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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납량③]'이토 준지 호러하우스', 기괴함으로 공포 UP

  • 연예 | 2024-07-10 00:00

'토미에' '터널 괴담' 등 작품 만날 수 있어
굿즈와 테마카페까지…즐길 거리 풍성


공포 만화계 거장 이토 준지의 작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는 몰입형 체험 전시다. /DUEX
공포 만화계 거장 이토 준지의 작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는 몰입형 체험 전시다. /DUEX

30도가 훌쩍 넘는 날씨에 영화관, OTT, TV채널은 물론 무대까지 공포 콘텐츠를 선보이며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리고 있다. 같은 공포지만 다른 장르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집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공포 콘텐츠를 정리해 봤다.<편집자주>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공포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직접 체험 전시관으로 가면 된다. 공포 만화계의 거장 이토 준지(JUNJI ITO)의 작품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개장한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는 공포 만화가 이토 준지의 몰입형 체험 전시다. 복수의 마을을 지나 악(惡)의 계곡으로 이어지는 극한의 공포 체험이다.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를 거쳐 올해 여름 한국에 상륙했다.

1987년 만화 '토미에'로 등단한 이토 준지는 '소용돌이' '소이치의 저주일기' '목매는 기구' 등 단편부터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히트작을 탄생시켰고 현재까지 37년간 다양한 작품들을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소용돌이' '토미에' '오시키리 시리즈' '기나긴 꿈' 등은 영화화, '공포의 물고기'가 애니화화됐다. 2018년 옴니버스 형식의 TV 애니메이션 '이토 준지 콜렉션'이 제작됐으며 지난해 애니메이션 '티오 준지 매니악'이 넷플릭스에 등재됐다. 특유의 기괴한 스토리텔링과 만화 기법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난 2일 '이토준지 호러하우스'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LC타워 DUEX를 찾았다.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체험관 안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고 날씨 때문인지 스산한 분위기가 고조돼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토 준지가 전시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 /문화영 기자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토 준지가 전시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 /문화영 기자

현재 '이토준지 호러하우스'의 인기는 뜨겁다. 7월 주말은 이미 풀 매진이고 평일 오후도 거의 티켓이 팔린 상태라 '티켓팅' 수준으로 표를 잡아야만 한다.

외국인 관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온 A씨는 "이토 준지의 모든 작품을 보진 않았지만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프랑스에선 전시회를 한 적 없어 한국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6명이 한 팀이 돼 밧줄을 잡고 입장한다. 체험이 끝날 때까지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이 불가하다. 작품 속 캐릭터로 변신한 배우들이 있어 공포감을 조성하지만 관객에게 직접적인 터치는 없다. 곳곳에 '중단 버튼'이 설치돼 있어 공포를 견디기 힘들다면 빠져나올 수 있다.

이토 준지의 작품을 기반으로 하기에 스릴과 공포, 기괴한 실체가 눈앞에 펼쳐진다. 복수의 마을에선 '지붕 밑의 머리카락' '장서환영' '터널 괴담' '토미에' '견디기 힘든 미로'를 볼 수 있으며 악의 계곡은 '신음하는 배수관' '머리 없는 조각상' '소이치의 애완동물' '목매는 기구' '괴롭히는 아이'로 구성돼 있다.

같이 팀을 이룬 관객들은 벽에 붙어 있는 만화 내용을 상기하기도 하고 서로 설명을 주고받았다. 또 만화와 영화를 비교하기도 했다. 이들은 조각상 등을 보며 실사화가 된 캐릭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10대 B씨는 "시험 끝나고 왔다. 평소 이토 준지 작품을 좋아하고 '토미에' '소용돌이' 등 유명한 작품을 모두 봤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에 하면 또 올 거다. 체험이 끝난 후 굿즈도 살 것"이라며 "예매가 치열해 좀 애를 먹었다"고 덧붙였다.

평소 공포를 잘 보진 못하지만 여름을 맞아 방문했다는 20대 C씨는 "사실 이토 준지 작품을 들어보기만 했지 실제로 본 적 없다. 그래서 오늘 체험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 전시가 끝나면 굿즈숍(위)과 테마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문화영 기자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 전시가 끝나면 굿즈숍(위)과 테마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문화영 기자

관객이 직접 무언갈 만들거나 미션을 해결하는 건 없다. 음산한 분위기에서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배우들의 액팅과 함께 깜짝 놀라는 것뿐이다. 그러나 체험이 끝난 후 여운은 오래 남는다. 이토 준지가 그린 원고, 인터뷰 영상, 실물처럼 제작된 작품 속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를 위해 그린 신작과 애니메이션 초안 원고 등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자료들은 물론 작품마다 의미를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작가의 인터뷰 영상은 체험이 끝났어도 관객을 그곳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한다. 포토 스팟도 마련돼 있어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는 관객들도 눈에 띈다.

이후 굿즈숍과 테마 카페 그리고 인생네컷이 자리 잡고 있어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카페에선 작품의 세계관을 담은 음료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으며 인생네컷에선 작품 속 캐릭터들과 인증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특히 대만에서 공수한 인기 굿즈와 한국에서 특별 제작된 스페셜 굿즈가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키링 스티커 파우치 머그잔 등이 있으며 전시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몇몇 굿즈는 품절된 상태다.

굿즈숍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머무른 D씨는 "미술 전공이라 그런지 장치적인 것, 미술 소품 등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전했다. 이어 "원래 넷플릭스로만 공포 영화를 봤는데 이번에 직접 볼 수 있다 해서 오게 됐다"며 "미리 본 이토 준지의 영화들이 전시회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난 후 곧바로 굿즈를 구매했다.

밖으로 나오니 곧바로 다음 전시를 기다리는 긴 줄이 보였다. 19살 E씨는 "외국에서만 하다 한국에서 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 (캐릭터를 구현한) 배우들의 메이크업이 얼마나 잘 표현됐을지 궁금하다"며 잔뜩 기대감에 부푼 모습을 보였다.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는 9월 8일까지 매일 홍대 LC타워 DUEX에서 진행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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