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녀→아르테미스 재데뷔, 우여곡절 겪은 뒤 나온 솔로
"많은 사람들의 알고리즘에 아르테미스 희진이 존재하길 바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풍파는 사람을 지치게 만들지만, 그 역경을 딛고 일어난 사람은 무엇보다 단단해진다. 그룹 아르테미스 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홀로 인터뷰를 하는 경험이 많지 않았을 텐데 어떤 질문에도 흔들림 없이 환한 웃음을 보였다. 힘겨웠던 시간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있는 그대로의 심경을 들려주기도 했다. 희진이라는 땅에 앞으로 피게 될 꽃이 기대되는 이유였다.
희진은 지난달 31일 새 미니앨범 'K'를 발매했다. 지난 2016년 이달의 소녀 데뷔 프로젝트 첫 주자로 나서 솔로 싱글 'ViViD(비비드)'를 선보인 지 무려 7년 만의 솔로 활동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더팩트>와 만난 희진은 "정말 긴장도 많이 되고 부담감도 컸는데, 막상 제작 과정을 마치고 나니까 굉장히 후련했다. 이번 솔로컴백이 기다려 준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또한 많은 대중이 희진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 소속사 모드하우스에 들어올 때부터 대표님이 구상하고 있는 그림을 들려줬어요. 이후 제가 합류하면서 정식적으로 계획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에요. 처음 솔로 앨범 발매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잠시 당황스럽긴 했지만 큰 기회잖아요. 부담감이 큰 만큼 좋은 기회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솔로 프로젝트 앨범을 냈을 때와 7년이란 시간을 겪은 뒤 새롭게 내게 된 'K'는 많은 것이 변화하고 진화한 앨범이다. 그중에서도 마음가짐이 가장 달랐다는 희진은 "예전에는 시키는 대로 했다면 이번에는 내 의견을 가감 없이 제안했다. 대표님 역시 나와 정말 많이 소통하면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줬다"고 전했다.
희진은 한국을 대표하는 단어 'K'를 내세워 앨범의 큰 틀을 잡았다. K팝이라는 장르가 이제는 세계에서 통용되는 하나가 된 지금, 가장 K팝다운 것, 앞으로 K팝이 지향해야 하는 음악들을 드러내겠다는 각오다. 이에 희진은 "K팝에 아티스트들이 많이 있지 않나. 그중에서도 우리가 보여드리고자 하는 건 내가 잘 살릴 수 있는 K팝의 느낌이라고 생각했다"며 "나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과 동시에 한국의 대표적인 미를 많이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Algorithm(알고리즘)'을 비롯해 '개화' 'Sad Girls Club(새드 걸스 클럽)' 'Video Game(비디오 게임)' 'Nokia(노키아)' 'Addiction(어딕션)' 등이 수록됐다.
희진은 "이번 앨범은 말 그대로 '팔레트'다. 앞선 'ViViD'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때에 이어 좀 더 다양한 색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ViViD' 때는 수록곡이 없었다면 이번에는 수록곡들을 통해서도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타이틀곡 'Algorithm'은 80년대 서양의 팝을 주도했던 마돈나, 자넷 잭슨, 신디 로퍼 같은 아티스트들의 사운드를 복각하고 K-POP 스타일의 다이내믹한 텍스처를 극대화한 곡이다. 끝나버린 사랑 이후에도 자꾸 떠오르는 이별 이야기를 보고 싶지 않아도 등장하는 SNS의 피드에 빗대 그려냈다.
