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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나!' 수지, 120% 싱크로율 두나가 탄생한 이유 [TF인터뷰]

  • 연예 | 2023-11-06 00:00

지난달 20일 넷플릭스 통해 공개 '이두나!'
극 중 이두나 役 완벽 소화…양세종과 호흡


배우 수지가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수지가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이두나!' 속 수지의 높은 싱크로율은 단순히 작품에 몰입하는 걸로 끝나지 않았다. 더 나아가 배우 수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극본 장유하, 연출 이정효)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팝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 분)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극 중 수지는 최정상의 위치에 있던 아이돌이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무대를 이탈해 자취를 감춘 이두나를 연기해 호평을 얻었다.

지난달 20일 공개된 작품은 벌써부터 N차 시청을 했다는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다만 정작 수지는 아직 정주행을 하지 않았단다. '이두나!' 관련 인터뷰를 위해 <더팩트>를 만난 그는 "주변에서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것처럼 잘 봤다고 말해주는 지인들이 많았다. 너무 감사했고 감회가 새로웠다. 나 역시 덕분에 당시 연기했던 감정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 "다만 정주행은 지금처럼 감정 고조가 됐을 때가 아니라 내용 자체에 집중할 수 있을 때 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제작이 결정되고 캐스팅이 공개된 순간 화제를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두나 캐스팅 0순위로 수지가 꼽혔던 만큼 꿈의 라인업이 실현된 것이다. 이에 수지는 "처음 반응을 보고 좋게 봐주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았다. 더 나아가 두나만의 묘한 분위기를 잘 소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반 이미지에 대한 싱크로율 평가라고 생각했던 수지는 안주하지 않고 이두나에 집중했다. 들여다볼수록 이두나를 통해 도전하고 싶은 지점이 생겼고, 이두나를 이용해 자신의 일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도 피어났다.

수지는 "제안받자마자 웹툰을 찾아봤다. 두나만의 묘한 분위기와 특이하면서도 독특한 면이 있더라. 두나의 매력적인 모습을 내가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도전정신이 들었다. 또 예민하고 경계심 가득한 두나는 짜증도 내고 화도 낸다. 사실 사람이라면 다 있는 모습인데, 연예인 수지는 이 모습을 보여줄 자리가 없었다. 내게도 예민하고 짜증 나는 표정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수지가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배우 수지가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수지가 이두나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말투'였다. 그는 "경계심이 있었을 때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원준이에게 호기심과 흥미가 생겼을 때는 장난인 듯 진심인 듯 보여야 했다. 애매한 말투가 중요했다"고 짚었다.

이두나의 스타일링에 대해서도 직접 아이디어를 제시한 수지다. 특히 '히메컷'은 그야말로 수지만의 이두나를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수지는 "사실 감독님은 그냥 앞머리 없는 긴 머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내 생각에는 앞머리가 없으면 두나의 센 느낌보다 수지의 청순한 느낌이 날 것 같았다. 실제로 수지가 평소에도 많이 한 스타일이지 않나"라며 "웹툰상 풀뱅은 살리되 엉뚱한 느낌이 날 수 있게 앞머리를 잘랐다"고 설명했다.

"눈 밑에 점도 마찬가지예요. 두나의 엉뚱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원래 연한점이 있는데 그 점을 좀 더 선명하게 살렸어요. 많은 분들이 화보라고 해주는데 그럴 수 있었던 건 제 노력보다도 촬영팀, 조명팀 등 수많은 스태프들이 절 예쁘게 찍어주려고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화보라는 평가를 볼 때마다 스태프들이 행복해 했으면 좋겠어요."

배우 수지가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속 이두나를 연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배우 수지가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속 이두나를 연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이번 작품을 통해 유독 얇고 짧은 의상을 많이 소화한 수지였다. 평소 스타일과도 다른 느낌이었기에 더욱 이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수지는 "두나는 밖에 나갈 일이 잘 없다. 그나마 담배를 피울 때만 밖으로 나가는 설정이라 항상 옷이 얇았어야 했다. 그런 설정도 일부러 넣었다. 두나가 밖에 있을 때는 외로워 보이고, 추위도 못 느끼며 모든 것을 내려놓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수지의 이두나를 보면서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았던 건 많은 시청자들이 수지가 걸어온 길을 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수지는 그룹 미쓰에이 출신으로 아이돌과 유명 배우로서 오랜 기간 활동했다. 물론 시청자들이 수지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없을뿐더러 수지와 이두나의 삶도 세세한 면에서는 다르다. 그럼에도 공감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보는 이들 역시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수지는 특히 와닿았던 장면으로 원준이와 짜장면 먹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짜장면을 먹던 중 원준이에게 '쉬는 날이 있어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는 말이 있다. 그 대본을 봤을 때 '아' 싶었다.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쉬는 시간이 갑자기 찾아왔을 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두나가 더 불안정해지는 과정들이 공감됐다"고 전했다.

배우 수지가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에서 양세종과의 호흡을 전했다. /넷플릭스
배우 수지가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에서 양세종과의 호흡을 전했다. /넷플릭스

양세종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극 중에서는 두나가 원준보다 연상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수지가 양세종보다 두 살 연하였다. 그럼에도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는 수지는 "감독님까지 셋이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다. 두나가 초반에는 원준이에게 장난을 많이 치며 당황하게 만든다. 이를 위해 일부러 리허설 때랑 다르게 하기도 했다. 세종오빠 반응이 워낙 솔직하다 보니 실제로도 당황할 때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내게 말하지 않고 템포를 다르게 가준 덕분이라며 고맙다고 하더라"고 돌이켰다.

"후반부 감정선이 딥해졌을 때는 이미 너무 몰입해 있는 상태였어요. 한 번은 리허설 때 모든 감정을 너무 토해내서 많이 울어 지치고 힘들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다음부터는 리허설 때는 최대한 다른 생각 하면서 임하려고 했을 만큼 후반부에는 감정적으로 많이 빠져 있었어요."

'이두나!'는 확실하게 해피, 새드로 나눌 수 없이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때문에 여운이 남는다는 평도 많았다. 수지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엔딩을 내렸을까. 그는 "촬영할 때마다 달랐다. 어떤 날은 해피엔딩이었으면 했고, 어떤 날은 두나와 원준이가 각자 현실에서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 찍고 나서는 각자의 세상으로 돌아갔다고 느꼈다. 다만 내 답이 모두의 답이 되진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쯤 되니 궁금했다. 수지가 배우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될 때는 언제일까. 그는 "촬영하는 모든 순간이 그렇다"는 답으로 뭉클함을 안겼다.

"대본을 보고 느낀 감정을 촬영에서 표현할 때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현장 스태프들이 숨을 죽여요. 제가 감정을 유지하고 있을 때 그분들도 같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제 감정에 집중하죠. 그럴 때면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아, 이래서 내가 이 일을 선택했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에요. 전 항상 과정에서 이 일의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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