던 공을 조직위원회에 돌렸다. 그는 "12회 동안 조직위 임원들이 월급을 안 받았다. 나라에서 준 돈은 콘텐츠를 위해 쓰고 운영비는 협찬으로 받는데 그러다 보니 예산은 가장 큰 문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조광식 부위원장 역시 "'우리들만의 축제'에서 '우리들의 축제'로 바뀌었다. 재정적인 부분에서 코미디언들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문화관광부에서 코미디 관련 예산을 받았다고 알고 있다"며 "이 돈을 우리 식사하는데 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제1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오는 23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식을 개최한다. 이후 10일 동안 부산 전역에서 다양한 코미디 공연을 펼친다.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에서 절찬리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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