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장르 작품→인터뷰까지 모두 소화
'황야' 속 최지완 役…마동석과 호흡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3, 4월에 '로얄로더' 인터뷰로 또 뵙겠습니다. 인터뷰를 매번 하는 이유요? 어떤 질문이 나올지도 궁금하고 이렇게 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좋아요."
여기, 소처럼 일하는 배우가 있다. 한 해에만 여러 작품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텐데 인터뷰도 웬만해선 빠지지 않는다. "5~6년 전만 해도 이렇게 일할 수 있을지 생각도 못 했지 않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기 때문에 매 순간이 소중하다"며 지칠 시간이 없다는 배우 이준영이다.
이준영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극 중 이준영은 남산(마동석 분)과 동고동락하는 파트너 최지완을 연기했다. 수나(노정의 분)을 구하기 위해 남산과 함께 직진하는 인물이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황야'는 공개 첫날 31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다음날 37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영화부문 글로벌 1위로 올라섰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스페인 등의 나라에서도 순위가 상승하며 92개국 평균 순위 역시 2.6위에서 2.3위로 올라서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에 이준영은 "예상을 전혀 못 했던 성적이라 얼떨떨하다. 요새 좀 체감하고 있다. '황야'가 1위를 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춤을 추러 상수동에 갔는데 외국인들이 알아봐 줬다. 신기해서 '맞다. 그거 나다'고 대답했다"고 소감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이전까지는 국내 팬들 위주로 절 알아봤다면 '황야' 이후로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어딜 가도 관광온 분들이 알아주니까요. 그래서 더 신기한 것 같아요. 이게 OTT가 가진 힘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다만 국내에서는 호불호 반응이 갈렸다. 다소 빈약한 서사 등이 그 이유였다. 이에 이준영은 "어떤 작품이든 호불호가 나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불호 반응이 있다는 걸 듣고 '그냥 그렇구나' 했다. 다만 연기적인 면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 않나. 그럴 때는 어떤 분들에겐 이 모습이 아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 다음 작품 때는 그런 면을 채우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불호 반응은 사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점이지 않나"고 말했다.
이준영이 '황야'에 함께하게 된 건 마동석과 허명행 감독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이준영을 '액션 잘하는 남배우'로 꼽았다. 이준영은 "너무 영광이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보는데 내가 원래도 아포칼립스 장르를 좋아해서인지 재밌게 잘 봤다. 동석 선배의 팬이었던지라 함께 꼭 호흡을 맞추고 싶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알아온 허명행 감독 연출 데뷔작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준영의 말처럼 그와 허명행 감독은 배우와 무술감독으로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다. 실제로 전작인 웨이브 영화 '용감한 시민'의 경우에도 허명행 감독과 함께했으며 '황야'와는 촬영 기간이 한 달가량 겹치기도 했다.
이준영은 "(허명행 감독과) 형 동생 사이였는데 갑자기 감독님이 됐다. 때문에 부담감이 크지 않을까 싶었었다. 더군다나 본인이 감독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저희랑 달라지지 않았겠느냐는 걱정도 됐다. 그러나 허명행 감독은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 현장에서 티를 하나도 안 내고 오히려 배우들을 위한 현장을 만들어줬다"며 "역시 멋있는 형이자 감독님이었다"고 치켜세웠다.
허명행 감독과 마동석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이준영표 액션'인 만큼 이번 촬영에서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더군다나 지완은 완벽한 액션 실력이 아닌 다소 허술한 액션을 그려야 하는 만큼 스탠스 조절이 중요했다. 이에 이준영은 "고민이 많긴 했다. 아직 서툴고 미성숙한 점이 많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디자인했다. 다행히 허명행 감독과 호흡을 많이 했었던지라 디렉팅을 주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돼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리액션 위주의 액션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준영과 마동석은 함께 복싱장에서 훈련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이준영은 "동석 형에게 복싱을 배우고 있다"며 "액션스쿨도 물론 좋긴 하지만 복싱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때여서 바로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알려주겠다고 하셔서 같이 운동을 하게 됐다. 덕분에 많이 친해졌다. 지금은 내 복식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최근 '마스크걸' '용감한 시민'에 연이어 출연하며 눈도장을 찍었지만 '악역'으로 각인된 이준영이다. 때문에 '황야'에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일부 시청자들은 의심의 눈길을 쉽게 거둘 수 없었다. 이준영은 "오랜만의 선역을 보여준 후 주변 지인들은 '이게 진짜 준영이지'라고 좋아했다"고 내심 강조해 웃음을 안겼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바쁘게 달려온 것 같은데 이준영의 차기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로얄로더'가 오는 28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에 왜 자꾸 '이준영 배우를 찾는지'를 물어봤다.
이준영은 '스태프들의 입소문'을 꼽았다. 그는 "매 작품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는 것 같다. 감사하게도 항상 같이 일한 스태프분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그래서인지 현장에 가면 '저번에 ~랑 같이 했죠. 칭찬 많이 들었다'고 말씀을 해준다. 그래서인지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그렇게 달려오다 보니 어느덧 데뷔 11년 차가 된 이준영이다. 초조했던 과거와 달리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그는 "예전에는 잘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스스로를 옥죄고 괴롭게 했었다. 반면 지금은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을 잘 유지하기 위해 교만해지지 않기 위해 나를 잡는다"고 밝혔다.
"제 사람들이랑 그리고 절 응원해주는 사람들이랑 행복하고 재밌게 걸어가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별탈없이 잘 걷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가요?(웃음) 언젠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저답게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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