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만에 시청률 0%대로 하락
지창욱·덱스 등 출격 예정…금요일 밤 10시 30분 방송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JTBC 기대작 '가브리엘'이 좀처럼 시청률 반등을 못하고 있다. 한차례 시간대까지 옮겼지만 '스타들의 대거 출연'이라는 키워드가 무색할 정도로 낮은 화제성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난달 21일 포문을 연 'My name is 가브리엘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이하 '가브리엘')'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세계 80억 인구 중 한 명의 이름으로 72시간 동안 '실제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예능이다. 가족 친구 직장 등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깊은 관계성을 맺으며 펼쳐지는 관찰 리얼리티를 통해 차별화된 재미와 감동 웃음을 선사한다는 게 기획 의도다.
김태호 PD가 소속된 제작사 테오(TEO)가 연출을 맡고 '놀라운 토요일'의 이태경 PD가 합류해 제작단계부터 큰 화제가 됐다. 이에 올 1월 개최된 '2024 JTBC 예능 기자간담회'에서 '가브리엘'과 관련된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당시 임정아 예능제작본부장은 "김태호 PD와 새로운 형태의 예능을 준비 중이며 하반기 론칭을 예상한다"고 말을 아껴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몇 달 동안 베일에 싸인 '가브리엘'은 박명수 염혜란 지창욱 박보검 가비 홍진경 덱스를 출연진으로 확정 지어 또 한번 화제가 됐다. 현재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기에 '한자리에서 보기 드문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여기에 나영석 PD의 tvN '서진이네2'와 뜻밖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두 프로그램 모두 금요일 저녁 동시간대에 방영됐기에 '식당 포맷'으로 아는 맛을 선보일 나영석 vs 신선하고 새로운 맛 김태호 대결로 금 예능의 다채로움을 예고했다. 그러나 '가브리엘'은 3회부터 시간대를 변경했다. 원래 금요일 오후 8시 50분이었지만 1시간 40분 미룬 10시 30분으로 자리를 옮기며 맞대결을 피했다.
시간대를 옮겼음에도 '가브리엘'은 시청률과 화제성 둘 중 어느 하나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첫 회 시청률 1.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했지만 2회엔 1.1%로 하락했고 최근 방송된 5회에선 결국 0.9%로 떨어지며 0%대의 쓴맛을 보고 있다. 반면 '서진이네2'는 8~9%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민시 활약' '아일랜드에서 곰탕 인기' 등의 영상으로 SNS에서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이 같은 '가브리엘'의 성적 부진에는 '재미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구 어디엔가 살고 있는 '실제 사람'의 인생을 체험한다는 호기로운 기회엔 '감동'만 있을 뿐 웃음 포인트가 없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첫 타자로 나선 박보검 박명수 염혜란은 각각 아일랜드 더블린, 태국 치앙마이, 중국 충칭으로 건너가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역시 사람 사는 건 전 세계 어디서든 똑같구나'를 느끼게 해주지만 다큐멘터리 같은 장면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웃음 코드의 비중은 적어졌다.
여기에 제목이 다소 길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풀 네임이 긴 탓에 '가브리엘'로 불리고 있는데 제목만 들으면 무슨 의미를 내포하는지, 어떤 예능인지 감이 안 온다는 것이다.
가브리엘은 원래 구약의 대천사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지만 프로그램에선 랜덤으로 붙인 타인의 이름이다. 또 스타들의 사전 인터뷰 답변을 통해 가장 적합한 삶을 세팅하는 AI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는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김 PD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김 PD는 20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손석희와 '가브리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손석희는 "가브리엘이 누구냐"고 물었고 김 PD는 "어려운 제목이긴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다가 들었던 이름이 가브리엘이었다"고 설명했다.
손석희는 "제가 아마 아직 JTBC 사장이었다면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을 듣고 '뭐야 이거?' 했을 거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가브리엘'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축구선수가 가장 먼저 뜨고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을 찾기 힘들다.
아울러 패널들이 오히려 집중을 깬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현재 데프콘과 다비치가 패널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은 타인의 삶을 사는 스타들의 모습을 VCR로 보고 의견을 공유한다. 이에 네티즌들은 "잔잔히 보고 싶은데 패널들이 몰입을 흐린다" "'가브리엘'을 보는 건지 패널들 수다를 보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아직 5회까지 방영이 안돼 시청률 반등의 기회는 남았다. 출격 대기 중인 스타들이 남아있을뿐더러 타인의 삶 속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인생에 대한 철학을 느끼게 해줬다는 평도 있기 때문이다.
향후 지창욱(멕시코 과달라하라) 가비(멕시코 멕시코시티) 홍진경(르완다 키갈리) 덱스(조지아 트빌리시)가 남은 회차를 이끌 예정이다. 이들이 감동에 이어 웃음까지 잡으며 프로그램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브리엘'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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