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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감동 잡은 '골든걸스'…신인상 자격 충분하다[TF초점]

  • 연예 | 2023-11-12 00:00

박진영의 K팝 디바 걸그룹 프로젝트
시청률 2회 만에 5.0% 돌파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인순이의 '골든걸스' 합류를 위해 애교로 설득하는 모습이다. /KBS 2TV 방송화면 캡처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인순이의 '골든걸스' 합류를 위해 애교로 설득하는 모습이다. /KBS 2TV 방송화면 캡처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가수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를 한 무대에서 본다? 이 말도 안 되는 조합이 성사됐다. K팝 대표 엔터사 JYP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의 손에서 말이다.

이 조합이 만들어진 과정은 지난달 27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골든걸스'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최정상 보컬리스트 4인이 K팝 최정상 프로듀서 박진영의 프로듀싱과 함께 그룹으로 컴백하는 여정을 그린다.

앞서 방송 전 '박진영이 KBS에서 걸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기획이 처음 알려지고 원더걸스, 트와이스, ITZY를 이어 어떠한 걸그룹을 만들어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런 가운데 베일을 벗은 '골든걸스'는 예능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신선함과 재미를 모두 갖췄다.

'골든걸스'에서 까칠한 네 멤버들과 쩔쩔매는 박진영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KBS 2TV 방송화면 캡처
'골든걸스'에서 까칠한 네 멤버들과 쩔쩔매는 박진영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박진영이 네 누나들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이다. 박진영은 데뷔 30년을 넘긴 가수이자 JYP엔터테인먼트 CCO(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서 K팝 신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는 'K팝 스타'를 비롯해 '식스틴', '니지 프로젝트', 'A2K 프로젝트' 등 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부드럽지만 무게감 있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던 터다.

그런 박진영은 '골든걸스'에서 "막내로 방송한 지 20년은 지났다"고 토로하면서도 누나들의 눈치를 보며 침을 꿀꺽 삼키는가 하면, 보컬 디렉팅을 위해 무릎까지 꿇는다. 특히 방송 첫 회 네 누나들을 '골든걸스'에 합류시키기 위해 "이 귀여움을 이용해서 누나들에게 (어필)하겠다"며 애교를 떠는 '52세 박진영'의 모습은 웃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다.

까칠한 네 멤버들의 입담과 걸그룹으로 변화하는 과정도 재미를 유발한다. 인순이는 박진영에게서 걸그룹 제안을 받고 "걸그룹이야? 할매그룹이지"라고 묻는가 하면, "센 누나 넷을 감당할 수 있겠어?"라며 몰아붙이며 웃음을 자아낸다. "문자 메시지에서 하트도 못 날린다. 무대 위에서 이런 거(애교) 하는 상상이 안된다"며 걸그룹 변신에 가장 큰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은미는 3회 예고에서 무대를 위해 화려한 핫핑크 의상을 입고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멍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예능적 재미도 있지만,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가장 큰 요인은 음악이다. 우선 이 프로그램의 시작점은 "돈과 상관없이 오랜만에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박진영의 음악을 향한 진심이다. 그는 JYP에서 수많은 아이돌 그룹을 육성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 채워지지 않은 음악적 갈증이 있었음을 말한다. "밤에 샤워를 하며 늘 80년대 음악을 듣는다"는 박진영은 소울이 충만했던 그 시절 바이브를 늘 갈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평균 경력 38년이라는 '골든걸스' 네 멤버는 박진영이 찾던 바로 그 목소리였던 셈이다.

그는 방송 내내 누나들의 눈치를 보면서도 "뭔가 설렌다. 머릿속에 이미 완성한 무대가 있다"며 걸그룹이 완성되는 그날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낸다. '골든걸스' 네 멤버의 노래를 듣는 박진영의 진실된 표정은 보는 이들마저 함께 음악에 빠져들게 한다.

음악에 진심인 점은 네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건강 문제로 음악과 한동안 별거 상태였다는 신효범은 "음악의 아름다움 속에 있다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속내를 털어놓는다. 나이답지 않은 젊은 신체를 가진 인순이 역시 "언제든 원하는 무대가 있으면 멋진 옷을 입고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이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골든걸스'에서 가수 박미경(위)의 노래를 듣고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감탄하고 있다. /KBS 2TV 방송화면 캡처
'골든걸스'에서 가수 박미경(위)의 노래를 듣고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감탄하고 있다.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런 상황 속 모인 네 멤버들은 노래로 2회 만에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1, 2회에서 공개된 박미경의 'I AM'(아이엠, 원곡 아이브), 신효범의 'Feel special'(필 스페셜, 원곡 트와이스) 무대는 각각 공개 12일 만에 조회수 143만 회, 119만 회를 기록했다. 이은미의 '벌써 12시'(원곡 청하), 인순이의 'Hype boy'(하입 보이, 원곡 뉴진스) 무대 영상도 각각 공개 5일 만에 98만 회, 88만 회 재생됐다.

'골든걸스' 화제성은 다른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기업평판 연구소 브랜드 평판지수에 따르면 '골든걸스'는 2023년 11월 예능 프로그램 브랜드평판 18위에 올랐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 가치정보분석시스템 라코이(RACOI)에 따르면 10월 4주 예능 출연자 남자 순위에서 박진영이 854점으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예능 출연자 여자 순위에 2위 인순이, 3위 신효범, 4위 박미경, 5위 이은미가 이름을 올렸다.

시청률도 분위기가 좋다. '골든걸스'는 첫 회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4.0%를 기록한 데 이어, 2회 5.0%를 기록했다. 한 회만에 시청률 1.0%P 상승하며 프로그램을 향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골든걸스' 멤버들은 제작발표회 당시 자신들을 "5세대 신인 걸그룹"이라고 소개하며 "신인상을 받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라면 가요 시상식이든 연예대상 시상식이든 신인상을 받기 충분하지 않을까. 연말 어느 곳에서든 이들이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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