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니 앨범 '사랑을 사람으로 그린다면' 발매
작사 작곡 편곡에 기타 연주까지 만능 싱어송라이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어렸을 때부터 신동으로 불리며 이미 평생 함께할 거라고 생각했던 기타연주가, 작사 작곡에 편곡까지 직접 하는 울림 있는 목소리의 싱어송라이터, 단발이 아주 잘 어울리는 오밀조밀 귀여운 외모에 시간이 나면 체육관에 가 샌드백을 두드리는 반전 매력. 이제 막 첫발을 뗀 연정을 설명하는 키워드들이다.
지난해 제33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머피의 법칙'으로 장려상을 받은 연정은 지난 5월 빌리어코스티 오왠 등을 키워낸 인디 음악 전문 레이블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DHPE)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지난 8월 싱글 '시간에 대하여'와 지난달 첫 미니 앨범 '사랑을 사람으로 그린다면'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음악 행보를 시작했다.
'본격적'이라고는 하지만 일주일에 하루는 한 중학교에서 방과 후 음악 선생님이고 또 하루는 음악 학원에서 기타 레슨을 한다. 연정은 "빨리 음악에만 전념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싱글 위주의 음악 시장에서 빠르게 미니 앨범을 발매한 건 이를 향한 묵직한 한걸음이고 그래서 더 유의미하다.
'사랑을 사람으로 그린다면'은 록 음악을 바탕으로 연정만의 감성과 음악 색깔을 입힌 자작곡 5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사랑을 얻은 나는'을 이요한과 공동 편곡한 것을 제외하고 전곡 작사 작곡 편곡을 혼자 해냈다. 기타 연주도 물론 그가 직접 했다. 그것도 어쿠스틱 기타와 더불어 일렉트로닉 기타 연주까지.
연정은 그렇게 쓰고 연주하고 노래하며 다채로운 사랑 그리고 삶의 정서와 감정을 '사랑을 사람으로 그린다면'을 통해 꺼내놨다.
더 놀라운 건 연정이 곡을 쓰시 시작한 게 불과 2년 남짓이다. 연정은 초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쳤고 예술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기타를 전공했다. "평생 기타만 칠 줄 알았다"는 그는 코로나19 펜데믹이 시작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곡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썼으니까 한 번 불러볼까"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음악 프로그램 다루는 걸 배웠었는데 재미있었어요. 그걸로 하다가 자연스럽게 곡을 쓰게 됐는데 처음부터 잘 써졌어요.(웃음) 쓰다 보니까 악기 구성까지 생각하게 되고 편곡까지 하게 된 거죠. 그렇게 쓴 곡을 불러보다가 싱어송라이터로 전환이 됐어요. 전엔 제가 노래를 하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웃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장려상 수상작 '머피의 법칙'은 연정이 사운드 클라우드에 처음 올린 자작곡이다. 소속사 대표가 연정에게 빠져든 계기도 이 곡이다. 연정은 이후에도 여러 곡들을 써놨는데 이를 들은 회사 대표는 서둘러 미니 앨범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연정은 완성도 높은 곡들을 추려 첫 미니 앨범을 꾸렸다.
"이 앨범을 들으시면 제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와 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사랑과 삶에 대한 노래들을 수록했어요. 개인적으로 사랑 얘기를 안 좋아했는데 곡을 쓰다 보니까 사랑 얘기가 나오더라고요.(웃음) 사람과 사랑은 뗄 수 없는 거 같아요. 이 곡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했어요."
첫 트랙이자 타이틀곡 '사랑을 얻은 나는'은 다양한 사랑의 본질을 얘기한다. 연정은 자기 자신보다 나를 더 사랑해 주는 사람을 보며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이 곡을 썼다. 잔잔하게 흐르는 감성 발라드로 중독성이 있는 멜로디에 연정의 보컬과 기타가 건반 베이스 드럼과 최상의 조화를 이뤄 세련된 밴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회사 들어오기 직전에 쓴 곡이에요.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썼어요. 가사 중에 '사랑을 사람으로 그린다면 그대 모습일 거야'를 먼저 떠올리고 완성했어요. 써놓고 보니까 사랑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고 다 해당하는 거 같더라고요. 나를 진짜 사랑해주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가사를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듣기 편안한 타이틀곡을 제외한 수록곡들은 밴드 사운드가 강한 곡들이다. 연정의 걸출한 기타 연주는 물론이고 그녀의 반전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트랙 '내 마지막이 이리 저문다면'은 저녁 노을을 보며 만든 곡이다. 깔끔한 일렉기타 사운드와 애틋한 보컬이 돋보인다. 세 번째 트랙 '머피의 법칙'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장려상 수상곡이다. 기존의 어쿠스틱 기타의 포크 스타일을 록 밴드 스타일로 편곡해 실었다. 기타리스트 연정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머피의 법칙'은 풀 밴드를 생각하고 만든 곡인데 경연대회에 혼자 나가야 해서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서 나갔었어요. 지금 버전이 사실 원래 버전이에요."
네 번째 트랙은 더블 타이틀곡 '숨바꼭질'이다. 연정의 플랜저 등 기타 이펙트 사운드가 입혀진 일렉 기타와 보컬로 시작 점점 각 악기들이 자연스럽게 빌드업 되어가며 14인조 필스트링의 현악기까지 더해져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연정은 담담한 보컬로 "나와의 숨바꼭질을 끝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아간다고 생각했어요.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게 어떨까 해서 쓰게 된 곡에요.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 오면 늘 뭔가를 느끼거든요. 내가 혼자 있을 때 모습이랑 사회생활 할 때 모습이 같나 그런 생각들을 해요. 그런 마음을 담았어요."
마지막 트랙 '놀이터'는 연정의 강렬한 일렉 기타가 돋보이는 곡으로 레트로한 록 사운드를 들려준다. 연정이 대학교 과제로 만든 곡인데 이후 더 발전시켜서 앨범에 실었다.
이 트랙들이 실린 앨범 '사랑을 사람으로 그린다면'은 사랑을 주제로 한 연정의 감정과 연정의 음악 색깔을 명확히 드러낸다. 그리고 이 모든 걸 관통하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공감'이다. 연정은 "뻔할 수도 있는데 위로받거나 공감하고 싶어서 노래를 듣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만들었고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이 없을 땐 주로 집에서 기타 치면서 노래를 흥얼거린다는 연정. 그에게도 꾸준히 하는 취미가 있다. 바로 복싱이다. 연정은 "운동을 하고 싶어서 요가도 떠올려 봤는데 왠지 나랑 안 어울릴 거 같았고 샌드백 치는 게 좋더라"며 "앨범 준비하면서 한동안 못 갔는데 빨리 다시 가야겠다"고 말했다.
연정의 귀여운 얼굴에서 샌드백을 치는 모습이 쉽게 연상되지 않았다. 그 전에 차분한 중저음의 목소리도 예상 밖의 범주이긴 했다. 거기다 살벌한 기타 연주까지 뻔한 건 없었다. 첫 미니 앨범 '사랑을 사람으로 그린다면'으로 유의미한 주춧돌을 놓은 연정의 다음 음악과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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