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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복식과 고증①] '혼례대첩'→'고려 거란 전쟁', 호평 이끈 노력

  • 연예 | 2023-11-13 00:00

'혼례대첩' 복식 고증 호평, '고려 거란 전쟁'으로도 이어지며 시너지

KBS2 '혼례대첩'과 '고려 거란 전쟁'이 복식 고증으로 호평을 받았다. /KBS
KBS2 '혼례대첩'과 '고려 거란 전쟁'이 복식 고증으로 호평을 받았다. /KBS

K-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시청자들의 기준과 수준이 높아지며 제작자들의 책임감도 막중해졌다. 고증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가운데 최근 시청자들의 눈을 두 배로 사로잡은 작품들이 호평받고 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고증은 물론이고 시대 당시 '복식'을 보여주고 있는 '혼례대첩'과 '고려 거란 전쟁'이다. 그 가운데 '혼례대첩' 복식이 눈에 띌 수밖에 없었던 비하인드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K-한복의 또 다른 이면을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사극 명가'로도 불리는 KBS가 올 하반기 두 편의 사극을 준비했다. 퓨전사극 '혼례대첩'과 정통사극 '고려 거란 전쟁'을 선보이며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하고자 한다.

특히 두 작품 모두 티저 공개부터 화제를 모았다. 한복과 갑옷의 '고증'으로 문화와 역사를 안방극장에 최대한 전달하겠다는 제작진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역사 왜곡 등의 논란으로 몇몇 드라마가 비판받았던 상황에서 의상 등 사소한 부분에도 고증을 신경 쓴 점은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보며 기대를 모았다.

KBS2 월화드라마 '혼례대첩' 속 복식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KBS2
KBS2 월화드라마 '혼례대첩' 속 복식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KBS2

◆ 눈이 두 배로 즐거운 드라마 '혼례대첩'

티저만으로도 제작진이 '한복'에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준 KBS2 월화드라마 '혼례대첩'(극본 하수진, 연출 황승기)은 16, 17세기 복식을 재현하며 '한복 덕후'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조상경 의상 감독은 "시대극을 할 때면 의상의 역할은 배우들에게 그 시대로 걸어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길잡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500여 년 동안 실루엣의 변화가 있어 다양한 한복이 존재했다. 이 작품에는 16, 17세기의 한복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사극에서 많이 보이는 조선 후기의 실루엣과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낯설지 않게, 화면에 의상이 튀지 않도록 안배하면서 작업했다"고 밝혔다.

극 중 인물들의 한복 태만 보더라도 '혼례대첩'이 한복의 역사와 전통에 집중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실 여러 촬영 환경상 겹겹의 한복 대신 가벼움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혼례대첩'은 속치마 등을 겹겹으로 껴입어 한복의 태를 살렸다.

이에 '핏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전통을 따랐다'는 평도 있었다. 그러나 조 감독은 <더팩트>에 "'포기'라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혼례대첩'은 다른 드라마에 비해 등장인물이 많고 다양한 신분들이 나오기 때문에 차이를 주기 위함이었다. 또한 한복과 한국의 멋스러움에 대한 고민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스텔 색감보다 '오방색(황, 청, 백, 적, 흑의 5가지 색)'의 한복이 두드러진다는 점도 매력이다. 실제로 '혼례대첩'은 고증을 위해 오방색을 활용했다. 조 감독은 "고증에 맞춰 써야 하는 장면에서는 주로 오방색을 사용했다. 그 외에 의도적으로는 간색(오방색의 두 가지를 섞은 색)을 썼다. 녹색, 주홍, 벽색 등을 톤 차이를 줘서 배색했다. 이는 작품이 단오를 중심으로 계절을 설정했기 때문에 녹음이 많은 계절이기도 했고, 드라마 톤에 맞춰 밝고 은근한 한국의 담채화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KBS2 '고려 거란 전쟁' 제작진이 거란족 의상을 위해 몽골까지 찾아갔다. /KBS2
KBS2 '고려 거란 전쟁' 제작진이 거란족 의상을 위해 몽골까지 찾아갔다. /KBS2

◆ 고증 위해 몽골로 날아가 '고려 거란 전쟁'

'혼례대첩'의 호평은 자연스럽게 KBS의 다른 드라마까지 살피게 만들었다. 때마침 '혼례대첩'과 달리 정통사극을 내세운 KBS2 새 주말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도 첫 방송을 앞두고 있었다. 해당 작품 역시 티저를 통해 공개된 잠깐의 장면만으로도 리얼리티에 가까운 고증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이석근 의상 감독은 "전쟁을 다룬 대하드라마 특성상 고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과하지 않게끔 KBS 대하드라마의 무게감과 한국의 색을 가미하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고려 복식의 경우, KBS 아트비전 의상실에서 고증을 하는 박사들과 수차례 회의를 거치며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

또한 제목처럼 거란을 내세운 만큼 거란 복식도 중요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고증을 받을 만한 곳이 없었다. 그렇다고 고증을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상황, 이 감독과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거란족을 연구하고 있는 몽골 현지 교수와 연락이 닿았다. 곧바로 미술팀 파트별 책임자들이 모두 모여 몽골로 직접 향했다.

제작도 몽골 현지에서 직접 이뤄졌다. 이 감독은 "거란족 갑옷과 투구, 의상은 지금까지 다뤄본 적이 없어 새롭게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거란족 의상과 고려 장군들의 투구도 몽골에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소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몽골 현지 자료 조사와 박물관 도록, 문헌 등을 참고해 리얼리티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현준 소품 감독은 "유목 생활과 부족 간의 약탈을 기본으로 하는 거란군의 무기 등은 기즈칸 박물관 도록에 수록된 무기 및 생활상을 반영했다. 이에 야전 느낌이 날 수 있는 무기들로 구성했다. 거친 금속과 가죽 등을 주로 사용해 유목민의 느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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