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이성민 정만식 김성균 정해인 등 '현실감 연기' 한몫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 의도적인 픽션 가미해 '흥미' 극대화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12.12는 육군 내 불법 사조직 하나회를 중심으로 전두환이 주도해 일으킨 군사 쿠데타다. 사실상 제5공화국의 출발점이 된 사건이다. '12.12 사태' 또는 '12.12 사건'으로 불리다 김영삼 정부 당시 반정부 군사 쿠데타(내란)로 재정의 됐다. '12.12 군사반란'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함께 실려있는 사진 하나가 눈에 띈다.
"군 조직을 장악하고, 모든 직책을 자기편으로 배치한 다음 기분 좋게 찍은 사진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승리의 기록이 부끄러운 역사로 남길 바랐어요. 영화가 끝날 때 사진을 넣은 건,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된 게 바로 이 사진이기 때문이에요. 관객들도 다시 들어가서 찾아보길 바랐어요."('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의 언론 인터뷰 중에서)
◆올해 1000만 영화 반열 오른 '범죄도시3' 이후 가장 빠른 흥행 속도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그린 영화다. 김 감독은 일촉즉발의 9시간을 141분에 촘촘히 녹여내며 44년 동안 품고 있던 오랜 숙제이자 수수께끼를 풀어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김 감독은 육군참모총장 납치 순간 한밤 중 총격전을 실제로 들은 시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개봉을 앞두고 가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군사 반란을 일으킨 사람들을 나쁘게 이야기하는 영화임에도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다 행여라도 멋진 악당처럼 묘사될까 봐 걱정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진압군을 부각해 반란군의 잘못을 꼬집고 싶었고,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반란군에 맞선 진짜 군인들의 이야기로 확장시키고자 했다.
'서울의 봄'은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에 빗댄 것으로, 신군부가 광주 5 .18민주화 운동에 군인을 투입해 수많은 희생자를 남긴 채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종결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담은 표현이다. 영화 '서울의 봄'은 영화 '1987' '택시운전사' '남산의 부장들'과 함께 제5공화국의 시작과 끝을 기록한 완결판인 셈이다.
◆손익분기점 460만 명, 5공화국 관련 영화 흥행 기록 넘을 지도 주목
영화 '서울의 봄'이 연말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12일 만에 관객 400만 명을 돌파했다. 4일 오전 1시 기준 누적 관객수는 425만 명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OTT가 활성화되면서 침체한 극장가에 모처럼 생기가 되살아난 분위기다. 이전 5공화국 관련 영화들의 흥행 기록을 뛰어넘을지도 관심사다. 손익분기점은 460만 명이다.
관객들을 몰입할 수 있게 한 이유는 뭘까. 역사적 고증으로만 차곡 차곡 나열된 시나리오는 다큐멘터리로 흐르기 십상이다.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임에도 의도적인 픽션을 가미해 흥미를 극대화시켰다. 정우성이 연기한 이태신 캐릭터는 '불같은 성격의' 실존 인물(장태완)과 확연히 다르다. 광화문 광장의 대치 장면도 실제로는 없는 부분이다.
영화의 흥행은 입소문도 중요하다. 입소문이 나려면 관객과의 공감대가 뚜렷해야한다. 또 탄탄한 시나리오 구성과 의도된 스토리텔링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돼야 완벽하게 빛을 낼 수 있다.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정만식 김성균 안내상 이준혁 정해인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가 연말 극장가를 후끈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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