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눈요깃거리 넘어 '메시지'로 감동 전달
"마술 보고 울 수 있어"…매주 토요일 오후 6시 방송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눈 감을 새도 없이 현란한 손동작에 혼이 쏙 빠진다. 순식간에 물건이 사라지는 모습은 온몸을 소름 돋게 만든다. 여기에 마술사들의 개인 서사는 심금을 울린다. '마술'이란 단어에 놀라움 진정성 그리고 감동을 모두 담은 '더 매직스타'다.
1일 첫 방송한 SBS 예능프로그램 '더 매직스타'는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마술사들이 한계를 뛰어넘는 마술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이다. "고전 마술의 시대는 저물고, 지금부터 마술의 혁신이 시작된다"는 문구를 내세운 국내 최초 글로벌 마술 오디션이다.
장항준 진선규 한혜진 김종민 박선영 그리고 세계적인 마술사 루이스 데 마토스가 스타 저지로 활약하며 전현무가 MC를 맡는다. 이 가운데 이은결이 '매지컬 아트 디렉터'로 참여해 무대를 이끈다.
'글로벌'이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세계적으로 쟁쟁한 마술사들이 총출동했다. 세계마술올림픽(FISM) 그랑프리 수상자 유호진, 데이비드 카퍼필드 쇼 컨설턴트 출신 패트릭 쿤, 국제 중국마술사 협회 CEO 코난 리우 등 유명한 42명의 마술사들이 환상적인 쇼를 펼친다.
프로그램은 가장 먼저 마술의 '혁신'을 강조했다. 몸이 분절되고 모자에서 장미꽃 혹은 비둘기가 나오는 과거 마술이 아닌 '마법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진화한 마술은 마치 호그와트를 연상케한다.
유호진은 종이비행기로 스타 저지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고 김현준은 21년 동안 해온 마술을 뒤로 한 채 완전히 새로운 액트를 선보였다. 특히 '혼'이라는 주제로 한 폭의 동양화를 그리며 동양과 마술의 조합을 아름답게 그렸다.
아울러 '매지컬 아트 디렉터'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기에 이은결의 역할에 눈길이 쏠렸다. 그도 그럴게 당연히 '심사위원'으로 나설 줄 알았던 이은결이 최대한 얼굴이 나오지 않는 무대 뒤에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은결은 제작진에게 "나보다 참가자들이 더 돋보이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이은결은 무대 세팅과 마술 코칭은 물론 참가자들의 멘탈까지 관리 중이다. 참가자들이 무너지고 힘들어할 때면 적재적소에 맞는 조언을 던져 다시 일어날 수 있게끔 돕는다.
이은결은 지난달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마술) 업계 파이가 더 커져야 한다. 내가 세계 대회에서 1등을 한 게 2001년이라 20년이 훌쩍 넘었다"며 "그동안 한국 마술사들의 활동이 꾸준히 있었으나 국내에 좀처럼 소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나의 그림자도 있어 '새롭지 않다'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 이 가운데 정말 고맙게도 후배들이 버텨줬다"며 "'더 매직스타'엔 스타가 여러 명이다. 나는 내 자리를 기꺼이 내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호진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왜 한국에서 활동을 안 해?'라는 질문을 숱하게 받았다. 안 하는 게 아니라 불러주는 곳이 없다"며 "23년 차로 각종 해외 대회에서 상을 받고 365일 중 360일 정도 공연을 하고 있지만 내 마술엔 무명이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각자의 사연과 마술에 담긴 감동적인 메시지는 스타 저지는 물론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마술을 보고 눈물을 흘릴지 몰랐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서바이벌이기에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저마다의 방식으로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한설희는 2007~2009년 CD 마술로 세계를 제패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입지를 다지기 어려웠고 불안정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자 마술을 그만두고 평범한 회사원이 됐다. 다시 마술사로 무대에 선 그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꿈을 향한 재도전의 여정을 그렸다.
중간에 CD를 쏟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은결의 지속적인 코칭으로 끝까지 액트를 마쳤다. 무대가 끝난 후 한설희는 "실수했다. 그런데 너무 후련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박선영은 "언제가 마지막일지 모르는 프리랜서의 치열한 경쟁을 경험했기에 누구보다 공감했고 위로받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모래 속 핀 꽃으로 희망을 전한 영민은 갑자기 찾아온 공항과 우울증을 모래 마술로 극복했다고 밝혔다. "모래처럼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을 마술로 표현한 그는 결국 사막에서 꽃이 피는 스토리로 감동을 선사했다.
13년 차 한진형은 쓸모없는 것처럼 보였던 비닐이 유의미한 것이 되는 과정을 그리며 깊은 메시지를 전했고 아일랜드에서 온 15세 소년 킬리안 오코너는 자폐의 벽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마술로 감동의 깊이를 한층 더 증폭시켰다.
이에 시청률과 화제성도 반응했다. 첫 회 시청률은 2.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으로 시작했지만 2회 2.9%, 4회 3%로 조금씩 상승 중이다. 특히 4회에선 2049 시청률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2위를 차지했다.
OTT에서도 반응은 뜨겁다. 쿠팡플레이에서 독점 공개된 '더 매직스타'는 공개 직후 인기작 톱2를 차지했다. 그뿐만 아니라 평점 4.5/5를 기록했으며 댓글 리뷰는 1만개에 육박한다. 시청자들은 "요즘 비슷한 예능 사이에서 식상함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프로그램"이라고 평했다.
이와 관련해 박성훈 CP는 <더팩트>에 "기존에 마술이란 것이 '신기하고 재밌는 눈요깃거리' 정도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더 매직스타'에 등장한 세계적인 마술사들이 이런 편견을 완전히 무너뜨린 게 주효한 것 같다"며 "그래서 개인적으로 '재밌고 신기했다'는 평가보다 '마술을 보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는 시청평이 더 기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미술·스토리·연기가 하나 된 종합예술의 매력에 이 모든 것을 창작·연출 연기해 내는 젊은 마술사들의 이야기까지 곁들여진 점도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시너지를 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CP는 "'더 매직스타'가 글로벌 마술계에서 좋은 평가와 관심을 받고 있어 더 많은 스타들이 문을 두드릴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시즌제를 고민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그는 "루이스 데 마토스가 '외국 마술사들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칭찬의 의미로 '한국 스타일'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고 하더라. 다음 시즌을 하게 된다면 마술 이해도가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 변화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앞으로 어떤 '마술 스타'가 탄생할지 또 어떤 마술로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할지 이목이 쏠린다. '더 매직스타'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에 방송되고 있으며 쿠팡플레이에선 오후 5시 45분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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