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가련 아이콘→뻔뻔한 불륜녀' 성공적 연기 변신
올해 JTBC 최고 시청률 드라마 '닥터 차정숙'서 악역 최승희 역 맡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베테랑 배우 명세빈이 '닥터 차정숙'을 통해 성공적인 드라마 복귀를 알렸다. 과거 청순가련한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활약한 모습과 달리, 뻔뻔한 불륜녀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하면서 연기 변신에 성공한 것은 물론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인기를 배가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JTBC 주말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 연출 김대진·김정욱)은 21일 방송된 12회에서 전국 시청률 18.5%를 기록하는 등 올해 방송된 JTBC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차정숙 역의 배우 엄정화를 비롯해 '하남자'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서인호 역의 김병철, 불륜에도 뻔뻔하게 이혼을 요구하는 최승희 역의 명세빈 등 갈등 관계에 있는 삼자 구도를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특히 명세빈의 연기 변신이 눈길을 끈다. 제작발표회 당시 "제가 안 해본 캐릭터에 새롭게 도전하게 됐다"고 언급할 만큼 명세빈의 악역 연기는 베일에 가려져 있어서다. 28년 차 배우지만 차분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주로 선한 역을 맡아왔던 그가 '닥터 차정숙'에서 악역을 연기하며 느꼈던 소회를 엿들었다.
"새로운 캐릭터라고 다들 말씀해 주시는데 저도 어떤 청순가련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제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처음에 만들어진 이미지를 조금 타파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거든요. 그래도 흔쾌히 기회를 주셔서 새로운 캐릭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명세빈은 '닥터 차정숙'이 자신의 연기 인생 중 처음으로 사전 제작된 작품이었다고 답했다. 촬영하면서 즉각적인 반응이 오는 드라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어떤 모습을 좋아해 주실지, 어떤 평가를 할지 궁금했다면서도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큰 반응을 보내주셔서 너무 신나요. 시청자분들이 예전에 제가 20대 때 저를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그런 느낌을 최근 받고 있어요. 굉장히 재미있고 기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명세빈이 극 중 자신이 맡은 최승희는 일반적인 악역과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불륜이라는 용서받기 어려운 행동을 저지른 것은 맞지만 상처에 갇혔던 과거가 있어 시청자들의 공감도 자극한다. 특히 5회에서 왜 자신을 낳았냐고 원망하는 딸 최은서(소아린 분)에게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낳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그저 분노만 유발하는 게 아닌 최승희의 선택을 어느 정도 납득시키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시청자분들도 약간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고, 저희 드라마의 매력인 듯해요. 승희를 일차원적으로 미워하시기보다는 공감도 해주시니 연기한 입장에서는 감사할 따름이죠. 어떻게 보면 승희도 인호가 첫사랑이고 상처를 받았던 사람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모두 합쳐져서 인호를 놓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요.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 김병철을 마성의 남자라고 하던데 그 말도 맞는 것 같아요. (웃음)"
대중은 '닥터 차정숙'의 인기 비결에 대해 빠른 전개와 유쾌한 상황 속 인물들이 충돌하는 코믹 요소, 무엇보다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열연이 시청 열기를 불러일으켰다는 평을 내린다. 화제작의 주역으로서 명세빈이 느끼는 '닥터 차정숙'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드라마 속 상황들이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악평도 있긴 하지만, 작품이 갖고 있는 유쾌한 분위기를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이 다양하게 해석해 주시는 것도 재미있어요. 캐릭터들의 서사도 입체적이고, 진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줘서가 아닐까 싶네요."
50대를 앞두고 있지만 '방부제 미모'를 자랑한 명세빈은 배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말에 '건강한 삶'을 꼽았다. 따라서 시청자 반응 중 '저 언니는 왜 늙지도 않아'가 기분이 좋았다는 그다. 나이를 먹다 보니 체력적으로 뒤처지지 않고자 자기관리에 엄격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소회를 밝힌 순간엔 명세빈만의 '롱런' 비결을 엿들을 수 있었다.
"제가 좀 예민한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체력이 떨어지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연기자로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기를 하고 싶었고, 체력을 키우다 보니 제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게 유지가 잘 됐던 것 같아요. 먹는 것도 신경 많이 쓰고 있어요. 살이 잘 찌진 않은데 체력적으로 힘이 들다 보면 피부 트러블도 생기고 피부에 표현이 잘 되곤 해요. 피부과도 가고 마사지도 받고 우리나라 여성분들이 하는 관리는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정말 힘들 때는 고기를 먹어요. (웃음)"
"어릴 때는 배우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지도 않았고 저 역시 그중 하나였어요. 단순히 배우가 멋있다고들 하시지만 약간 부정적인 면도 있었거든요. 근데 저도 나이를 먹다 보니 그런 부분이 많이 사라졌고 배우라는 직업도 예전과 달리 의미가 많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 것 같아요. 후배 배우들 보면 너무 다 건강하고 자연스럽고 그렇잖아요. 예전과 비교하면 요즘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배우가 많은 사람의 삶을 대신 표현해 주면서 그들에게 위로를 주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말씀드린 것처럼 저도 잘 관리해서 앞으로도 건강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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