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내가 본 '김남길'] 정의할 수 없는 배우

  • 연예 | 2023-10-11 00:00

넷플릭스 '도적', 액션+로맨스 열연으로 전 세계 시청자 매료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김남길의 답변이 시작되는 순간, 옆자리 다른 기자와 눈이 마주쳤다. 동상동몽이었다. '빠르다, 많다, 길다.' 그만큼 김남길의 답변은 거침이 없었다. 어떤 질문을 해도 막힘없이 술술 나온다. 내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따금 받아 적는 걸 따라가기 힘들 때도 있었다. 배우로서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쳐놓다가도, 한 번씩 호탕하게 웃을 때는 인간 김남길의 매력을 자랑한다.

김남길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하면 '유쾌함'이 떠올랐다. 실제로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김남길을 주축으로 '도적' 팀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랑해 훈훈함을 남겼다.

자연스럽게 그의 수다스러운 이미지도 따라붙었다. 김남길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이현욱은 "남길 형과 여행을 갔는데, 아침 7시까지 수다를 떠느라 잠을 못 잤다"고 폭로 아닌 폭로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남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많은 분들이 내가 말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라고 부인했다. 이어 "난 원래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편이다. 말이 많은 걸 싫어한다. 현욱이와 여행 때도 그 친구가 궁금한 게 너무 많다 보니 난 듣기만 했다"고 강력하게 반박해 웃음을 남겼다.

인터뷰 내내 유쾌한 현장이었다. 배우 김남길의 이야기를 들으러 갔는데 인간 김남길의 매력만 잔뜩 확인했다. 이쯤 되니 김남길이 생각하는 본인은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했다. 이에 그는 머쓱한 듯 웃으며 "그냥 중년 배우"라고 소개했다.

"세상에 있는 단어로 한 사람을 정의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도 그럴 것이 상대방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잖아요. 마찬가지로 저도 저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네요.(웃음)"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김남길은 지난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칼의 소리'(극본 한정훈, 연출 황준혁, 이하 '도적')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났다. 작품은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을 그렸다.

극 중에서 김남길은 노비 출신의 일본군이었지만 일련의 사건을 겪은 뒤 간도에서 살아가는 도적단 리더 이윤을 연기했다.

'도적'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공개된 넷플릭스의 기대작이었다. 앞서부터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수리남' 등 추석을 앞두고 '대작'을 공개했기 때문에, '도적' 역시 3연속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이에 "당연히 부담될 수밖에 없었다"는 김남길이다. 그는 "그들은 그들이고 우리는 우리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부담이 뒤따르더라. 어떤 작품이든 스태프들이 치열하게 만든 거지 않나.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다 잘돼야 하는 건 아니지만, 잘 만들었다고 인정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대중이 어떤 작품을 좋아할지 정말 점점 모르겠어요. 기획할 때 최근 트렌드를 참고해서 만들자고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에 돌입해요. 여기까지도 시간이 걸리는데 공개할 때 되면 이미 시기가 다른 거죠. 보는 분들의 취향이나 트렌드는 계속 변하잖아요. 다만 시대가 바뀌어도 통상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에 충실하고 그 안에서 변주를 주고자 해요. 시대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보호자' 같은 작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 시즌2를 언급했다. /넷플릭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 시즌2를 언급했다. /넷플릭스

'도적'은 한국형 웨스턴 액션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신선한 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김남길은 '한국형 웨스턴 장르'라고 규정짓기는 어렵다며 1920년대 시대를 갖고 장르를 표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도적'은 짧고 긴 각종 총격전부터 활, 칼, 도끼, 낫 등 다양한 무기를 이용한 액션을 선보였다. 여기에 마상 액션까지 더하며 장르적인 면에서 다채로룸을 선사했다.

특히 김남길은 장총을 다루기 위해 촬영 2~3개월 전부터 총기에 익숙해지는 데 노력했다. 그는 "당시 '아일랜드'를 찍고 있었을 때라 칼을 돌리는 장면을 연습했었는데 거기에 총까지 추가해 연습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리볼버랑 칼을 계속 돌렸다. 한 몸처럼 다루기 위해 밤낮으로 돌리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윤은 주무기로 레버액션 소총 윈체스터를 사용한다. 무게만 15~20kg에 달한다. 때문에 윈체스터의 무게감에 적응하는 것도 일이었다. 김남길은 "생각보다 더 무거웠다. 무게감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했다. 윈체스터를 돌리고 나면 실핏줄이 터지고, 굳은살도 박힌다. 자칫 잘못해 방아쇠 방향이 잘못되거나 삐그덕거리면 손가락이 아예 나갈 수 있어서 조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남길이 지향하는 연기관에 관해 설명했다. /넷플릭스
배우 김남길이 지향하는 연기관에 관해 설명했다. /넷플릭스

간도를 배경으로 한 사풍도 작품의 신선하고 매력적인 포인트였다. 모래바람을 연출하기 위해 제작진은 고민이 많았단다. 김남길은 "처음에는 미숫가루 등 연출할 만한 가루를 뿌려서 찍을까 했다. 하지만 배우들도 연기하기 힘들고, 카메라 장비 등도 고장 날 위험이 높았다. 그래서 세트 안에 스모그를 피워 하얗게 만들면 cg로 색을 입히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돌이켰다.

"안 보이는 척 연기를 하기도 했지만, 정말 앞이 안 보일 정도였어요. 정말 자욱하게 하고 찍었거든요. 액션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졌죠. 합이 틀어지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반대로 그 덕분에 어디서 어떻게 공격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잘 묘사된 것 같아요."

김남길은 이 시간뿐만 아니라 이날 인터뷰 내내 '서동요 기법'을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도적' 시즌2에 대한 바람에서 비롯된 의도적인 스포였다. 실제로 '도적'은 갑작스럽게 마무리된 엔딩과 이어지는 이야기를 암시하는 듯한 모양새로 시즌2 제작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실제로 김남길은 당초 20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9부작으로 압축되며 제대로 된 서사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에 시즌2는 제작이 확정된 것은 아니나 욕심으로서는 시즌2를 통해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김남길은 "시즌2를 꼭 찍어야 한다. 제작이라는 게 내 마음,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 이번에도 많이 느꼈다. 그러니 다 함께 노력해서 소문 좀 내 달라"고 너스레를 덧붙였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