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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유아인 꼬리표 뗄까…중요한 건 부끄럽지 않은 마음(종합)

  • 연예 | 2024-04-19 14:44

유아인 논란 후 첫 공개작…분량 최소화한 편집
"불편하지 않게 만들어"…26일 전 세계 공개


김진민 감독과 배우 전성우, 안은진, 김윤혜(왼쪽부터)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김진민 감독과 배우 전성우, 안은진, 김윤혜(왼쪽부터)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유아인 작품'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세상에 나온 '종말의 바보'다. 배우 한 명의 이슈로 공개 일정까지 연기됐던 작품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이에 제작진과 배우들은 "부끄럽지 않게 만들었다"며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길 바랐다. 과연 '종말의 바보'가 유아인의 이슈를 딛고 전 세계에 작품이 담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극본 정성주, 연출 김진민) 제작발표회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진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가 참석했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런데도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종말을 앞둔 한국 사회의 이면과 피할 수 없는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자 했다.

사실 '종말의 바보'는 본래 지난해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연 배우였던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지면서 공개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아직까지도 유아인의 혐의와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넷플릭스는 작품 공개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민 감독은 "한동안 잊어버렸는데 다시 한다고 해서 놀라기도 하고 반가웠다"고 오랜 공백을 끝내고 작품을 내놓게 된 소감을 밝혔다. 물의를 일으키며 작품에도 영향을 미친 유아인의 분량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다. 김 감독은 "3부까지 편집을 마친 상태에서 그 사태가 불거졌다. 사실 넷플릭스는 편집을 마친 후엔 연출자가 더 이상 작품에 손을 못 대게 한다. 안 그래도 좀 고치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마침 핑계가 생겼고 그 김에 다시 편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빼고 가기엔 아무래도 큰 축이다 보니 내용상 무리가 있었다"며 "전부 들어내지 못한 건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김 감독은 "많이 불편하시지 않으셨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며 "내가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다 만족시켜 드릴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말의 바보'는 유아인의 이슈를 떠나 공개 안 될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다. 충분히 열심히 만들었고 돌을 맞을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끄럽지 않게 만들었다"라며 "이 작품은 배우 한 명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 시청하는 분들이 주인"이라고 밝혔다.

배우 전성우와 안은진 김윤혜(왼쪽부터)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서예원 기자
배우 전성우와 안은진 김윤혜(왼쪽부터)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서예원 기자

김 감독은 '종말의 바보'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관해 "독특한 디스토피아물이라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생존을 위한 투쟁보다는 '종말을 맞았을 때 어떻게 살 거야?'라고 묻는 작품이라 욕심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생존보다 다른 점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보는 분들도 다른 면으로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반응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배우들은 '종말의 바보'가 담고 있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먼저 안은진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혼란의 상황들이 어렵게 지나가더라. 마지막 엔딩 장면이 인상 깊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며 "그 울림에 끌렸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전성우는 "종말을 앞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이 나타난다. 그 지점을 담고 있는 대본이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우리의 정서가 담긴 사람 냄새 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김윤혜는 "혼란스럽고 처절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사람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돌이켰다.

극 중 안은진은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지키는 중학교 교사 진세경 역을 맡았다. 그는 진세경을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큰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안은진은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이 표현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밝혔다.

배우 안은진이 유아인을 지우고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를 이끌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예원 기자
배우 안은진이 유아인을 지우고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를 이끌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예원 기자

전성우는 마음이 불안한 신도들을 보살피는 신부 우성재로 분한다. 이를 위해 실제 신부들의 일상을 참고했다고. 그는 "신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실제 신부님을 뵙고 그분들의 생활을 조사했다. 평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고 내 것으로 입혀서 신부님처럼 보일 수 있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윤혜는 보급 수송과 치안 유지를 책임지는 전투근무지원대대 중대장 강인아를 연기한다. 그는 "인아는 우직하고 묵직하며 책임감이 강한 인물"이라며 "사랑하는 친구 진세경을 지키려는 목표 의식이 강하다. 이러한 강단 있는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 감독은 '종말의 바보'와 여느 디스토피아물의 차별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히어로물이 아닌 건 아니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영웅"이라며 "도망가지 못한 혹은 도망가지 않은 선택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를 구하는 영웅의 이야기는 많이 봤을 텐데 우리는 스스로를 구원하거나 끝까지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야기다. 그 자체로 뜻깊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2부작인 '종말의 바보'는 오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편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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