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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영수, 코미디협회장 '23년 봉사' 후 아름다운 퇴진 [TF확대경]

  • 연예 | 2023-12-11 10:20

후임 김학래 2024년 1월부터 임기 '단독 출마후 추대 형식'
임기중 매년 평균 3000만 원씩 모두 3억 여원 자발적 기부


엄영수가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사령탑을 방송 선배이자 절친동료인 김학래에게 물려주고 아름다운 퇴진을 한다. 후임 김학래는 얼마전 코미디언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추대형식으로 당선됐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고 송해의 영결식 당시. /이동률 기자
엄영수가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사령탑을 방송 선배이자 절친동료인 김학래에게 물려주고 아름다운 퇴진을 한다. 후임 김학래는 얼마전 코미디언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추대형식으로 당선됐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고 송해의 영결식 당시.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엄영수는 1981년 MBC 문화방송 라디오 제1기 개그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지금도 왕성하게 방송활동 중인 최양락이 그의 데뷔 동기다.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폭발하는 인기를 누린 적이 없어도 그의 존재감은 방송 선후배들이 먼저 인정할 만큼 독보적이다.

그에게는 개그계 동료들이 붙여준 영예로운 꼬리표가 있다. 다름아닌 '희극인 집사'다. 20년 넘게 (사)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를 이끌며 '봉사의 길'을 걸어온 덕분이다. 몸에 밴 그의 봉사와 배려는 선후배 모두 인정하는 귀감이 됐다.

"따져보니 정확히 23년이더라고요. 협회가 출발할 당시엔 누구도 나서지 않았어요. 어느정도 자리가 잡혔을 때도 선뜻 맡으려는 후임자가 없었죠. 어쩔수 없이 '한번만 더' '한번만 더' 마지막이라고 손사래를 치다가 그만 이렇게 오래 되고 말았네요."

엄영수가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사령탑을 방송 선배이자 절친동료인 김학래에게 물려주고 아름다운 퇴진을 한다. 후임 김학래는 얼마전 코미디언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추대형식으로 당선됐다.

대한방송코미디언협회는 방송 연예계의 친목과 권익을 위해 만들어진 유관단체 중 유일하게 보수 없이 봉사해야하는 자리다. 협회를 이끌기 위한 자기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어렵다.

엄영수는 코미디협회장을 이끌면서 자비로 매년 평균 3000만 원씩 모두 3억 여원을 협회에 기부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는 코미디언협회 법인 통장을 개설한 2010년 이후부터 10여 년간이고, 이전에도 협회 운영비나 각종 행사에 자발적 후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협회에 조용히 기부한 후원금은 대부분 협회와 방송3사 코미디언실 구성원들의 애경사 비용에 사용됐다. 형편이 어려운 희극인들의 긴급 수술비, 심지어 가족이 흩어져 노숙 상태로 세상을 떠난 원로 선배들의 장례비로도 지원됐다.

유랑극단 원로 코미디 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은 '원조 개그맨'으로 7080개그맨과 개콘세대의 젊은 개그맨들을 두루 아우르는 유일한 소통의 끈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더팩트 DB
유랑극단 원로 코미디 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은 '원조 개그맨'으로 7080개그맨과 개콘세대의 젊은 개그맨들을 두루 아우르는 유일한 소통의 끈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더팩트 DB

유랑극단 원로 코미디 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은 '원조 개그맨'으로 7080개그맨과 개콘세대의 젊은 개그맨들을 두루 아우르는 유일한 소통의 끈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코미디언협회 선배이자 동료인 임하룡은 "엄영수 씨는 모든 코미디언들이 인정하는 봉사 아이콘"이라며 "고 배삼룡 남보원 백남봉 남철 송해 선배님, 그리고 가장 최근의 고 서세원 씨 장례식까지 협회 내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을 앞장서 솔선수범하신 훈륭한 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그맨 서세원이 세상을 떠났을 때 보여준 그의 의리는 '작은 거인'의 면모로 비쳤다. 오랫동안 코미디언들과 단절된 생활을 한 서세원에 대해 부정적 시선으로 설왕설래했을 때도 그는 "세상 인심은 어디나 다 똑같다. 아무리 잘 살아도 막상 떠나고 나면 공과는 다 있게 마련이다. 한때 우리 모두가 사랑했던 동료 희극인을 이럴 때 외면해선 안된다"며 코미디언협회장으로 적극 밀어부쳤다.

데뷔 이후 40년 이상 본명인 엄용수로 활동하다 코로나 직전 평소 호형호제하며 가깝게 지내는 '연예계 절친 선배' 조영남의 권유를 받아 엄영수로 개명했다. 홍익대학교 공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1977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엄영수는 이달 24일까지 엄영수가 인수인계를 하고, 바통을 이어받은 김학래는 2024년 1월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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