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계약 만료 후 타사 이적 대신 기획사 설립 사례 늘어
"1인 기획사, 자율성이 장점이지만 운영 미숙 위험성 있어"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아이돌 그룹은 통상 전속계약 기간인 7년이 지나면 재계약 혹은 이적의 갈림에 서게 된다. 3세대 아이돌부터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취하는 것이 드물지 않아지며 재계약을 하지 않고 개인활동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새 소속사를 찾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확고한 목표를 갖고 1인 기획사를 세우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톱 걸그룹 블랙핑크다. 지난해 블랙핑크 네 멤버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후 그룹 활동 한정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제니는 최근 모친과 함께 1인 기획사 설립을 발표했고, 지수도 친오빠와 손잡고 개인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제니는 지난해 11월 오드 아틀리에(ODD ATELIER, OA)를 설립하고, 12월 이 사실을 SNS를 통해 알렸다. 제니는 지난 2일 KBS 2TV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첫 녹화에 게스트로 출연해 1인 기획사 설립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개인 활동은 조금 더 자유롭게 해보고 싶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는 것이 제니의 설명이다.
같은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도 친오빠가 대표로 있는 회사 엔터 사업을 시작할 것을 예고했다. 지난달 지수의 친오빠가 대표로 있는 영유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는 구인구직 플랫폼에 지수의 사진을 내걸고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알리며 채용공고를 올렸다.
이 채용공고에 따르면 사명은 Blissoo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K팝 산업에서 글로벌하게,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할 스타트업"이라며 "어떤 회사에서도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아티스트와 스타트업의 만남. 아티스트의 성장과 함께 더욱 K팝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사업을 국내/외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라는 회사 설명도 적혀있다.
블랙핑크에 앞서 기존 소속사를 나와 직접 기획사를 설립한 또 다른 아이돌 가수들도 있다.
그룹 펜타곤 멤버 키노는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지난달 15일 1인 기획사 네이키드(NAKED) 설립 소식을 알렸다. 사명 네이키드는 꾸미지 않은 본연 그대로의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키노는 "네이키드에서 마주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금껏 보여드리지 않았던 저의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며 다채로운 솔로 활동을 예고했다.
그룹 아스트로 출신 라키도 지난해 8월 1인 기획사 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11월 솔로 데뷔 쇼케이스에서 회사 설립 이유에 대해 "음악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에 음악과 무대를 준비해 왔다"며 "마음이 가는 쪽으로 선택하다 보니까 회사를 설립하면서까지 팬들에게 빨리 나타나고 싶은 마음에 설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작자로서의 포부도 내비쳤다. 라키는 쇼케이스에서 "저는 오랜 연습생과 가수 경력이 있으니 나중에 제 몸 하나 건사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천천히 다른 아티스트도 영입하고 싶고, 팀도 기획해 보고 싶다"면서 "가수든 댄서든 국한 없이 원파인데이엔터테인먼트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기획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아이돌 가수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색을 더 뚜렷하게 보여주고, 더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1인 기획사를 차리는 것을 보고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1인 기획사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자율성"이라며 "대형 기획사는 사생활 등 여러 방면에서 통제받는 반면, 1인 기획사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최우선으로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어릴 적 데뷔한 아이돌 가수들 중 자유로운 활동을 갈망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익 분배 측면에서도 다른 소속사보다 1인 기획사가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1인 기획사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형 기획사에 비해 규모나 인력이 적다 보니 회사 운영이 미숙한 경우가 많다. 아울러 아티스트가 회사를 이끄는 만큼 팬들도 쉽사리 불만의 목소리를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관계자는 "1인 기획사는 전문 인력들이 대거 모여있는 대형 기획사와 운영 능력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리스크 관리에 취약하다는 점도 큰 단점으로 꼽힌다"며 "그러나 팬들도 회사를 욕하는 것을 '아티스트 얼굴에 침 뱉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만이 쌓이면 조용한 팬덤 이탈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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