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동·배우 영업이 주된 업무…신인 발굴도 꾸준히
스타가 빛나기 위해서는 그 뒤에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매니저는 스타와 가장 가까이 소통하는 직업 중 하나다. 여러 예능, 드라마에서 매니저라는 직업을 조명한 바 있으나 여전히 매니저를 아티스트와 함께 다니며 운전하고 스케줄을 챙기는 직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이는 것 이상으로 더 다양한 일을 하는 매니저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배우 기획사는 가수 기획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회사가 많고 매니저 출신 대표도 더 많다. '배우 ○○○, 동고동락한 매니저와 1인 기획사 설립' 같은 뉴스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배우 매니저와 가수 매니저의 업무 특성에 따른 차이다. 배우 매니저는 가수 매니저는 초기 업무가 대동소이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차이가 생긴다.
최근 10년 간 함께 일한 배우와 독립해 회사를 차린 모 매니지먼트사 대표 A 씨는 "배우 매니저는 비교적 규모가 적은 회사는 사원-대리-과장-팀장-실장-본부장-대표로 이루어져 있다. 연차와 인사 고과에 따라 승진하게 된다"며 "관리자급(팀장 이상)으로 승진하기 전까지는 주로 현장 업무를 밀접하게 보게 되고, 관리자급 이상이 되면 다수의 배우를 담당해 작품이나 활동 계획에 대해서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매니저는 촬영 일정에 맞춰 이동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사 대표 B 씨는 촬영 현장 세밀히 관찰하는 것도 현장 매니저의 중요한 업무라고 강조했다. "배우 매니저는 대본을 미리 숙지하고 현장에서 배우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잘 관찰해야 합니다. 완성된 장면을 보는 것과 실제 촬영 현장의 분위기는 천지차이입니다. 매니저가 상상한 연기와 배우가 실제 하는 연기가 다를 수 있는데 현장에서 잘 지켜보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후 팀장이 되면 현장 업무와 영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여러 배우와 후배 매니저들의 관리도 도맡아 한다. "적으면 2~3명, 많으면 5명씩 배우를 묶어 팀으로 관리한다"는 것이 매니저들의 설명이다. 실장은 영업이 주된 업무다. B 씨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실장급이 되면 가장 많이 뛰어다닐 시기다. 오디션이나 작품을 잡아온다. 캐스팅 디렉터, 제작사 PD, 감독, 조감독, 기자 등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고 다닌다"며 "시나리오들을 잘 살펴보고 내 배우를 적절히 영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인 발굴도 쉬지 않고 하는 편이다. B 씨는 "예전에는 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돌아다니며 조교들과 안면을 트고 '괜찮은 친구가 있으면 소개시켜달라'고 얘기해두기도 했다. 공개 오디션을 열던 시절도 있었다. 요즘은 SNS가 발달해서 이를 활용해 신인 배우를 찾기도 한다"고 밝혔다.
일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내 배우'의 작품이 잘 될 때다. A 씨는 "대중이 내 배우의 연기를 보고 감탄하고, 감동하고, 즐거워하고, 함께 웃고, 우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 그리고 배우가 맞춤옷을 입은 듯 딱 맞는 작품에 합류할 수 있게끔 내가 열심히 미팅을 하고 여러 가지 조건을 맞췄을 때 뿌듯함이 있다"고 말했다. 또 B 씨는 "배우들이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내 이름 불러줄 때, 그때가 가장 뿌듯하다. 또 우리 배우가 캐스팅이 잘 돼서 작품 잘 됐을 때도 좋다"고 덧붙였다.
반면 힘든 순간은 언제일까. B 씨는 "배우는 회사가 직접 결과물을 만드는 가수와 달리 선택을 받아야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좋은 역할이 있고 이 역할에 내 배우가 적합하다고 판단해서 열심히 영업을 했는데 캐스팅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유독 그런 시기가 있는데 그때 굉장히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일반적인 회사원과 비슷한 고충도 있다. A 씨는 "늘 한 팀처럼 움직이던 스태프와 평생 할 수 없는 순간이 올 때다. 예를 들어 개인적인 이유로 퇴사를 하거나 아예 업계를 떠나는 동료, 후배들을 볼 때 슬픔이 느껴진다. 좋은 사람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시간이 갈수록 더 잘 깨닫고 있다"고 털어놨다.
배우 매니저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A 씨는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센스나 순발력을 겸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이 직업이 거절도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그 거절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관계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했다. 반면 B 씨는 "가요계에 비해 배우 쪽은 보수적이다. 가수들이 다양한 최신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한다면 배우들은 작품 출연에 집중한다. 그런데 요즘 드라마, 영화 제작이 줄어서 배우 매니지먼트사도 고민이 커졌다. 이럴 때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앞서 갈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우 매니저들의 최종 목표는 대부분 '내 회사를 차리는 것'이고 한다. B 씨는 "배우 매니저들은 대부분 언젠가 '내 회사를 차리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내 배우'만 있다면 가수 기획사와 달리 작은 규모로라도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면서 "회사를 세우겠다는 목표까진 없더라도 대부분 '내 배우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목표는 모두가 갖고 있다"고 했다.
<관련 기사>
[스타의 조력자들①] 화려한 연예계 뒷모습…매니저의 직업 환경
[스타의 조력자들②] '전참시'가 다가 아니다… 가수 매니저의 진짜 업무
mnmn@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