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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2'도 긴 말 필요 없는 '차승원표 캐릭터' [TF인터뷰]

  • 연예 | 2023-12-01 06:00

5년 만에 '독전' 새 시리즈로 돌아온 차승원
지난 17일 공개…브라이언 役으로 활약 


배우 차승원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차승원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차승원표'라는 말이 따로 필요할까. 차승원이 원하고 바라는 방식으로 변주를 주며 연기한 캐릭터야 말로 '차승원표 캐릭터'의 탄생이 아닐까. 배우 차승원이 연기와 작품을 대하는 자세다.

차승원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독전2'(감독 백종열)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7일 공개된 '독전2'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분),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 분)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 분)의 독한 전쟁을 그린 작품이다.

2018년 베일을 벗었던 1편의 용산역 혈투와 노르웨이 사이의 공백을 채우는 '독전2'는 한국 영화 사상 첫 미드퀄 작품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차승원은 이 방식과 관련해 "함정도 많고 변수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역 혈투와 노르웨이 사이의 브라이언이 어떤 일을 했을지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자세, 행동, 비주얼 등의 면에서 1편과 결이 다른 브라이언을 그려내고 싶었다는 이야기 또한 들을 수 있었다. 차승원에게 브라이언은 큰 애착을 품고 있는 캐릭터다.

차승원은 조진웅과 1,2편에 모두 출연했다. 5년 만에 돌아온 새 시리즈에도 함께하게 된 이유가 있었을까. 그는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 배역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전2'가 기획이 된다고 했을 때, '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브라이언을 잘 마무리해야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이선생의 정체라든지 락의 서사라든지 등 전편과 작품 자체를 비교하거나 뚜렷한 호불호는 없었다. 나의 영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독전2'를 향한 대중의 반응이 마냥 따뜻했던 것은 아니다. '독전2'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으나 포털 사이트 평점란에서는 네티즌들의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강한 호불호 속에서 아쉬움을 느낀 관계자들도 많았을 터다. 차승원은 "이미 내 곁을 떠난 영화다. (평가는) 영화를 본 분들의 자유로운 행위다"라면서 털털한 면모를 보였다. "(반응을) 이틀 찾아보고 안 본다. 좋은 것도 이틀, 나쁜 것도 이틀 정도 찾아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토리 자체는 이미 나와 있는 거잖아요. 제가 왈가왈부할 부분이 아닌 건 과감하게 배제한 채로 브라이언 자체에만 더 오롯이 집중했어요. '브라이언이 살았다면 그 다음은?' 그것만 생각했죠. (작품에 대한) 불호 반응이 속상하기는 하지만, 그거야말로 정말 시청자의 몫이죠.(웃음)"

배우 차승원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차승원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시즌2에서의 브라이언은 좀 더 색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차승원이다. 그는 전보다 더 능동적인 주체성을 부여하고 싶었다며 "이선생이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현실에의 집착, 들끓는 명예욕과 인정욕, 채워지지 않는 콤플렉스로 재탄생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5년 만에 같은 인물을 다시 연기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차승원 역시 "좀 막막하긴 했다"고 수긍했다. 이내 그는 "버겁진 않았지만 경험해본 적 없는 생소한 경험이긴 했다. 외적인 부분부터 여러가지 부분이 또 달라졌기 때문에 친숙한듯 새로운 기분으로 임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브라이언의 강렬한 연기는 관객들을 사로잡는 중심이 된다. 사전에 동선을 많이 구상하면서 표현하려고 했다는 차승원은 "배에 힘을 주고 있으니까 쥐가 나더라.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못 하는 것이 힘들기는 했다. 처음에 섭소천이 의자에 앉아있을 때, 브라이언이 휠체어를 타고 그 주변을 도는 것도 그런 식의 동선 디자인이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신체적 데미지를 얻은 브라이언은 락에 대한 분노와 이선생을 향한 집착이 점점 더 커져요. 온몸을 구부정하게 구부린 채 얼굴만 앞으로 쭉 내밀었죠. 화상으로 인한 고통이 어마어마해 숨소리조차 고르지 않지만 그 와중에 어떻게든 감정을 표출하고 싶어 하는 기괴하고 강렬한 의지를 드러내고 싶었어요. 1편하고는 다른 결의, 광기의 공포감을 주고 싶었죠."

배우 차승원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차승원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1편과 2편은 다른 지점이 상당히 많다. 우선 연출의 경우 1편에는 이해영 감독, 2편은 백종열 감독이며 서영락 캐릭터도 배우 류준열에서 배우 오승훈으로 대체됐다. 특히 오승훈은 새로운 락으로서 큰 부담감을 이겨내야 했다. 이에 차승원은 "오승훈은 기본기가 정말 탄탄한 친구다. 기대보다 더 잘하더라"며 이들이 지닌 책임감을 누구보다 알기에 응원하고 싶었으며 지금은 잘했다고 격려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1, 2편을 함께 한 조진웅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차승원은 "평소 연락을 자주 하고 지내는데 누군가 얘기할 때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 느껴지지 않나. 근데 조진웅이 나를 향한 말들은 늘 진심으로 느껴진다. 그렇게 좋은 후배가 있다는 게 좋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차승원은 '독전2'와 관련해서 많은 사람에게 연락받았다면서 좋은 선배이자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단다. 그는 "어떤 현장을 가던 고마움이 있다. 예전에는 내 것 하기 바빴다. 다른 배우가 잘하면 시기와 질투도 있다. 자신이 해야 할 몫도 있고 힘든 경우가 있는데 현장을 스무스하게 턱을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요즘 그런 배우가 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내가 뾰족한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뾰족한 마음도 쓸만할 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차승원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차승원이 넷플릭스 영화 '독전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는 여러 형태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예능 찍을 때 전 엄청 치열해요. 왜냐하면 드라마나 영화는 딱 배역이 있어서 그것만 연구하면 되는데 예능은 의외의 상황이 많아요. 촉각을 곤두세우는데 그것이 보이면 안 되잖아요. 처음에는 저를 보고 힐링 된다는 분들이 이해가 안 됐어요. 정리된 영상 모음집을 보게 됐는데 제가 봐도 웃기긴 하더라고요(웃음). 어쩌면 이런 재미 때문에 많은 분이 고맙게도 사랑해주시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끝으로 차승원은 '독전2'를 차승원표 브라이언을 새롭게 표출할 수 있었던 무대이자 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어떤 캐릭터든 굴곡 있는 인물을 좋아한다. 브라이언도 마찬가지였다. 서사 있는 브라이언을 내 나름대로 단선적이지 않게 다채롭게 잘 표현한 것 같다. '차승원표'가 별게 있겠나. 내가 내 방식대로 표현한 것이 아니겠나"고 전했다.

"작품 선택에 크게 신경쓰고 싶지는 않아요. 선택을 잘하면 좋겠지만 사람의 선택이라는 것이 늘 옳은 건 아니잖아요. 그보다는 꾸준히 하고 싶어요.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배우의 미덕이 아닐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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