특히 'Algorithm' 뮤직비디오는 또 다른 감상 포인트다. 티저 영상부터 한복의 아름다움과 함께 등장해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희진이 K-드라마를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K팝에 빠진 공주가 K팝 스타가 되기 위해 궁을 탈출하는 이야기'라는 콘셉트가 정해지며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희진은 "대표님이 처음부터 제안한 콘셉트였다. 나 또한 독특하다는 생각에 끌렸다. 뮤직비디오 자체는 드라마 '궁'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실제로 드라마처럼 많이 찍었다. 감독님도 원래 드라마를 주로 하던 감독님인데, 이번 작업으로 뮤직비디오를 처음 찍게 됐다"며 "사실 걱정도 많았지만, 완성본을 보고 정말 만족했다. 내가 느끼기에도 대중이 느끼기에도 독특한 콘셉트인 만큼 여러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Algorithm'이 타이틀곡이 된 이유를 정확하게 듣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준비하면서 그 이유를 깨달았어요. 아직까지는 밝고 명랑한 곡이 지금의 저의 이미지에 가장 잘 맞고 잘 살릴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곡보다도 제게 가장 잘 맞는 곡이라고 생각해 선정된 것 같아요."
희진은 이달의 소녀 때부터 보컬은 물론이고 수준급 랩 실력을 자랑하는 등 다방면을 소화하는 올라운더 멤버 중 한 명이었다. 때문에 다양한 수록곡이 담긴 앨범인 만큼 이번에도 보컬과 랩 모두 들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앨범에서는 보컬적인 면에 집중했다는 희진이다.
희진은 "하지만 크게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수록곡 중에 내 중저음 보이스를 살릴 수 있는 곡들이 많다. 벌스 때도 중저음으로 매력 있게 이끌어가는 곡도 있고, 'Video Game'의 경우 비트도 강렬하고 굉장히 힙한 그루비한 스타일의 노래다. 때문에 보컬 위주의 곡들만 있지만 다양하게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앨범의 모든 곡들을 다 애정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개인적으로 제 스타일의 곡은 'Video Game'이에요. 정말 매력적인 곡이에요. 강렬한 비트에 퍼포먼스도 제 스타일대로 잘 나왔어요. 제가 힙하고 그루비한 장르를 좋아하는데 그 느낌이 가장 두드러지는 곡입니다."
사실 이번 솔로앨범을 발매하기까지 순탄한 길을 걸어온 건 아니었다. 희진이 속한 이달의 소녀 멤버들은 이전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올해 승소했다. 이후 멤버들은 흩어져야 했고, 희진은 김립·진솔·최리·하슬과 모드하우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너무 오랜 기간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어떻게 보면 아이돌로서 일반적이지 않은 길이잖아요. 도대체 누구의 잘못일지 생각하게 되면서 어느새 제 탓을 하고 있더라고요. '이게 내 운명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자책했던 시간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지난한 시간이었다. 희진은 "멤버들도 나와 같은 심경일 것"이라며 "그룹 내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외부적인 문제지 않나. 우린 팀에 대한 애정도 크고 함께하고 싶은데, 원하지 않게 흩어져야만 했다. 아쉬움도 크고 속상한 게 당연하다"며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어 버텼고 그 시간들을 지날 수 있었다. 비록 이제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서로의 자리에서 응원하며 지낼 수 있다는 것도 고마운 일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완전체로 재결합할 수 있을 때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달의 소녀 멤버들이다. 그는 "우린 항상 열어두고 있고 실제로도 아무렇지 않게 많이 나누는 대화 주제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미련도 크고 팬분들의 속상한 마음도 충분히 알고 있다. 언젠가 기회만 된다면 12명이 다시 뭉치자는 의견이다. 대표님도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긍정적이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라도 꼭 12명이 다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12명이 뭉칠 그날을 위해서라도 희진은 지금 주어진 모든 것에 열중하겠다는 각오다. 희진은 "처음에는 12명이 하는 무대를 나 혼자 채울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다. 그래도 해내야 하는 부분이지 않나. 노래도 3분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정말 연습을 많이 했고, 퍼포먼스도 혼자지만 꽉 찬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특히 이번 'Algorithm'은 리드미컬하기 때문에 혼자여도 신나는 무대를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번 앨범의 목표요? 타이틀곡 제목처럼 많은 분들의 알고리즘에 제가 존재했으면 해요. 알고리즘에 뜨는 음악이 당시 가장 핫한 노래를 알 수 있는 척도더라고요. 제 알고리즘에 제가 존재하고 여러분의 알고리즘에도 제가 존재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희진이라는 사람을 가수로 활동하는 제 모습을 보고 듣고 알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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