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기자 강우학 역 맡아 연기 호평
"빅스 활동 불참 아쉬워…팬들에게 미안"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무인도의 디바'는 배우 차학연이 가진 것들을 조금 더 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표현도 더 자유로워지고 앞으로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어요."
배우 차학연에게 '무인도의 디바'는 연기 욕심을 더 심어준 작품이다. 그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밝고 유쾌한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고 연기에 자신감도 얻었다.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극본 박혜련·은열, 연출 오충환)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서목하(박은빈 분)가 가수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지난 3일 최고 시청률 9.0%(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차학연은 극 중 어린 시절 기억을 잃은 방송사 사회부 기자 강우학을 연기했다. 강우학은 이성적이지만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따스함이 있는 인물로 때로는 허당 같고 유쾌함도 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차학연은 강우학의 이런 면모에 이끌려 출연을 결정했다.
"우학이는 밝고 명랑하고 철없이 보이지만 속은 따뜻하고 무게감이 있어요.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품을 줄 아는 사람이에요. 우학이를 연기하며 그 안에서 같이 호흡하고 싶다. 재밌는 장면은 더 재밌게, 감정 연기는 더 깊이 표현하고 싶었어요. 차학연으로서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이처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강우학을 차학연은 어떻게 연기했을까. 차학연은 "감독님과 작가님도 '우학이는 낙차가 큰 캐릭터'라고 미리 얘기하셨다. 밝은 인물 같지만 후에는 깊은 감정연기도 많을 예정이니 준비해 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우학이가 변하는 기점을 자신이 채호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으로 잡았다. 그전에는 티 없이 맑았다면 진짜 이름을 알게 된 뒤에는 우학이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적으로는 침착하고 책임감 있는 우학이를 그려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무인도의 디바'가 방송되는 기간 동안 차학연의 연기에 대한 호평도 많았다. 차학연은 "댓글을 다 찾아본다"면서 "좋은 반응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았고 연기를 하며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도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 뒤에는 차학연의 노력이 있었다. 기자 역할을 위해 아나운서의 녹음을 듣고 음정을 따라 해보는가 하면 한강에서 리포팅을 연습도 해봤다고 한다. 홀로 캠피장에 가서 격한 감정 연기를 연습한 적도 있고, 심지어는 밥도 거르며 리허설도 해봤다고 한다.
"집에서 연기 연습하는 걸 많이 찍어봤어요. 우학이는 다른 방식으로 눈물을 흘려보고 싶어서 혼자 울다가 '아 이거다' 하면서 박수치는 모습이 찍힌 것도 있어요. 태블릿 PC에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연습 동영상이 많아요. 하하."
차학연이 생각하는 강우학과 자신의 싱크로율은 80%다. 그는 "우학이와 제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팬분들은 비슷하다고 하시더라"라며 "우학이 MBTI가 F(감정형)이라면 저는 T(직관형)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하를 무한정 지지해 주는 모습도 저와 많이 맞닿아 있다. 저도 좋아하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늘 그렇게 울타리가 돼주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박은빈 채종협 등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은 만족스러웠다. 특히 차학연은 연기 대선배인 박은빈을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고 표현하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떤 연기를 하고 어떤 리액션을 하든 그 속까지 알아봐 주는 배우들을 만났어요. 내 연기를 잘 받아줄 분들이 있으니 우학이를 더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었죠. 특히 박은빈 씨는 사소한 감정 연기를 해도 꿰뚫어 보더라고요. 표정이나 눈빛에서 오는 감동이나 감정도 정말 좋고요. 제가 준비한 것보다 더 풍부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또 가수로서 박은빈에게 노래 조언을 해준 게 없느냐고 묻자 차학연은 "차학연으로서 봐도, 우학이로서 봐도 목하의 노래는 100점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2년 빅스 리더로 데뷔한 차학연은 2014년 MBC '호텔킹'을 시작으로 꾸준히 연기를 해왔다. 2020년 군 전역 후에는 음악 활동보다 연기 활동에 방점을 찍고 있다. 차학연은 "입대 전 '붉은 달 푸른 해'를 찍었다. 이 작품을 끝나고 앞으로 더 도전을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후 군대에 가서 연기를 위해 발성 연습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9년 동안 배우로 활약한 차학연은 '터널' '붉은 달 푸른 해' '마인' 등 장르물이나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에서 유독 많은 임팩트를 남겼다. 때문에 그간 어두운 대본이 많이 들어왔지만 '무인도의 디바' 이후에는 더 다양한 작품의 대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차학연은 "예전엔 슬픔을 가진 역할을 많이 제안해 주셨다면 '무인도의 디바' 이후에는 반반이다. 우학이가 큰 역학을 해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연기를 하며 주연 욕심도 점점 더 생긴다는 차학연이다. 그는 "이렇게 한 작품 끌어가는 박은빈 씨를 보며 욕심이 생겼다. 지금까진 내가 있는 자리에서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지만 이제 조금씩 욕심이 생긴다. 더 잘해보고 싶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지만 언젠가 한 작품을 이끌어가고 싶다"고 바랐다.
올해 차학연은 MBC '조선변호사'에 이어 tvN '무인도의 디바'까지 두 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쉼 없이 달렸다. 다만 바쁜 스케줄 탓에 빅스 앨범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올해 가장 죄송한 마음이 드는 부분"이라며 아쉬워했다. 빅스는 지난 11월 24일 4년 2개월 만의 신보를 발표했다.
차학연은 '무인도의 디바' 촬영 일정과 앨범 준비 기간이 겹쳐서 어쩔 수 없이 빅스 활동에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며 미안함을 내비쳤다. 그러나 여전히 멤버들과 끈끈함을 드러내며 다음 앨범 활동 참여에 대한 기대감을 심었다.
"팬분들은 당연히 서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팬분들에게도 멤버들에게도 미안함이 크죠. 저는 서운하고 속상할 자격이 없어요. 멤버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봤어요. 서로 활동을 잘 보고 있다고 연락도 자주 해요. 멤버들과 항상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좋은 기회에 앨범 활동을 함께 하고 싶어요."
내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차학연의 목표다. 그는 "올해는 팬분들에게 죄송한 일 많았으니 내년에는 그걸 해소할 수 있는 시간 있었으면 한다"면서 "배우로서는 지금처럼 천천히 걸어갔으면 좋겠다. 갑자기 두, 세 계단씩 오르지 않고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배우로서 차학연은 자신만의 '바위집'을 만들고 있다. 그 바위집이란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크고 단단하게 지어질 그의 바위집이 완성되는 날엔 또 어떠한 모습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올해는 욕심이 많이 생긴 한 해에요. 저만의 바위집을 짓기 위해 천천히 쌓아가고 있어요. 내년에는 그 집에 방을 3개 정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보다 더 커진 제 연기의 집을 만들어갈 테니 완성될 때까지 잘 지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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