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대부' 서른 넘어 솔로 데뷔
방광암으로 투병 중 2017년 향년 69세의 나이로 타계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싱어송라이터 조동진은 미 8군 록 밴드에서 기타리스트와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음악을 시작했다. 김세환, 양희은, 서유석, 송창식 등 쟁쟁한 70년대 포크록 가수들의 세션을 담당한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대부로 평가받는다.
서른을 넘긴 늦은 나이에 1집 '행복한 사람'(79년)으로 솔로 데뷔, 평생 총 6장의 음반을 남겼다. 1집 '조동진'은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됐다. 가수로 활동하는 동안 언더그라운드 음악에 큰 발자취를 남겼고, 2017년 8월 28일 방광암으로 향년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동진은 맑고 순수함이 되살아나는 노래를 많이 불렀다. 솔로 데뷔 이전까지 오랜 기간 통기타 그룹과 함께 했다. 쉐그린(Shagreen) 멤버 시절에는 기타리스트 겸 보컬로도 활동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차곡 차곡 쌓고 다음은 뒤에야 뒤늦게 대중 앞에 섰다.
조동진은 '제비꽃' '겨울비' '진눈깨비' '빗소리' '달빛 아래서’등 유독 자연을 소재로 부른 노래가 많다. 그만큼 그의 노래에는 계절과 시간, 인간의 함축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의 인생곡 '나뭇잎 사이로'에는 바로 이런 언어와 정서가 압축돼 있는 대표곡 중 하나다.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지붕들 사이로 좁다란 하늘 그 하늘 아래로 사람들 물결/ 여름은 벌써 가버렸나 거리엔 어느새 서늘한 바람/ 계절은 이렇게 쉽게 오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어렵게 사랑해야 하는지'(조동진의 '나뭇잎 사이로' 가사)
'나뭇잎 사이로'는 그가 남긴 수많은 주옥같은 곡들 중에서도 인생곡으로 널리 불리는 곡이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우리의 삶과 인생, 사랑을 되돌아보게 하는 노래로 아로새겨져 있다. 맑은 기타의 울림을 동반하는 한편의 시화(詩畵)로 꼽을 만하다.
이 곡을 포함해 그가 부른 60여곡의 노래들은 대부분 직접 작사하고 곡을 썼다. '나뭇잎 사이로'는 그의 2집 '어느날 갑자기'(80년)에 '진눈깨비' '빗소리' '해저무는 공원' '어둠 속에서' '어느날 갑자기' '달빛 아래' '배 떠나가네' 등과 함께 수록됐다.
80년대 음반제작사인 '동아기획'에서 조동진의 영향을 받은 후배가수들이 앨범을 발매한 뒤 '조동진 사단'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가수들이 한동준·이병우·장필순·김광석·고찬용·조규찬·유희열·이규호 등이다.
참고로 당시 동아기획에는 조동진을 비롯해 들국화, 김현식, 시인과 촌장, 한영애, 신촌블루스, 봄여름가을겨울, 김현철, 장필순, 빛과 소금, 이소라, 푸른하늘, 한동준, 박학기, 김장훈, 유영석 등이 발라드, 포크, 블루스, 퓨전 재즈까지 소속가수로 활동했다.
그의 아버지는 유명 작곡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던 조긍하다. 음악을 향한 꿈을 꾸기 시작한 뒤 '비잔티움'이라는 음악다방에서 이장희를 알게 됐고, 20대 초반에 고은을 만나면서 데뷔 앨범에 수록된 '작은배'를 작곡했다. 가수 윤형주와 중학교 동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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