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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예능②]여기 촬영장 맞아?…정말 집에 가기 싫었던 그들

  • 연예 | 2024-02-27 00:00

유튜브 예능 '집에 안 갈래' 촬영장 가보니
호스트 나비와 게스트 은가은 하이텐션 케미
"몸상태 안 좋았는데 촬영하며 좋아져"


나비가 유튜브 예능 '집에 안 갈래' 진행을 맡았다. 지난 21일 촬영엔 가수 은가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집에 안 갈래' 제작진
나비가 유튜브 예능 '집에 안 갈래' 진행을 맡았다. 지난 21일 촬영엔 가수 은가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집에 안 갈래' 제작진

과거엔 '국민 예능'이라는 수식어가 종종 붙는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콘텐츠도 모바일 시대로 접어든 요즘엔 시청률 10%를 넘는 예능도 몇 개 없다. 대신 웹예능이 넘쳐난다. 시대에 발맞춰 예능 대상 방송인들까지 앞다퉈 유튜브 예능 콘텐츠에 뛰어드는 상황. 위상이 달라진 유튜브 예능을 들여다 봤다.<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분명 호스트도 게스트도 이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나비는 아이와 긴 여행을 다녀온 직후라 몸살이 났고 은가은은 최근 바쁜 스케줄로 피로가 쌓여 목이 상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만나는 순간부터 컨디션은 문제가 안 됐다. 무려 3시간의 촬영을 마친 뒤에도 "술 한잔 더 할까", "좀 더 놀다 가자" 이런 얘기가 오갔다.

나비는 유튜브 예능 '집에 안 갈래' MC를 맡았고 지난 8일 개그우먼 엄지윤이 출연한 첫 영상이 공개됐다. WSG워너비로 호흡을 맞춘 절친 나비와 엄지윤의 '케미'와 '티키타카'는 한마디로 '말해뭐해'였다. 두 번째 게스트인 뮤지컬 배우 김호영과는 아예 '저세상 텐션'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술잔을 들고 뚫고 들어가고 싶게 만들었다.

화면을 뜷고 들어갈 순 없으니 대신 촬영장을 찾아갔다. 지난 21일 촬영 게스트는 가수 은가은. 그 역시 텐션과 입담이 장난이 아니지 않은가. 날 제대로 골랐다.

요즘 웹예능 제작사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규모가 커졌다고는 해도 방송 예능에 비할 바는 아니다. 5평 남짓 크기의 스튜디오에 카메라 4대가 설치돼 있었고 그 앞엔 흥을 돋우는 분위기의 장식 그리고 2인용 테이블이 마련돼 있었다. 밖에선 스태프들이 이날의 안주를 준비했다. 메뉴는 막창. 사연이 있는 메뉴다.

나비와 은가은은 10여년 전 대구의 한 행사에서 처음 만났다. 행사가 끝난 후 대구의 랜드마크인 곱창거리의 한 가게에서 뒤풀이가 있었는데 그때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첫 만남의 추억을 소환할 겸 이날의 안주는 막창으로 낙점됐다.

컨디션이 저조하다던 두 사람이 진짜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쏟아졌고 장난을 치며 고성이 난무했다. /'집에 안 갈래' 제작진
컨디션이 저조하다던 두 사람이 진짜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쏟아졌고 장난을 치며 고성이 난무했다. /'집에 안 갈래' 제작진

촬영 전 만난 은가은은 "저 완전 무명 때인데 순식간에 언니 동생이 됐다. 그때 기억을 잃을 정도로 즐겁게 놀다가 집에 갔다"고 떠올렸다. 또 나비는 "'미스트롯2'에서 만나기도 했고 계속 연락을 하면서 지냈다. 10년 전 가은이와 술자리가 너무 재미있었는데 더 잘 돼서 오늘 이렇게 함께 하게 되니 설렌다"고 촬영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의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나비는 "아이와 함께 여행을 좀 길게 다녀왔는데 무리를 해서 그런지 지금 몸살이 났다. 오랜만에 가은이랑 하는 술자리인데 그게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은가은도 컨디션이 안 좋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요즘 살이 빠지면서 주량도 줄었다. 피로도 쌓이고 목도 상해서 술을 자제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촬영. 일부러 다른 공간에 있다가 촬영 시작과 함께 대면한 나비와 은가은은 서로의 얼굴을 보자마자 곧바로 텐션이 폭발했다. 그립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찐 리액션'이 터져나왔고 이는 촬영 내내 이어졌다. 나비는 본인의 시그니처인 '나비주'를 말아줬고 술병이 쌓이면서 점차 흥도 고조됐다.

재미있는 건 은가은의 소속사가 촬영이 진행된 스튜디오 바로 윗층이다. 사무실에 '술장고'가 있다는 은가은의 말에 나비는 같이 윗층으로 올라가 은가은 소속사 대표를 만나고 그가 선물한 희귀한 맥주를 받아 왔다. 대본이 존재하긴 하지만 사실상 대본은 큰 의미가 없었고 무려 3시간여가 빈틈 없이 에너지와 흥으로 채워졌다.

오늘 컨디션이 저조하다던 두 사람이 진짜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쏟아졌고 장난을 치며 고성이 난무했다. 당장 친구들을 불러다가 술한잔 하면서 웃고 떠들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노래방 마이크로 각자 애창곡까지 부르며 제대로 논 두 사람은 얼굴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랐다. 그 와중에도 서로 너무 아쉬워하며 "좀 더 놀다 가자"고 모의를 하더니 제작진에게도 "같이 한잔 하실래요?"라며 부추겼다. 여러 이유로 대동단결을 이뤄지진 않았지만 두 사람이 진심으로 촬영을 즐겼다는 게 확 느껴졌다.

'집에 안 갈래' 촬영을 마친 나비(오른쪽)는
'집에 안 갈래' 촬영을 마친 나비(오른쪽)는 "컨디션이 좀 안 좋았는데 촬영하면서 좋아졌다"고 은가은은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느낌으로 했다. 사실 어느 순간 촬영이라는 것도 까먹었다"고 말했다. /'집에 안 갈래' 제작진

앞서 공개된 영상들(엄지윤 김호영 이수지)은 모두 20분 내외였다. 제작진은 "한 번 촬영할 때마다 보통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뭐 하나 버릴 것 없어보이는 이날의 녹화 분량 중 대부분이 빛도 못 보고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보는 사람이 더 안타까웠다. 동시에 압축하고 압축한 본편이 기대됐다.

촬영을 마친 은가은은 "방송 예능은 더 긴장 상태가 되는데 유튜브 예능은 확실히 좀 더 편한 게 있다. 방송이 어른이랑 대화하는 거 같다면 유튜브는 친구랑 대화하는 느낌"이라며 "오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느낌으로 했다. 사실 어느 순간 촬영이라는 것도 까먹었다. 즐거우니까 술도 생각보다 많이 마시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나비는 "가은이가 컨디션이 좀 내려와있고 저도 몸살이라 오늘은 술이 좀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서로 반가우니까 너무 자연스럽게 마시게 됐고 지금은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말하며 웃었다.

딱 기분 좋을 정도로 취기가 오른 나비와 은가은은 아쉬운 마음에 자리를 좀처럼 떠나지 못하다가 함께 사진을 촬영하며 다양한 포즈로 마지막 '깨발랄 흥'을 쏟아냈다. 촬영 전 "게스트 분들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열심히 놀다 가신다. 그런 진심과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던 나비의 말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집에 안 갈래'는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공개된다. 이날 촬영한 은가은 편은 3월 중 공개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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