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유작 '탈출'도 출격…'인사이드 아웃2' 꺾을 한국 영화는?
[더팩트|박지윤 기자] 최대 성수기로 꼽혔던 여름 극장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과거와 달리 대작은 찾아볼 수 없지만 숨 막히는 추격전의 '탈주'부터 저항 없이 터지는 코미디의 '파일럿'까지 연이어 출격하며 치열한 여름 극장가를 형성한다.
서로 손하트를 날리며 러브콜을 보낸 이제훈과 구교환의 '탈주'(감독 이종필)를 시작으로 고(故) 이선균의 유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와 믿고 보는 조정석의 코미디 '파일럿'(감독 김한결)이 순차적으로 7월 스크린에 걸린다.
지난달 극장가를 살펴보면 '원더랜드'(감독 김태용)는 배우 탕웨이 수지 박보검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62만 명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고 씁쓸하게 퇴장했다. 이어 하정우·여진구의 '하이재킹'(감독 김성한)과 이성민·이희준의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는 '인사이드 아웃2'(감독 켈시 만)를 상대로 좀처럼 힘쓰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7월 극장가에 출격하는 세 개의 작품이 빠르게 500만 고지를 밟은 '인사이드 아웃2'를 꺾고 한국 영화계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탈주', 이제훈·구교환의 스타일리시한 추격 액션
2021년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제훈은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로 객석에 앉아 있는 구교환을 꼽으며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자 구교환은 그 자리에서 손하트로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이후 함께 캐스팅 소식을 알리며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탈주'가 마침내 베일을 벗는다.
작품은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다. 이제훈은 눈앞에 장애물이 있어도 주저 없이 질주하는 규남 역을, 구교환은 부드러우면서도 살벌하게 규남을 쫓는 현상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과 쫓고 쫓기는 추격 액션을 벌이며 강렬한 시너지와 '케미'로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영화 '삼진그룹 토익반'과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등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준 이종필 감독은 94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추격 액션이 주는 장르적 재미부터 어디론가 탈주하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욕망이라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메시지까지 담았다. 여기에 송강의 특별출연으로 구교환과의 흥미진진한 관계성도 녹여내며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제훈은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와 '수사반장 1958' 등 브라운관에서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고 구교환은 영화 '모가디슈'와 넷플릭스 'D.P.' 시리즈 등을 통해 여러 '인생캐'를 남겼다. 이 가운데 두 사람은 서로 첫 연기 호흡을 맞추며 자신들을 성덕(성공한 덕후)로 만들어준 '탈주'로 극장에서도 좋은 흥행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3일 개봉.
◆ 故 이선균·주지훈의 새로운 재난 스릴러 '탈출'
작품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 대교에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고 140개국에 선판매되며 국내 개봉 전부터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선균은 붕괴 직전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으로, 주지훈은 렉카 기사 조박으로, 김희원은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 양 박사로 분해 극을 이끈다. 특히 '탈출'은 공항대교를 자욱하게 뒤덮은 안개로 독특한 무드를 선보이고 추돌사고와 유독가스 유출 등 끝없는 연쇄 재난과 언제 어디서 공격할지 모르는 실험견들로 예측 불가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그동안 본적 없는 새로운 유형의 재난 영화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탈출'은 이선균의 유작으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10월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불거진 그는 총 3차례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았고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모두 부인하던 이선균은 지난해 12월 사망했다.
이렇게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관객들과 만나게 된 '탈출'은 통상적으로 영화가 개봉하는 수요일이 아닌 금요일을 택한 가운데 '탈주'와 '파일럿'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도 지켜볼 포인트다. 12일 개봉.
◆ '파일럿', 믿고 보는 조정석의 코믹 연기
조정석이 '파일럿'으로 올여름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진다. 작품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를 그린다. '가장 보통의 연애'(2019)로 성공적인 데뷔작을 선보인 김한결 감독의 신작이다.
먼저 조정석은 순간의 잘못으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실직한 한정우 역을 맡아 '엑시트'(2019) 이후 5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극 중 한정우는 동생 한정미(한선화 분)의 신분으로 변신하며 재취업에 성공하는 인물이다. 이를 만난 조정석은 7kg을 감량하고 지압과 림프선 마사지를 하며 외적 비주얼을 완성했고 옷 메이크업 가발로 3단 파격 변신을 꾀하며 한정미라는 역대급 '인생캐'를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그동안 믿고 보는 배우 조정석의 코믹 연기는 더욱 믿고 보는 장르로 통했다. 앞서 '엑시트'로 942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그는 '파일럿'의 예고편만으로 통합 조회수 1200만 회를 돌파하며 많은 관객이 그의 코믹 연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이에 김한결 감독은 "너무 웃겨서 많이 울었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무릎을 꿇은 적도 많았다. 조정석의 아이디어가 매 순간 빛났다"고 극찬하며 작품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여기에 이주명은 쿨하고 당찬 파일럿 윤슬기로 분해 데뷔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서고 한선화는 한정우의 동생 한정미를, 신승호는 한정우의 후배이자 한정미의 파일럿 동료 서현석을 연기하며 조정석과 다채로운 '케미'를 발산할 전망이다.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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