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몰아치는 스위칭 액션 속 빛나는 구스의 존재감
[더팩트｜박지윤 기자] '더 마블스'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에 세 히어로의 스위칭 액션을 넣어 다채로운 볼거리로 박진감을 선사한다. 그럼에도 보고 나면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할리우드에 첫 진출한 배우 박서준의 활약을 오랫동안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더더욱.
지난 8일 스크린에 걸린 '더 마블스'(감독 니아 다코스타)는 우주를 지키는 히어로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브리 라스 분)가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모니카 램보(태요나 패리스 분),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 분)과 위치가 바뀌는 위기에 빠지면서 뜻하지 않게 새로운 팀플레이를 하게 되는 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다.
작품은 캐럴 댄버스와 모니카 램보, 카말라 칸이 팀을 이뤄 크리족의 지도자인 다르-벤(자웨 애쉬튼 분)의 악행을 저지하고 우주를 지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모니카 램보는 캐럴 댄버스의 가까운 친구였던 마리아 램보의 딸로, 다양한 빛의 파장과 에너지를 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 카말라 칸은 캡틴 마블의 팬으로서 늘 그를 동경해 왔고,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퀸텀 뱅글을 이용해 에너지 누어를 생각하는 대로 형상화할 수 있는 인물이다.
다르-벤은 한 쌍을 된 퀸텀 뱅글의 나머지 한쪽을 찾으면서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이후 그는 태양을 잃고 황폐해져버린 자신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다른 행성들의 천연자원을 뺏고 파괴한다. 이에 캡틴 마블과 모니카 램보, 카말라 칸은 점점 합을 맞춰가며 다르-벤에 맞서 우주 구하기에 나선다.
작품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캡틴 마블과 모니카 램보, 카말라 칸의 스위칭 액션이다. 다르-벤에 의해 능력이 얽힌 세 사람은 동시에 능력을 쓸 때마다 위치가 바뀌는 상황을 이용해 상대와 대적하며 독특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준다. 하지만 세 캐릭터가 느닷없이 얽히게 돼 서사는 부족하고, 스위칭 액션만 수시로 이뤄지니 다소 산만하게 느껴진다.
'더 마블스'는 '캡틴 마블'의 두 번째 시리즈이자, 박서준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국내 관객들의 관전 포인트 역시 박서준의 활약상일 것. 이에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박서준을 알게 됐다. 그는 얀 왕자에 안성맞춤이었다"며 "중요한 역할이고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하지만 알라드나 얀 왕자로 분한 박서준의 분량은 약 4분 남짓이었고, 긍정적인 임팩트도 없었다. 극 중 얀 왕자는 노래로 소통하는 알라드나의 리더이자 캡틴 마블의 남편으로, 이를 연기한 박서준은 등장과 동시에 노래를 부르더니 브리 라스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후 화려한 액션 시퀀스를 소화하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준다. 다만 비주얼 톤이나 설정 자체가 '더 마블스'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당황스러움을 안긴다.
결국 아쉬운 건 박서준의 연기나 활약이 아닌, '박서준의 활용법'이다.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박서준 분)를 보고 얀 왕자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한 감독의 말에 강한 의구심만 든다. 박서준의 캐스팅은 결국 국내 관객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 위한 일회성 캐릭터로만 느껴지며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이 가운데 고양이 구스는 작품의 신스틸러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거대한 촉수로 적을 포획해 그대로 삼켜버리는 능력을 지닌 구스는 극 후반 예상치 못한 활약을 펼치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진다.
힘을 합친 '더 마블스'는 무사히 우주를 구하지만, 역대급 위기에 빠진 극장가를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5분이다. 쿠키영상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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