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
6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서 공연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한 남자와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같은 시간 속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이란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 프레스콜이 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출가 심새인 문수호 이나오 조광화, 배우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이 참석했다.
'벤자민 버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의 원작인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창작 뮤지컬이다.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나이가 들수록 점점 어려지는 벤자민 버튼(김재범·심창민·김성식 분)의 일생을 통해 시간과 세월을 초월해 존재하는 인간의 인생을 관찰하는 이야기다.
작품은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남자의 특별한 일생을 '마네킨 퍼펫'과 '로드 퍼펫'이라는 양식의 퍼펫(꼭두각시)으로 구현했다. '마네킨 퍼펫'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벤자민을 표현했으며 '로드 퍼펫'은 극 중 과거의 기억 혹은 벤자민의 상상 속 인물과의 관계성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조광화 연출가는 "'벤자민 버튼'의 이야기가 매혹적이었지만 무대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전 연령대를 보여줘야지만 의미가 있는 작품인데 무대에서는 CG를 사용할 수도 없고 여러 연령대의 배우를 캐스팅하기도 어려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퍼펫을 사용하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펫도 물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처럼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걸로 벤자민의 나이대를 정리하면 공연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며 "퍼펫으로 인간의 섬세함까지 표현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욕심을 버렸다. 놀이성의 장치로만 쓰고 배우는 정서에만 몰입할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심새인 안무가는 "'벤자민 버튼'이 전문 퍼펫 팀이 붙어서 하는 작품이 아니다 보니까 어려운 점도 많았다. 퍼펫이 살아 있게끔 하기 위해서는 배우들의 연기와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우들이 함께 작품 속으로 들어가서 퍼펫을 움직이고 빠져나와서 그것을 바라봤을 때 줄 수 있는 느낌에 차이점을 두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은 벤자민 버튼 역을 연기한다. 벤자민 버튼은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지는 인물로 인생의 스윗 스팟(달콤하고 특별한 순간)이 블루(김소향·박은미·이아름솔 분)라고 확신하면서 그녀와의 사랑을 좇아 평생을 바치는 인물이다.
김재범은 "대본을 정말 순식간에 읽었던 것 같다. 벤자민이 거꾸로 나이를 먹으면서 블루와 만나는 과정이 굉장히 가슴 아팠다. 간만에 따뜻한 대본을 봐서 정말 행복했고 작품을 꼭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심창민은 데뷔 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늦바람이 불어서 뮤지컬에 도전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벤자민 버튼'이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데뷔한 지 21년이 됐지만 뮤지컬 배우로서는 신인이다 보니까 함께 하시는 배우분들과 완벽한 호흡을 맞출 수 있게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은 블루 역으로 분한다. 블루는 벤자민 버튼의 운명적 사랑이자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재즈클럽 여가수로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는 트라우마로 인한 오랜 방황 끝에 벤자민 버튼 곁에 있는 인물이다.
김소향은 "관객분들께 늙어간다는 게 무엇인지를 알려드리고 싶었다. 함께 나이를 들어간다는 건 무엇인지 주름이 하나씩 늘어간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그리고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축복받은 인생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은미는 "블루는 나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재즈 시대 때 백인과 흑인 사이에 태어난 아이"라며 "그래서 시간이 거꾸로 가는 특이한 벤자민과 접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연출가님도 우리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말씀해 주셨다. 여러 방면에서 상처를 받은 인물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나오 음악가는 "대본을 보고 나서 음악 구성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게 잘 그려졌다. 1920년대 클래식한 뮤지컬 작품들이 굉장히 많이 떠올랐고 재즈와 클래식의 조합이 느껴지는 음악들로 구성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벤자민 버튼'은 오는 6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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