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찌빠', 최근 2049 시청자 사이에서 입소문
"서장훈, 맏형으로서 책임감 있어"
"편안한 웃음 줄 수 있는 프로그램 만들고파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일요일 오후 4시 45분 방송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덩치 서바이벌-먹찌빠'(이하 '먹지빠')는 오디션, 관찰 예능이 여전히 대세인 방송가에 오랜만에 새롭게 등장한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연예계에서 내로라하는 덩치를 자랑하는 이들이 대거 모여 원초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이 프로그램은 최근 젊은 시청자 사이에서 소소하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서울 상암 SBS 프리즘타워에서 만난 박 PD는 "홈페이지나 유튜브 댓글, SNS에서 재밌다는 반응이 더러 있는 것을 봤다"며 "웃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러한 반응들을 보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정글의 법칙', '미운 우리 새끼' 등을 연출한 박 PD가 '먹찌빠'를 기획한 이유는 원초적인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그는 "덩치가 큰 분들을 모아서 게임과 먹방을 접목하면 재밌는 그림이 나올 것 같았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먹찌빠'에는 서장훈 박나래 신동 이국주 나선욱 풍자 이호철 신기루 이규호 최준석 등 10명의 멤버가 출연한다. 박 PD는 "덩치 큰 분들의 리스트를 쭉 모은 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을 위주로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예능이었다면 그저 '덩치' 캐릭터였을 출연자들은 이곳에 모여 각자 다양한 캐릭터를 얻었다. 서장훈이 '테리우스' '김우빈' '모델' 등 여러 별명을 얻으며 미남 이미지를 얻은 것도 '먹찌빠'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출연자의 색다른 캐릭터성이 부각되며 다양한 '케미'도 나온다.
"출연자들이 모두 덩치가 크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서로를 편안해 하는 것 같아요. 그 속에서 예상치 않는 '케미'도 나오고 있어요. 버라이어티 예능은 관계성이 만들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10회 쯤 넘어가니 출연자 간 다양한 모습들이 나오고 있어요. 이를 테면 신기루 씨나 서장훈 씨의 조합은 '덩실남매'라고 표현하는데 두 분의 조합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죠."
매 회 독특한 미션도 화제다. 물 위에 수천 개의 탁구공을 띄워 몸으로 튕겨내기, 엉덩이에 메단 연필을 활용해 페트병을 들어 올리기, 쌈밥에 들어간 식재료 맞히기 등 기발한 미션은 매 회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러한 미션들은 제작진의 밤샘 회의와 시뮬레이션을 거쳐 탄생하고 있다.
"보통 게임을 하는 버라이어티는 제작진이 시뮬레이션을 해봐요. 저희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을 하는데 초창기 때는 실패가 많았어요. 시뮬레이션을 할 때는 잘 되던 게임이 촬영 때는 안 되는 경우가 있었죠. 제작진과 출연자의 체격 차이 때문이었어요. 이후에는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출연자들과 비슷한 체격의 친구를 한 명 동행해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어요."
프로그램의 매력 중 하나는 모든 출연자가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한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조차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다. 박 PD도 "다들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지 저희도 모르겠다. 그런 게 이 프로그램의 재미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며 웃음 지었다.
'먹찌빠'의 다양한 출연자 중 가장 의외의 매력을 보여주는 이는 서장훈이다. 7년 만에 야외 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그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수상할 정도로 열심히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 17일 게스트로 출연한 이상민 역시 서장훈을 향해 "이 프로그램에 투자했냐"며 "'아는 형님'에선 이렇지 않은데 여기선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박 PD는 "서장훈이 스튜디오 예능 위주로 해와서 야외 버라이어티도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맏형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정말 열심히 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먹찌빠'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밥친구 예능'(밥 먹으며 편안하게 보는 예능)으로 소소하게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시청률 2~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새해 들어 시청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박중원 PD는 "요즘 TV를 보시는 분들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제작진과 멤버들이 지금 분위기, 또는 그 이상으로 이어간다면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바랐다.
"가족들이 모여서 큰 거부감 없이 재밌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표에요. '먹찌빠'가 일요일 저녁에 편안히 누워서 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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