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별 담은 5년의 이야기
[더팩트ㅣ최수빈 인턴기자] 사랑과 이별을 마주한 두 남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은 각자의 시간 속으로 흘러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의 프레스콜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박지연 민경아 이충주 최재림, 감독 이지영이 참석했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두 남녀 제이미(이충주·최재림 분)와 캐시(박지연·민경아 분)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헤어지기까지 5년의 시간을 담은 뮤지컬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저 삶의 속도가 달랐던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이지영 감독의 데뷔 이후 처음 단독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이지영 감독은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지금까지 짝사랑을 해온 작품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 공연을 연출로서 참여하게 돼서 너무나 영광이다. 짝사랑이 이뤄지는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며 "관객분들께서도 작품에 많은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연출 소감을 밝혔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단 두 명의 인물만이 무대에 선다. 공연이 진행되는 90분간 배우들은 퇴장 없이 무대 위에 존재하며 상대방의 이야기가 나오는 동안에도 자신의 시간을 살아간다. 그들의 모습은 함께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다른 시간을 살고 있기 때문에 조금씩 엇갈린 행동들을 하고 있다.
이지영 감독은 이러한 독특한 연출을 선택한 계기로 "5년이라는 시간 위에 두 배우와 인물을 올려두고 싶었다. 이별에는 두 사람 모두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공간 속에 물리적으로 같이 있지만 다른 방향과 다른 속도로 나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좀 더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회전 무대를 통해서 두 배우가 서로 어긋나고 함께 만날 때 심리적인 관계와 상황을 위주로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이충주 최재림은 작가 제이미 역을 연기하며 박지연 민경아는 배우 캐시로 분한다. 극 중 캐시와 제이미는 함께한 5년의 시간을 얘기하지만 다른 시간 속에 존재한다. 캐시는 이별부터 첫 만남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제이미는 첫 만남부터 이별한 시간까지를 보여준다. 이런 두 사람은 딱 한 번 그들이 가장 행복하던 순간인 결혼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주한다.
이렇게 반대로 흐르는 타임라인은 두 사람이 시간을 어떻게 보는지와 시간이 그들의 삶과 야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로 작동된다.
배우들은 90분이라는 시간 동안 의상을 갈아입는 딱 한 번의 시간을 제외하고 무대 위에 함께 있고 노래를 부른다. 그러다 보니 배우들의 부담감도 컸을 터다. 하지만 모두 입을 모아 "퇴장이 있는 작품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중 최재림은 "내가 아는 작품은 이게 아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같은 시간대는 아니지만 다른 시간대의 캐시의 노래를 들으면서 미래가 보일 때도 있고 과거가 보일 때도 있다. 그런 지점에서 감정적인 부분들이 되게 신선했고 가사에 반응하는 재미가 있었다'며 "대기 시간 동안 다음 곡을 생각하고 어떻게 제이미의 시간으로 캐시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민경아는 "캐시는 시간을 역순으로 간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초반에는 힘들어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행복해한다. 캐시가 역으로 갈 때 제이미의 시간을 은은하게 흡수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충주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배우로서 정말 모든 걸 던져서 부딪혀볼 만한 큰 도전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매일 매일 공연 중에 숙제를 풀어가는 것 같다. 준비가 다 돼서 무대에 올랐다기보다 매일 과제를 해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이지영 감독은 "사랑의 본질을 추적해 가는 얘기다. 관객분들도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관람을 당부했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4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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