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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피스', 편견·차별 이겨낸 '음악의 힘'[TF리뷰]

  • 연예 | 2023-09-24 00:00

10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

'멤피스'는 흑인 음악에서 태동한 로큰롤을 전파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백인 DJ 휴이와 뛰어난 재능을 가진 흑인 가수 펠리샤의 꿈과 사랑을 그린다. /쇼노트
'멤피스'는 흑인 음악에서 태동한 로큰롤을 전파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백인 DJ 휴이와 뛰어난 재능을 가진 흑인 가수 펠리샤의 꿈과 사랑을 그린다. /쇼노트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정선아의 파워풀한 성량과 고은성의 능청스러운 매력에 취한다. 관객들은 로큰롤 리듬에 몸을 맡길 준비만 하고 보면 되는 뮤지컬 '멤피스'다.

'멤피스'는 인종차별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1950년대를 배경으로, 전설적인 DJ 듀이 필립스의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미국 남부 도시 멤피스에서 라디오를 진행한 그는 흑인 음악이라고 무시당하던 로큰롤을 방송에 송출하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That's All Right Mama(댓츠 올 라잇 마마)'를 처음 소개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에 작품은 흑인 음악에서 태동한 로큰롤을 전파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백인 DJ 휴이 칼훈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흑인 가수 펠리샤 파렐의 꿈과 사랑을 그린다.

작품은 빌 스트리트의 언더그라운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이끌려 클럽으로 들어가는 휴이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사람들은 휴이를 보자 그대로 굳는다. 당시 멤피스에는 강제 인종 분리 정책인 짐 크로우 법이 지배하고 있었고, 블루스와 로큰롤의 고향으로 불리는 빌 스트리트는 흑인들의 구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의 잣대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휴이는 펠리샤의 노래를 듣고, 그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결심한다. 이후 백인 전용 라디오 방송국을 방문한 그는 DJ가 잠시 자리를 비운 부스에 들어가 로큰롤을 트는 대형 사고를 친다. 하지만 신선하고 충격적인 음악에 매료된 10대들의 전화가 방송국으로 빗발치면서 휴이는 라디오의 정식 DJ가 된다.

'멤피스'는 오는 10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쇼노트
'멤피스'는 오는 10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쇼노트

그렇게 멤피스의 유명 인사가 된 휴이와 펠리샤는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더 큰 무대에 서고 싶은 펠리샤와 지금도 충분하다는 휴이는 결국 갈등을 빚게 되는데, 인종 차별을 극복한 두 사람의 결말은 지극히 현실적이라 더욱 여운을 남긴다.

'멤피스'는 음악을 소재로 하는 작품인 만큼, 신나고 경쾌한 넘버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1950년대 로큰롤과 가스펠 등을 오마주한 넘버들부터 기타와 베이스 등 밴드 연주, 브로드웨이 뮤지컬 특유의 화려한 춤까지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펠리샤 역의 정선아는 압도적인 성량과 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공연장을 압도하고, 휴이로 분한 고은성은 능청맞고 잔망스러운 매력을 힘껏 발산한다.

또한 인종 차별이라는 소재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영리한 연출도 돋보인다. 연인이 된 휴이와 펠리샤가 백인 무리에게 공격받고, 각자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장면 등을 통해 당시 분위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흑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얼굴을 어둡게 하는 '블랙 페이스' 없이 의상과 분위기만으로 인종을 구분할 수 있게 하면서 논란의 여지를 만들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멤피스'는 2003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후, 2009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극찬받은 작품이다. 이듬해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음악상·각본상·오케스트레이션 4개 부문 수상을 거뒀으며 국내에서는 이번이 초연이다. 10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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