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삼촌'서 엘리트 청년 김산 役
"한계 느껴질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연기밖에 모르는 바보가 되겠다. 배우 변요한이 야심 차게 뱉은 각오다. 오랜 기간 '삼식이 삼촌'의 김산으로 살아온 그는 약한 감정까지 모든 걸 다 드러내서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한계가 느껴질 때까지 작품을 하고 싶다는 변요한의 눈빛이 더욱 빛을 발한 순간이다.
변요한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극본·연출 신연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최고의 엘리트 청년 김산을 연기한 변요한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배움의 시간이었고 버거움도 많이 느꼈다. 빌드업이 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니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변요한이 연기한 김산은 미국에서 유학을 다녀온 뒤 끼니 걱정 없이 사는 부강한 나라를 꿈꾼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그의 계획이 무산된 뒤 삼식이 삼촌을 만나 새로운 길을 만난다.
흔히들 배우 한 명 혹은 두 명이 작품을 주로 이끌어갈 때 '원톱 주연' '투톱 주연'이라고 칭한다. '삼식이 삼촌' 같은 경우에도 송강호와 변요한이 '투톱'으로 작품을 이끌었다. 김산이 워낙 깊은 서사를 가진 인물이기도 해서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 하지만 변요한은 오히려 다르게 생각했단다.
"'삼식이 삼촌'은 모든 배우들의 앙상블인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모두가 주인공이죠. 아마 신연식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1960년대, 낭만의 시대 때 각 인물이 모두 있지 않았으면 그 시기를 표현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고민이나 부담감이 생기면 같이 이야기하면서 나눴어요."
극을 쫓아가다 보면 김산에 대한 궁금증이 다소 풀리기는 하지만 초반에는 굉장히 미스터리한 인물로 나온다. 그렇기에 변요한 또한 김산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신연식 감독님의 글에 모든 답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산이 갖고 있는 미스터리함, 거기서 오는 제 고민들. 이런 걸 혼자 고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죠. 결국 상대 배우를 만나고 그 친구들과 눈을 마주했을 때 이해되는 것과 해소되는 감정들이 되게 많았어요. 고민하다 딜레마에 빠지는 게 아닌 그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려고 했어요."
김산은 국가재건부 건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한다. 분노에 휩싸인 채 민주당에서 탈당한 김산은 배신감과 허망함에 사로잡혀 사일제과를 찾아간다. 이런 그에게 삼식이 삼촌은 "제대로 엎어보시죠. 대한민국은 우리를 품을 그릇이 못 돼"라며 두 사람의 계획이 끝나지 않음을 예고했다.
그러나 멈출 줄 모르는 질주를 이어가던 정한민(서현우 분)과 김산의 쿠데타가 위기에 처한다. 안기철(오승훈 분)과 장두식(유재명 분)이 선수를 쳤기 때문이다. 삼식이 삼촌은 자신이 위험에 처한 상황에도 안기철을 찾아가 김산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이 장면은 김산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보여줘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는 변요한도 마찬가지였다. 변요한은 인터뷰 도중 해당 장면을 떠올리며 잠시 울컥했다. 마음을 가라앉힌 그는 "의심의 시작이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김산은 삼식이 삼촌을 진짜 아버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산은 아버지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에요. 그런 그에게도 삼식이 삼촌은 진짜 아버지 같은 존재였어요. 엔딩에서 삼식이 삼촌이 비극을 맞이하는데 되게 보고 싶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연기 영감을 되게 많이 얻은 순간이에요."
변요한은 김산을 '최선이었던 사랑'이라고 칭했다. 마음을 더 표현해 주지 못해서 미안함도 있지만 진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주고 싶단다. 김산이 꿈과 야망을 가득 안은 채 살아온 것처럼 변요한도 그러한 목표가 있었다. 그는 "본질적인 목표는 다르지만 저도 김산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감정을 똑같이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몸과 마음을 사리지 않고 진짜 한계가 느껴질 때까지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어요. 한계점에 부딪히더라도 조금씩 뛰어넘어서 모든 걸 다 쏟아내고 싶어요. 제 감정까지 모든 걸 다 낭비하길 원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를 위해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약한 감정까지 다 쏟아내 시청자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변요한의 모든 걸 다 쏟아부었던 '삼식이 삼촌'. 작품은 다소 조용한 호평 속에 막을 내렸지만 변요한에게는 너무나 큰 의미로 자리 잡았다. 시청자들에게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변요한이다.
"저는 '삼식이 삼촌'을 하면서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구나'라는 걸 많이 깨달았어요. 많은 분들과 눈을 더 마주치려고 하고 작은 것도 서로 나누려고 했죠. 시청자분들께도 '삼식이 삼촌'이 그런 작품이 되면 좋겠어요. 물론 글로벌 1등과 같은 수치적 성과도 너무 좋죠. 하지만 '삼식이 삼촌'은 디즈니+라는 책꽂이에 꽂혀 있는 작품이니까 10년 후건 20년 후건 시간이 흘러서도 많은 분들께서 여유롭고 편한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또 다양한 모습으로 인사드릴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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