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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속 한강다리?…김은희 작가 "청춘 좀 먹는 사회악 표현"

  • 연예 | 2023-07-12 14:46

"높은 자살률…'악귀'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SBS 드라마 '악귀'에는 한강다리가 자주 등장한다. 김은희 작가는 한강다리에 대해
SBS 드라마 '악귀'에는 한강다리가 자주 등장한다. 김은희 작가는 한강다리에 대해 "'악귀'에서 청춘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SBS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드라마 '악귀'에 자주 등장하는 '한강다리'는 무엇을 의미할까.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에서 한강다리는 주인공 산영(김태리 분)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다. 아르바이트에 지친 발걸음을 멈추고 한강물을 내려다봤던 첫 회부터 악귀에 씌어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행동에 혼란과 절망에 휩싸였던 5회 엔딩까지, 한강다리는 산영의 감정이 투영된 장소다.

김은희 작가는 한강다리에 대해 "드라마 '싸인'을 쓰면서 또 여러 기사를 접하면서 가장 슬픈 죽음이 자살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점과 젊은층의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평소 안타깝게 생각해왔다. '악귀'에서 그 부분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단한 삶을 버티던 산영과 '안타까운 죽음'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한강다리는 청춘을 갉아먹는 악귀 같은 사회악에 대한 메시지로 이어진다.

'악귀'에서 초반부에 등장한 중학생 현우가 귀신이 돼서도 동생을 떠나지 못한 이유는 바로 가정폭력 때문이다. 현우는 출생신고도 안 된 채 학대 당했던 동생을 돌봤지만 부모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이야기는 1958년 장진리에서 죽은 여자아이 사연과 맥락을 같이 한다. 김은희 작가는 1회~4회 코멘터리 영상에서 "1958년 기사는 실제 기사이며 실화였기 때문에 쓰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런 가슴 아픈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해 악습을 소재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

3회와 4회에선 청춘들을 등친 불법사채업자가 등장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와 사채업자의 협박을 감당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고 사채업자가 선물한 물고기에 '자살귀'가 옮겨붙어 취업스트레스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춘들의 약한 마음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드라마는 귀신보다 더 무섭과 악한 인간은 불법사채업자임을 시사하고 있다.

5회와 6회에선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청춘이 그려졌다. 호텔 레스토랑의 식사와 명품백을 SNS에 자랑하던 인플루언서(표예진 분)은 '아귀'에 쓰인 윤정(이지원 분)에게 살해당한다. 윤정은 형편에 어울리지 않게 욕망을 탐하다 살인까지 저지른 것이다. 산영 역시 할머니 석란(예수정 분)의 막대한 유산을 만지고 그동안 자신도 몰랐던 욕망을 깨닫는다.

청춘을 좀 먹는 사회악을 고발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 '악귀'는 매주 금, 토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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