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하거나 주식 리딩방 가입 권유
방통위 "적극적으로 대응 할 것"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연예인을 사칭한 광고가 극성이다. '사칭 광고'는 말 그대로 연예인을 사칭해 책을 판매하거나 주식 혹은 재테크 부업을 통해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주로 SNS에 올라와 빨리 퍼지며 연예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자신을 사칭한 투자 광고에 분노했다.
엄정화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고 "저 아니에요. 조심하세요! 나쁜 인간들!"이라고 적었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엄정화 사진과 함께 "저는 올해 54세인 배우 겸 가수 엄정화 입니다. 미용에 30억 원 이상 투자했는데 하루 수입으로는 미용에 투자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주로 주식 투자로 생활하고 있습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엄정화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를 통해 "최근 엄정화를 사칭한 불법 SNS 광고 사례를 제보받았다. 당사 소속 배우는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 권유 혹은 금전적 제안을 하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코미디언 송은이는 자신의 SNS에 "해당 사진과 광고는 불법으로 합성한 것이다. 연예인 사진에 책을 합성해 광고하는 사례가 많으니 주의하시라"고 당부했다. 방송인 홍진경도 "누가 이렇게 내 계정을 사칭해 말도 안 되는 글을 올려놓았다. 저는 어떤 주식방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티엔엔터테인먼트는 17일 "김숙 황현희 홍진경 등 소속 아티스트를 사칭한 SNS 광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연예인들이 '사칭 광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영애와 김희애 등 유명 배우의 얼굴을 합성한 '사칭 광고'를 SNS서 쉽게 볼 수 있다.
'사칭 광고'는 비단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 기업 대표와 정재계 인사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유명인 '사칭 광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정부부처들이 후속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13일 방통위는 "초상권 침해 입증 광고성 정보 등에 대해 시정을 요구 중으로, 관계기관과 협조해 차단과 삭제 등 조치를 통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역시 25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확산 중인 유명인 사칭 불법광고에 대응하겠다며 일제히 방침을 발표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더팩트>에 "관계기관은 일단 방심위가 있고 금감원 및 금융위와 협조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단계다. 메타 측에서는 '이런 종류 광고는 자사 정책에 위반된다고 말하며 본사와 이야기해 삭제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온라인 불법 게시물에 대응하기 위해 메타 등 사업자에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구글, 네이버 등 주요 사업자와 협조체계를 강화해 불법 게시물을 탐지하고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유명인 '사칭 광고'가 나왔음에도 제도적 미비 등을 이유로 '늑장 대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실질적으로 '사칭 광고'가 판치는 SNS에서 먼저 막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방통위 관계자는 <더팩트>에 "국정감사 때 방심위에 지적을 많이 해주셔서 사칭 광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심의를 통해 시정요구하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안다"며 "저번주 관련된 유사 사례 6건을 심의해 삭제 차단 조치를 한 바가 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메타 관계자는 <더팩트>에 "('사칭 광고'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고 현재 문제점을 인지해 제거하고 차단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분량이 워낙 많고 계속 생성되는 판국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AI(인공기술)이나 모니터링은 악용의 소지가 있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여러 시그널을 취합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생성하는 계정을 차단하는 등 1차적으로 걸러내는 시스템이 있다"며 "하루에 수십억 개씩 올라오는 게시물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투입되는 인력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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