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에서 주인공 수현 역 맡아 열연...데뷔 첫 스릴러 도전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신혜선이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여전히 연기가 즐겁고,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와 캐릭터가 많다는 그가 처음으로 스릴러를 만났다. 무색무취 캐릭터에 탄탄한 연기력을 더해 늦여름 극장가를 현실 공포로 물들이겠다는 '타겟' 신혜선이다.
신혜선은 오는 30일 스크린에 걸리는 '타겟'(감독 박희곤)에서 주인공 수현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작품은 중고 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개봉을 앞둔 22일, 신혜선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도굴'(2020)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게 된 그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난지 몰랐어요. 체감을 못 하고 있었거든요. 정말 엊그제 작품을 찍은 것 같아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새로운 장르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타겟'을 만난 신혜선은 그렇게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했다. 평소에도 스릴러를 즐겨 본다는 그는 "저는 겁이 많아서 결과를 알고 봐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모르면 빨리 결과를 알고 싶고, 심장이 두근거리거든요. 이 감정을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혜선은 "역시 스릴러는 긴장감이 중요하더라고요.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더 잘 해내고 싶어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극 중 인테리어 회사 팀장인 수현은 이사하면서 고장 난 세탁기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세탁기를 구매하는데, 단 한 번의 중고 거래에서 사기를 당하고 만다. 분노에 찬 수현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범인을 찾는 데 성공하고, 댓글로 그가 사기꾼임을 알린다. 하지만 이후 모든 일상이 조금씩 무너지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감이 수현의 숨통을 옥죄어 온다.
그동안 캐릭터성이 짙거나 특별한 능력이 있는 판타지적인 인물을 주로 연기한 신혜선에게 수현은 무색무취, 다소 평범한 인물로 다가왔다. 또한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캐릭터 자체에도 짙은 색깔을 입히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사실 수현이가 범인과 대적하려고 계속 행동을 취했지만, 대단한 정의감이 있는 건 아니었어요. 이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죠. 누구나 타겟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걸 보여주려면 수현이도 결국 특별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저랑 비교해서 생각하니까 특별하고 용감한 것 같아요(웃음)."
또한 신혜선은 주형사로 분한 김성균과 함께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사실감 넘치면서 강도 높은 액션신을 소화했다. 이에 그는 "액션이라고 표현하기 그렇고, 몸부림친 정도죠. 사전에 합을 짠 것도 없었고요"라고 겸손한 면모를 드러냈다.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은 신상이 모두 노출되고 일상생활까지 불가능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의 집을 떠나지 않는다. 친구 집이나 본가, 혹은 근처 숙소를 잡을 법도 한데 말이다. 또한 계속해서 범인의 심기를 건들며 그를 더욱 자극하는 수현의 행동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이를 연기한 신혜선은 "물론 보시는 분들은 답답할 수 있어요"라고 공감하면서도 "작품 속 일이 장기간에 걸쳐서 일어난 게 아니고, 또 당사자는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집이 침범돼서 무섭지만, 집보다 밖이 더 무서울 것 같았어요. 이미 비밀번호까지 알아냈는데 수현이가 다른 곳을 간다고 모를까요. 문고리도 걸어놨고, 할 수 있는 건 다했거든요. 왜 자꾸 집을 들어가냐고 물어볼 수 있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이 가장 안전한 장소인 거죠. 사실 범인이 잘못된 거잖아요. 수현이가 범인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수현이가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요즘 시대에 큰 용기라고 생각하고 납득하고 찍었어요."
2013년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한 신혜선은 '오 나의 귀신님' '황금빛 내 인생'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철인왕후' '이번 생도 잘 부탁해'를 비롯해 영화 '결백' '도굴' 등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며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안정적인 발성과 발음, 탄탄한 연기력과 다채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폭넓은 스펙트럼까지 장착한 그는 조연으로 시작해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랐다.
눈부신 성장을 일궈내기 위해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신혜선은 여전히 변주하며 꾸준히 대중들에게 새로운 얼굴을 꺼내 보이고 있다. 지칠 법도 한 지난날을 잠깐 돌아본 그는 그럼에도 앞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열일'의 원동력으로 보상심리이자 대리만족이 깊게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쉬었거든요. 정말 나태하게 살았어요. 25년 동안 나태했으니까 50년은 부지런하게 살아야될 것 같아요. 또 하고 싶은 역할도 많고요. 제가 취미가 딱히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으면 할 게 없어요.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촬영할 때 정말 바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평소에도 이것저것 하면서 부지런하게 살고 싶지만 제 역량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작품을 하면서 그 맛을 보고 있어요. 대리만족이죠."
신혜선은 보상심리와 대리만족을 언급했지만, 그보다 앞서 연기에 대한 큰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영화는 장르적으로, 드라마는 캐릭터적으로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 그는 "어떤 작품이든 보는 사람들에게 각본을 생생히 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시작은 단순히 연기가 좋아서였는데 경험이 쌓일수록 연기가 왜 좋은지 알았어요. 모든 매체의 시초는 글이고, 배우는 글을 전달하는 존재에요. 배우를 거쳐 실사로 탄생한 글이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닿는 거죠. 보시는 분들이 대본 속 이런 감정을 꼭 느끼면 좋겠다고 늘 염원 하거든요. 그리고 마법처럼 그걸 알아보실 때가 있어요. 제가 전하려는 인물의 감정선을 알아차리시는 거죠. 그럴 때마다 이런 경험을 계속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같은 글을 공유하는 느낌이죠. 이렇게 재밌는데 연기를 어떻게 쉬겠어요."
그러면서 스릴러에 이어 또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로 공포 영화를 꼽았다. 그는 "귀신 나오는 거요. 약간 대리만족이긴 한데 공포 영화도 좋아하는 데 잘 못 보거든요. 좋아하니까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신혜선은 스릴러에 처음 도전한것 만으로 남다른 의미를 지닌 '타겟'의 매력 포인트를 짚으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그는 "러닝타임 동안 있을 수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서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에 경각심을 갖는 건 개인적으로 다를 것 같고요. 극장에서 다른 관객분들의 리액션을 들으면서 같이 호흡하면 더 몰입도 있게 보셨으면 좋겠어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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