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13년 품고 있던 작품 제작 및 출연
일본 드라마 원작 '사랑한다고 말해줘', 27일 첫 방송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13년 전의 감성이 현대에서도 통할까. 배우 정우성과 신현빈의 멜로가 오직 감성으로 승부한다.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소리 없이 강한' 멜로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니TV 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한다고 말해줘'(극본 김민정, 연출 김윤진) 제작발표회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윤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우성과 신현빈이 참석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 분)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드라마다. 눈빛을 언어 삼아 표정을 고백 삼아 사랑을 완성해 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윤진 감독은 "언어와 감각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전해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작품은 1995년 아시아 전역에서 히트를 기록한 일본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원작으로 한다. 스튜디오앤뉴와 정우성이 대표로 있는 아티스트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한다. 정우성은 13년 전 판권을 이미 구매했다. 그는 "오래전에 원작을 보고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올해 드라마로 선보이게 돼 개인적으로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사실 13년 전에도 제작하려 했으나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정우성은 "당시 여러 가지 이유로 만들 용기가 없었다. 3부쯤 남자주인공의 말문을 트이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그때 아직은 미디어 환경 속에서 수용되기 힘든 설정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자막에 대해 친숙한 미디어 환경이 됐고 캐릭터에 대해 받아들이는 사회적 의견도 성숙해졌다. 거부감 없이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 다시 한번 과감하게 용기를 냈다"고 덧붙였다.
13년이 지나도 잊지 못할 만큼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의미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우성은 "처음 봤을 때는 낯선 설정이 매력적이었다. 당시 한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와 전혀 달랐다. 청각장애를 가진 남자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나오는데 내 심장을 두드리더라. 그 소리가 나를 계속해서 당겼다"며 "다른 멜로와는 다르게 속도가 달짝지근하거나 빠른 템포의 강한 맛을 주진 않는다. 다만 소통에 큰 의미를 둔다. 지금 차진우의 나이에서 가질 수 있는 사랑에 대한 감정도 고민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우성은 제작 뿐만 아니라 출연까지 결심했다. 때문에 작품은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정우성의 11년 만의 멜로드라마였다.
정우성은 "모든 배우가 멜로를 하고 싶어 하고 좋은 시나리오를 찾는다. 다만 영화를 위주로 작업하다 보니 멜로가 선호되지 않았던 환경이었다. 그 사이 훌륭한 멜로가 많이 나왔다. 나 역시 11년 만에 16부작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드리게 돼 설렌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정우성과 멜로 호흡을 맞출 상대로는 신현빈이 낙점됐다. 신현빈은 배우의 꿈을 키우는 정모은 역을 맡았다. 극 중 정모은은 인생 처음으로 가져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꾸밈없이 솔직하고 단단한 인물이다. 신현빈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성장하는 정모은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신현빈은 "30, 40대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단순히 호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보편적이고 평번한 이야기인 만큼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소통하려고 하는 모습도 새로울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특히 신현빈 역시 간단한 수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그는 "수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익숙해져 가는 '과정'에 대한 고민이 특히 많았다"며 "결국 수어는 소리 이외의 집중이었다. 이런 점들을 연기할 수 있어 새로운 시간이었고 다른 표정이 생기는 것 같아 재밌는 경험이었다. 어렵기도 했지만 즐거운 낯섦이었다"고 밝혔다.
김윤진 감독으로서는 드러나는 표현보다 그 외의 표현들도 두 남녀의 로맨스를 표현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셈이었다.
김 감독은 "내가 할 수 있을지 두렵기도 했고 고민도 많았다. 때로는 피하고 싶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내 그는 "한편으로는 소리 없는 세계를 연출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근본적으로 누군가를 향한 마음 자체가 크게 봤을 때는 모양새가 다르지 않더라"며 기술보다 감정에 초점을 두고 연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정우성은 '사랑한다고 말해줘'보다 먼저 공개된 '서울의 봄'으로 흥행을 기록 중이다. 이에 큰 관심을 드라마로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정우성은 "많은 응원을 받고 있어 감사하고, 겹경사라는 표현도 고맙다. 나 역시 '서울의 봄'의 좋은 기운이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이어지길 바란다. 아무래도 두 작품의 장르도 플랫폼도 전혀 다르다 보니 오히려 윈윈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신현빈은 "언어로 소통이 되든 안 되든 내가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고 누군가 바라봐 주는 힘이 우리 드라마 안에서 충분히 표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필요한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를 보면서 너무 바쁘게 지내느라 내 마음도 잊고 상대방의 마음도 모른 척하고 지나가고 있었던 모두가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이날 밤 9시 지니TV와 ENA를 통해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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