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운 신곡 'Quiz'로 댄스 챌린지 도전기
정세운 "포인트는 깜찍하고 뻔뻔하게"
'댄스 챌린지'는 K팝의 주요한 구성 요소가 됐다. 빼놓을 수 없는 신곡 홍보 수단으로 자리잡았음은 물론이고 묻혀 있던 곡에 새롭게 생명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아예 챌린지 맞춤용 음원인 '스페드 업' 버전을 따로 공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댄스 챌린지'가 뭐길래 이토록 열광인지 직접 체험해보고 업계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스치듯이 여러 댄스 챌린지 영상을 봤지만 한 번도 따라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 없다. 춤이라곤 딱히 춰본 적이 없으니 아무래도 관심 밖이었고 나이 40대의 기자와는 상관없는 영역이었다. '춤알못'(춤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 시도해보지 않아 확신할 순 없지만 분명 '몸치'(간단한 몸놀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다.
호기심은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따라하고 즐기는 댄스 챌린지 아닌가. 왜 이렇게까지 열풍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가도 간혹 챌린지 영상을 보면 내적 흥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게 느껴져 뻣뻣한 몸만 아니라면 한 번쯤 해봤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실 손동작 정도 한두 번 흉내내보긴 했다. 그조차도 어려워 엄두를 못냈다.
그러다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은 '댄스 챌린지'를 기사로 다뤄야겠다고 생각했고 이참에 한 번 도전해보자고 결심했다. '이런 나도 즐길 수 있다면 진짜 즐거운 거다'라는 마음으로!!
일단 댄스 챌린지 영상을 몇 개 살폈다. 지난해 연말 '첫눈'의 음원차트 역주행을 견인한 '첫눈 챌린지'가 떠올라 가장 먼저 찾아봤다. 단번에는 아니더라도 몇 번 연습하면 어설프게나마 흉내는 낼 수 있을 거 같았다. 유력한 후보로 '킵'했다. 이후 몇몇 곡의 챌린지 영상을 더 봤는데 눈으로 동작을 따라가기도 어려웠다.
그때 운명처럼 한 곡이 스쳤다. 정세운의 6번째 미니 앨범 'Quiz(퀴즈)'의 타이틀곡 'Quiz'다. 발매 전 인터뷰를 할 때 처음 들었다가 듣기 편한 멜로디와 잔잔한 그루브, 매력적인 음색에 꽂혀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두고 종종 들었던 곡이다. "율동 수준의 댄스 챌린지도 있다"고 했던 정세운의 말도 떠올랐다.
정세운의 '퀴즈 댄스 챌린지' 영상을 검색했다. 역시나 만만치 않아보였지만 손동작 위주라 '이건 해볼만 하다' 싶었다. 기왕 하는 거 정세운에게 동작을 배우고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정중하게 협조를 요청했고 성사됐다. 이틀 후 정세운이 라디오 스케줄을 가기 전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워낙 '몸치'다 보니 영상 촬영 때 시간이 오래 걸릴까 싶어 정세운이 여러 스타들과 함께 챌린지를 하는 걸 찾아 보며 눈으로 익혔다. 아이브 장원영 레이와 챌린지는 깜찍했고 하이라이트 윤두준과의 챌린지는 동작이 눈에 가장 잘 들어왔다. 같은 춤이지만 누구와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 달라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중 가장 큰 용기를 얻은 건 정세운과 함께 'Quiz'를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싱을 담당한 선우정아 그리고 아이돌에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한 배우 박소현의 챌린지 영상이다. 춤을 많이 추는 다른 가수들에 비해 동작은 조금 어설프지만 따라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당일.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 지하 안무 연습실로 갔다. 기다리고 있던 정세운이 반갑게 맞아줬다. 정세운은 "춤을 가끔 추냐"고 물었다. "전~혀 없다"고 하자 정세운은 "그럼 갑자기 용기를 낸 이유가"라며 궁금해했다. "워낙 유행이라 도전해 보려고 슥 찾아봤다"고 설명하자 정세운은 "아~ 이건 해볼 만 하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세운은 도입부의 '토끼 귀' 안무부터 친절하게 설명해줬고 동작들을 구분해서 몇차례 반복 학습을 했다. 평소 다른 연예인과 댄스 챌린지를 할 때도 이렇게 학습 과정이 필요할까 궁금했다. 들어 보니 즉흥적으로 몇 번 보고 하는 경우도 있고 미리 영상을 보내준 뒤에 만나서 바로 챌린지를 하기도 한다.
정세운은 "이 챌린지의 핵심은 깜찍해야 한다. 어느 구석에 있는 깜찍한 자아를 꺼내야 된다"고 위트 있게 설명했고 "노래를 들으면서 하면 생각보다 빠를 수 있는데 당황하지 말고 뻔뻔하게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용기를 북돋워줬다.
연습을 마치고 마침내 정식으로 '퀴즈 댄스 챌린지'를 시작했다. 이게 뭐라고 살짝 긴장이 됐지만 정세운의 친절한 구령에 맞춰 크게 박자를 놓치거나 손동작이 틀리지 않고 무사히 마쳤다. 동작을 배우는 동안에도 즐거웠지만 끝나는 동시에 뿌듯함과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이래서 댄스 챌린지를 하나 싶었다.
정세운은 "너무 완벽하지 않아도 이 자체를 즐기는 게 중요하다. 사람들 새로 만나서 알려드리고 같이 춤을 추고 그러는 게"라고 말했다. 누구와 했던 챌린지가 기억에 남는지 묻자 "(김)재환이 형은 대학교 동기인데 친한 형이랑 데뷔를 하고 챌린지를 하니까 아무래도 더 편하고 재미있게 했던 거 같다"고 떠올렸다.
최근 가요계는 가수들이 서로 '챌린지 품앗이'를 해주는 게 일반화됐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정세운은 "전 춤에 큰 부담감이 없다. 노래나 악기 연주 챌린지라면 부담이 있을 텐데 춤은 즐기는 입장이고 틀린다고 문제가 일어나는 건 아니니까 재미있게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친절한 정세운의 도움으로 첫 댄스 챌린지 도전을 무사히 하고 관련해 간단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그날 댄스 챌린지 이후 나도 모르게 계속 흥얼거리고 있다. '난 답을 알아 그건 매일 달라 / 답은 많아 틀릴 것도 별로 없어 참 쉬워 / 오늘은 이거 내일은 저거 다 해봐 / 난 답을 알아 내가 제일 잘 알아 / 정하지 마 그건 내 답 아냐 / 한 치 앞 모름 이 세상은 Quiz / 내 답은 보기 중엔 없어'. 'Quiz'의 댄스 챌린지 구간 가사다. 세상에..중독됐다.
그래서 결론은.. 댄스 챌린지 해보니 은근 재미있다. 이래서 하는 구나. 또 해볼 만하다! "쉘 위(Shall We) 댄스 챌린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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