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오디션 경쟁률 뚫고 김모미 役 발탁…'마스크걸' 화려한 포문 담당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의 길이 고단할 때,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될 때 기회를 만났다. 역할의 비중은 모르겠지만 큰 기회라고 여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큰 임무이자 책임이라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을 끝낸 지금, 배우 이한별은 따뜻한 응원을 받았다. 걷고 있는 이 길을 더 걸어도 된다고, 연기를 보다 더 즐기면서 해도 된다고 등을 밀어준 '마스크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극본·연출 김용훈)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이한별, 나나, 고현정 분)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던 중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한별, 나나, 고현정이 3인 1역을 맡아 시기별로 김모미를 연기했다.
'마스크걸'은 3인 1역이라는 독특한 기획이 알려지며 공개 전부터 많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고현정과 나나의 캐스팅 소식이 차례로 전해지며 두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할 또 한 명의 배우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제작진은 제작발표회 때까지 이한별의 존재를 꼭꼭 숨겼다. 이한별은 베일을 벗으며 또 한 번 큰 관심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전까지 프로필도 등록돼 있지 않았던 신인배우였기 때문이다. 부담도 압박도 충분히 될 법한 상황이었다.
이한별은 "생각보다 이 인물이 어떨지 관심을 두고 누군지 추측이 많이 나와서 놀랐다. 이렇게까지 관심이 많을 줄 몰랐었다"며 "그래서인지 얼굴 공개가 빨리 안 돼서 편했다. 애매하게 공개되는 것이 오히려 이도 저도 아닐 것 같았다. 다만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점점 차오르는 걸 보니 나중에 나를 보고 실망할 것 같더라. '이 배우를 공개하려고 이렇게까지 숨겼나' 등의 반응이 나올까 걱정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한별은 '마스크걸' 1000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마스크걸' 제작진은 초반 김모미에 적합한 배우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물론 그 과정은 지난했다. 이한별은 4개월간 수 차례 연기 영상을 보내면서 답을 기다려야 했다.
"포트폴리오를 돌리던 과정에서 연락을 받고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그 이후에는 연기 영상을 몇 번 보내고, 다시 대면 오디션을 몇 차례 진행했죠. 최종 확정 전 단계에서는 캐릭터를 위한 준비도 해야 했어요. 예를 들면 PT와 안무 연습 등이었죠. 절실했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어요."
막상 이한별은 자신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건 모르고 있었단다. 세 명의 김모미 중 한 사람이긴 하지만, 초반부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과거 모습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모르고 연기했던 것 같다. 내가 내 이름으로 첫 캐릭터를 받아 연기를 하게 됐다는 사실만 크게 받아들였다. 주연이라는 인식이 크게 없었다. 단지 현장 가는 게 너무 즐겁고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신났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크게 부담감도 없었단다. 이한별은 "부담보다는 내가 끌고 가야 할 부분의 책임감이 컸다. 여기에 날 믿고 맡겨준 사람들,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면 안 된다는 마음이 가득했다"며 "돌이켜보니 몰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장 부담 없이 연기할 수 있었던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한별은 극 중 김모미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고, 이는 높은 몰입도로 이어졌다. 특히 원작 팬들까지도 호평을 남겼다. 이에 이한별은 모든 공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실제로 많은 이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김모미였다.
이한별은 "첫 촬영 후에 감독님이 '웹툰의 모습처럼 보일 수 있는 분장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디렉팅을 줬다. 이후에는 메이크업을 지우고 또 지워야 했다. 동시에 광대 부분을 부각하는 메이크업을 했다"며 "나는 '그렇게 닮았나' 싶었는데, 현장 스태프들은 완성된 내 모습을 보고 만족하고 좋아해 줬다. 내가 점점 못나질수록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런 반응을 보니 나까지 동화돼서 신났다"고 설명했다.
이한별과 직접적으로 호흡을 맞춘 안재홍도 분장에선 지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제작발표회 때 두 사람의 모습을 본 김용훈 감독은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한별은 "감독님께서 나도 못 알아보고 재홍 선배님도 못 알아봤다. 물론 재홍 선배님과 나도 서로를 못 알아봤다. 그 모습을 보던 감독님이 '내가 배우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이런 사람들한테 잘못된 일을 한 것 같다'며 자책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기 전공이 아니었던 이한별에게 '마스크걸'은 데뷔작이라서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소중한 작품이 됐다. 연기에 흥미가 생겼던 스물한 살 처음으로 학원에 다녔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야 연기의 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녹록지 않았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던 사회초년성 이한별은 무작정 부딪치는 수밖에 없었다.
이한별은 당시를 돌이키며 "구애만 하는 짝사랑처럼 연기를 했다"고 표현했다. 너무 지칠 때는 방황도 하고 포기도 생각했단다. 그런 시기에 짝사랑 상대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등을 밀어준 작품이 '마스크걸'이었다.
"현장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배운 게 많았어요. 무엇보다 처음으로 제가 연기를 하는데 아무도 뭐라고 안 하고, 오히려 연기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로 가득했어요. 이런 사람들과 함께 작업한 경험이 크게 남았어요. 더 이상 '연기는 애써서 해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죠.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경험을 알려주고 그 시작이 돼 줘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마스크걸'과 이한별의 김모미를 응원해 준 시청자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이한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나라는 배우가 있다는 걸 알려드릴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고 싶고 기대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며 "오래 연기하면서 많은 분들께 기다림과 위로가 되는 배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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