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초동 100만 장+3주째 음원차트 1위
트렌드 뒤엎는 독보적 정체성으로 대성공
걸그룹 에스파(aespa)가 정규 1집 'Armageddon(아마겟돈)'으로 대폭발을 일으켰다. 음원차트 1위를 질주 중인 곡 'Supernova(슈퍼노바)'가 엄청나게 밝은 빛을 내는 '초신성'을 의미하는데 지금의 에스파를 딱 '슈퍼에스파노바'라 할 만하다. 에스파의 음악적 성취와 알고 보면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살펴 봤다.<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3년 전 'Next Level(넥스트 레벨)'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에스파(카리나 윈터 닝닝 지젤)가 첫 정규 앨범을 기점으로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이 됐다. '나는 나로 정의한다'는 앨범의 슬로건처럼 비교불가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세계관 시즌2의 화려한 막을 열었다.
에스파는 지난달 13일 'Supernova'를 먼저 공개한 뒤 27일 첫 정규 앨범 'Armageddon'을 발매했다. 2022년 'Girls(걸스)'부터 이번 첫 정규까지 4개 앨범 연속 초동(발매 후 일주일) 밀리언셀러와 3주째 음원차트 1위라는 성과도 놀랍지만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본인들만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했다는 점에서 더 유의미하다.
2020년 11월 싱글 'Black Mamba(블랙맘바)'로 데뷔한 에스파는 시작부터 다른 팀들과는 확실히 다른 세계관과 색깔을 드러냈고 이듬해 5월 'Next Level'로 단번에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 'MY WORLD(마이 월드)'로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Next Level'의 임팩트가 강렬하게 남아 있다.
정규 1집 더블 타이틀곡 'Supernova'는 'Next Level'의 파급력 그 이상이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22일 연속 음원차트 1위는 에스파 자체 최장 기록이다. 가사 'Su su su Supernova(수수수수퍼노바)'는 온라인상에서 '밈'으로 인기고 심지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SNS에 초신성(Supernova)을 설명하며 해당 가사를 첫머리에 활용했다.
'Next Level'에 누구나 한 번쯤 따라한 손을 꺾는 동작이 있다면 'Supernova'에는 '사건은 다가와 Ah Oh Ay 거세게 커져가 Ah Oh Ay' 가사에 맞춰 역동적으로 팔꿈치를 접었다 뻗는 동작이 있다. 도입부부터 힘을 주기보다는 곡의 서사에 맞게 안무가 이어지다가 힘 있는 댄스 브레이크 구간에서 에너지가 폭발하는 느낌을 준다.
'역대급'이라는 평이 쏟아지는 비주얼은 'Supernova'의 우주적인 느낌을 잘 드러내는데 이질적이지도 않다. 아티스트 비주얼 팀은 <더팩트>에 "첫 번째는 에스파만이 할 수 있는 퓨처리즘, 두 번째는 말괄량이 괴짜 소녀"라고 비주얼 포인트를 소개했는데 그 두 포인트의 조화가 독특하지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다.
에스파의 특별함은 그 누구와도 겹치지 않는 본인들만의 확고한 정체성이다. 대세인 '이지 리스닝'에 휘둘리지 않고 사운드를 적당히 덜어내는 대신 그 자리를 멤버들 보컬로 채우면서 본인들만의 색깔을 더 견고하게 갈고닦았다. 그렇게 더 단단해진 '쇠맛'은 오직 에스파만을 수식한다.
복잡한 세계관이 사라지는 추세에서 반대로 정규 1집을 기점으로 다중우주로 세계관을 확장한 것이나 Y2K 감성이 잘 먹히는 시대에서 미래지향적인 서사와 사운드를 확고히 한 것도 에스파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Supernova' 하이라이트 구간에 넌지시 깔리는 2000년대 감성의 신스 사운드와 멜로디는 그래서 더 재치 있다.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고 있는 한 기획사 관계자는 "SM이고 에스파이기에 대세를 따라 이지 리스닝으로 나오지는 않을 거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지만 이 정도 메가 히트를 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흐름이 확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더블 타이틀곡 중 상대적으로 미니멀한 사운드인 'Supernova'를 먼저 공개하고 이후 묵직한 'Armageddon'으로 정체성과 세계관을 더 확실하게 드러낸 전략도 통했다. 에스파는 'Armageddon'를 "'쇠맛' 중에서도 퍽퍽하고 딥한 '흙맛'"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럼에도 써클차트 주간 순위에서 단번에 9위로 진입했다.
최성우 총괄 디렉터는 "'Supernova'가 아무래도 'Armageddon'에 비해 노래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만큼 대중에게 에스파의 앨범에 대한 관심 및 집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정규 앨범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관 스토리 및 콘셉트적으로 'Supernova'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우철 총괄 디렉터는 "'Supernova'는 에스파의 잠재력과 가능성, 'Armageddon'은 가장 에스파다운 모습을 표현하기 적합한 구성"이라며 "'Supernova'는 신선한 환기와 함께 '나'에 대한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주체적 캐릭터로, 'Armageddon'은 '나'와 '우리'에 대한 믿음과 결속을 통해 가장 에스파다운 모습을 구축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두 곡으로 '에스파는 에스파로 정의한다'는 것을 증명한 에스파는 다채로운 매력의 수록곡들로 첫 정규의 소장가치를 높였다. 이는 초동 약 115만 장(한터차트 기준)으로 이어졌다. 앨범 대호황기를 지나 판매량이 급감하는 흐름 속에서도 '초동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에스파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다.
최 총괄은 "멤버들과 모든 부서원이 합심해 음악 안무 재킷 뮤직비디오 자체 콘텐츠 등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유기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프로덕션 체제로 바뀐 뒤 경험이 쌓였고 부서원들의 아이디어 실행 및 커뮤니케이션이 기획 및 제작 단계부터 프로모션까지 차근차근 잘 진행됐고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조 총괄은 "에스파 멤버들, 그리고 여러 파트의 구성원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많은 생각과 의견을 나누며 합을 맞춘 결과라고 자부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좋은 곡과 기획 방향성의 사전 설계가 뚜렷했고 그만큼 아웃풋도 명확했기에 대중에게도 잘 전달돼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스파는 29~30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을 시작으로 7월 후쿠오카 나고야 사이타마 싱가포르 오사카, 8월 홍콩 타이베이 도쿄 자카르타 시드니, 9월 멜버른 마카오 방콕 등 아시아 및 호주 총 14개 지역에서 두 번째 월드 투어 'SYNK : PARALLEL LINE(싱크 : 패러렐 라인)'을 개최한다. 이어 내년 초 미주와 유럽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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