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다혜 役으로 두 얼굴 보여주는 활약
김수현·김지원 보며 주연의 무게와 마음가짐 배워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이주빈의 데뷔는 20대 후반으로 비교적 느린 편이다. 때로는 조급할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마음을 열어놓고 작품을 대하기도 했다. 20대에 모든 경험을 다했기 때문에 미련 없이 작품에만 임할 수 있었던 건 이주빈만의 강점이 됐다. 차근차근 쌓아온 그는 '눈물의 여왕'을 만나 시청률의 맛까지 알게 됐다.
이주빈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앤드마크 사옥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김희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극 중 천다혜로 분해 남편을 내조하는 지극정성 현모양처에서 180도 돌변하는 뒤통수 빌런 연기를 보여줬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무엇보다 '눈물의 여왕'은 전 세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tvN 역대 시청률을 새롭게 썼다. 5.9%로 출발한 작품은 최종회에서 24.8%를 기록하며 박지은 작가의 전작 '사랑의 불시착'(21.7%)를 제치고 tvN 역대 시청률 1위를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이에 이주빈은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나라에서 큰 사랑을 준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만큼 더욱 더 내가 잘 살아야겠고 작품도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처럼 높은 시청률과 관련해 배우들과 따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단다. 흥행작인 만큼 출연 배우들이 너나할 것 없이 여러 곳에서 부름을 받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빈은 "나만 해도 최근 들어 갑자기 스케줄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작품 초반 외에는 단체 메신저 방도 조용하다. 방송 전에도 딱히 기대 시청률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 그동안 시청률이 크게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눈물의 여왕'으로 높은 시청률을 찍고 보니까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인정하게 됐어요.(웃음)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제가 뭔가를 해내서 나온 시청률이 아니잖아요. 이미 대단한 작가님과 감독님 그리고 선배님들이 주축으로 활약을 보여준 덕분에 나온 시청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주빈은 오디션을 통해 이번 작품에 참여했다. 사실 '눈물의 여왕'은 스타 작가와 감독의 만남인 만큼 업계에서는 이미 빠르게 소문이 돌았다. 이주빈 역시 알음알음 제작 소식을 듣게 됐고 내심 출연을 바랐다. 때마침 찾아온 기회였다.
이주빈은 "2022년도 12월쯤에 다혜 역으로 오디션 제안이 왔다. 바라던 기회였던지라 설렜다. 너무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지라 오디션 때 긴장이 많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잘 못한 것 같아 마음을 접고 있었는데 한 두달 후에 합격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목을 받고 있는 화제작이 주는 부담감은 없었을까. 이주빈은 "당연히 있었다. 가장 먼저 기쁘긴 했지만 다시 천천히 생각해 보니 과연 이 엄청난 대선배들 사이에서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자칫 잘못하면 시청자들 사이에서 '쟤 안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들을까 봐 겁이 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극 중 천다혜는 윤은성(박성훈 분) 모슬희(이미숙 분)와 짜고 퀸즈 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홍수철(곽동연 분)에게 접근해 결혼했다. 나이부터 출신, 아들의 친부까지 모든 것을 속인 천다혜다. 하지만 후반부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준 홍수철에게 마음이 흔들리며 두 사람은 결국 진정한 가족을 이루게 된다.
이주빈은 이러한 천다혜의 이중적인 면모에 집중했다. 진짜 천다혜와 가짜 천다혜, 그리고 가짜 모습 연기 중에 섞여 나오는 진짜 모습까지 세세하게 나눠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주빈은 "감독님께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실제로 작가님이 매 부분 명확하게 나눠줬기 때문에 나는 현장에서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고 돌이켰다.
"사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전 다혜를 대변하는 배우잖아요. 다혜의 모든 서사와 감정을 이해하고 작품에 임하다 보니 시청자분들께 다혜가 나쁘게 보일지 전혀 예상을 몰랐어요. 제가 생각한 악역은 누군가를 때리고 협박하는 전형적인 위험한 인물이었어요. 다혜는 그렇게 나쁜 인물은 아니잖아요. 물론 시청자 입장으로 보니 다혜의 미운 구석이 보이긴 하더라고요.(웃음) 그렇지만 다혜는 단지 조금 철이 없을 뿐이니 많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용두리에서 지내는 다혜를 연기할 때는 제일 편했단다. 이주빈은 "나랑 제일 비슷했다.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먹고 싶은 건 먹어야 하고.(웃음) 다혜를 연기하는 게 가장 까다롭기도 했지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밝혔다.
차기작도 이미 정해진 이주빈이다. 그는 새 드라마 '보호자들'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속도는 다소 더딜지라도 지금까지 가고 싶었던 방향에서 크게 벗어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나아가고 싶어요. 재밌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오래 하는 것이 제가 바라는 바예요. 이주빈이 나오면 재밌겠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요. 재밌는 작품에 캐스팅되고 재밌게 연기를 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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