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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콘텐츠 협업②] 日 멤버·현지화…다양하게 협업하는 가요계

  • 연예 | 2024-07-23 00:00

JO1·니쥬 등 한일 합작 아이돌 그룹도 줄이어 데뷔
트로트 장르도 한일 합작이 대세


가요계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자본과 인력 등을 합쳐 그룹을 만드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네이처 출신 소히의 카노 미유가 결성한 그룹 아틀랑티스 키츠네(왼쪽)과 그룹 JO1이다. /n.CH엔터테인먼트, 라포네엔터테인먼트
가요계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자본과 인력 등을 합쳐 그룹을 만드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네이처 출신 소히의 카노 미유가 결성한 그룹 아틀랑티스 키츠네(왼쪽)과 그룹 JO1이다. /n.CH엔터테인먼트, 라포네엔터테인먼트

한국과 일본 사이 대중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며 콘텐츠 제작에도 국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양국의 제작사, 플랫폼, 감독, 스타들이 섞여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에 한일 합작의 구체적인 사례와 이러한 흐름이 생겨난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일본은 K팝 수출 대상국 부동의 1위 국가다. 2018년 강제징용 대법원판결과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으로 한때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된 시기가 있었으나, 일본 내 K팝은 언제나 꾸준히 인기가 높았다.

최근 들어 '제4차 한류'라고 불리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일본 내 한국 음악의 인기가 더욱 뜨겁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일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그룹 뉴진스가 일본 도쿄돔 개최한 첫 팬미팅은 이러한 분위기를 증명한다. 이 공연에서 멤버 하니가 부른 일본 80년대 '푸른 산호초'는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단순히 K팝 가수의 일본 내 인기를 증명한 것을 넘어 한국과 일본의 문화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분위기 속 대중음악계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다양한 방식의 협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흐름은 외국인 멤버로만 구성됐거나 현지 기획사와 손잡고 그룹을 론칭하는 '현지화 그룹'이다. 과거 일본 시장을 노려 일본인 멤버를 그룹에 포함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일본인으로만 팀을 구성하거나 현지 회사와 손잡고 그룹을 만드는 것이다.

그룹 니쥬(위)와 넥스지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소니뮤직이 합작해 만든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JYP엔터테인먼트, 더팩트 DB
그룹 니쥬(위)와 넥스지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소니뮤직이 합작해 만든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JYP엔터테인먼트, 더팩트 DB

특히 대형 기획사들은 앞장서서 이러한 시도를 하며 한일 합작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소니뮤직의 합작이다. 두 회사는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를 두 차례 선보여 걸그룹 니쥬와 보이그룹 넥스지를 만들었다. 두 그룹 모두 일본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CJ ENM은 일본 요시모토 흥업과 합작 기획사 라포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보이그룹 JO1, INI, 디엑스틴과 걸그룹 미아이 등을 데뷔시켰다. 이 중 JO1과 INI, 미아이는 '프로듀스 101' 일본판을 통해 결성됐고, 디엑스틴은 연습생 제도를 거쳐 데뷔했다.

걸그룹 전원 일본인 멤버로 구성된 XG는 일본 에이벡스의 자회사 XGALX 소속이지만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속사 XGALX 대표 재이콥스는 XG를 론칭하며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한국과 일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돌뿐만이 아니다. 트로트 장르에도 한일 합작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한일 합작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팀들도 연이어 데뷔를 알린 것이다.

럭키팡팡은 '한일가왕전' '한일톱텐쇼'에서 인연을 맺은 김다현과 스미다 아이코 결성한 그룹이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첫 번째 싱글 '담다디'를 발매했다. 또 '한일가왕전'의 일본판인 '트롯 걸즈 재팬'에서 톱6을 차지한 그룹 네이처 출신 소희와 '한일가왕전' '한일톱텐쇼'에 출연한 카노 미유는 듀엣 아틀란티스 키츠네를 결성해 8월 신곡 발매를 예고했다.

'한일가왕전'에 출연했던 김다현(왼쪽)과 스미다 아이코는 럭키팡팡이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n.CH엔터테인먼트
'한일가왕전'에 출연했던 김다현(왼쪽)과 스미다 아이코는 럭키팡팡이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n.CH엔터테인먼트

한일 합작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2019년 CJ ENM과 일본 AKB48 사단이 합작한 '프로듀스48' 시리즈는 그룹 아이즈원을 탄생시켜 K팝에 한 획을 그었다. 지난해에는 SBS 미디어넷과 FNC엔터테인먼트, 일본 지상파 방송국 TBS가 합작한 아이돌 오디션 '더 아이돌 밴드: 보이즈 배틀'가 SBS M에서 방송됐다. FT아일랜드, 일본의 간카쿠 피에로 등 양국 가수들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이 프로그램에서 선발된 멤버들은 밴드 하이파이유니콘으로 데뷔했다.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일본 음악 시장 내에서도 한국을 벤치마킹하거나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생기며 협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일본은 내수 시장이 커서 과거 일본 가수들이 해외 시장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K팝의 성공을 지켜본 뒤 일본 가요계도 해외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일본 내에서 '한국과 K팝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입장에서도 세계 음반 시장 2위인 일본은 여러모로 매력적인 국가다. 때문에 일본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일본과 손을 잡는다는 분석이다. 관계자는 "K팝의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됐다고 한들 여전히 일본만큼 매력적인 시장이 없다"며 "현지화는 K팝 산업이 나아가야 할 또 하나의 방향이기 때문에 일본과 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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