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과 보다 가까이서 호흡 중
[더팩트|박지윤 기자]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했던 배우들이 연극이나 뮤지컬 등 무대로 향하고 있다.
배우 원진아와 박진주는 각각 연극과 뮤지컬을 차기작으로 고르며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에 도전했고, 매체를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킨 손석구 박해수 정성일은 다시 무대로의 복귀를 택했다. 대중들은 이들의 연기를 직접,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설렘을 드러내고 있다.
◆ 원진아·박진주, 연극→뮤지컬로 활동 영역 확장
먼저 원진아는 연극 '파우스트'로 공연 데뷔에 나섰다. 작품은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희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완벽하지 않은 파우스트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우리의 불완전한 삶에 대한 방향성과 영감을 제시한다.
원진아는 그레첸 역을 맡아 원캐스트에 도전 중이다. 그레첸은 우연히 만난 젊은 파우스트(박은석 분)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결과 온 가족과 본인 스스로 위험에 빠지는 위기를 맞는 인물이다.
앞서 원진아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좀 더 나은 배우이자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차기작으로 연극 무대를 택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원진아는 드라마와 영화, OTT를 넘나들며 스릴러부터 시트콤까지 다양한 장르를 폭넓게 소화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했다. 이 가운데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배우로서 유의미한 도약을 이룰 그의 활약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박진주는 뮤지컬 '레드북'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19세기 런던, 보수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숙녀보단 그저 '나'로 살고 싶은 여자 안나와 오직 '신사'로 사는 법밖에 모르는 남자 브라운이 서로를 통해 이해와 존중의 가치를 배우는 과정을 담는다.
박진주가 연기하는 안나는 현실의 고단함을 발칙한 상상으로 견디고 미래를 꿈꾸는 솔직하고 진취적인 인물로, 유쾌하고 당당한 겉모습과 달리 마음 깊숙이 남들과 다른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미 탄탄한 보컬 실력을 보여준 그가 뮤지컬로 향했기에 걱정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박진주는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여성 보컬 그룹 WSG워너비에 발탁됐고, 한국 최초 뮤지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에서 마진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또한 이미주와 여성 듀오 주주 시크릿을 결성하며 한계 없는 활동 영역을 자랑했다.
이렇게 드라마와 영화, 예능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박진주가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 가운데, 160분의 러닝타임을 빈틈없이 이끌어갈 그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5월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 다시 무대로 향한 손석구·박해수·정성일
지난해 JTBC '나의 해방일지'를 시작으로 영화 '범죄도시2', 디즈니+ '카지노'를 통해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며 대세 반열에 오른 손석구는 연극 '나무 위의 군대'에 출연한다.
작품은 1945년 4월 태평양 전쟁의 막바지 오키나와에서 일본의 패전도 모른 채 1947년 3월까지 약 2년 동안 가쥬마루 나무 위에 숨어서 살아남은 두 병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으로, 오키나와 전투 당시 본섬 북서쪽의 작은 섬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손석구는 태어나고 자란 소중한 삶의 터전인 섬을 지키기 위해 군에 입대한 신병 역을 맡아 전쟁 경험이 풍부한 본토 출신의 장관과 대립하며 숨죽인 전쟁을 시작한다.
특히 손석구는 이번 작품으로 최희서와 재회해 눈길을 끈다. 최희서는 상관과 신병의 곁에서 아무도 들을 수 없던 이야기를 해주는 신비로운 존재 여자로 분한다. 지난 2014년 연극 '사랑이 불탄다' 이후 9년 만에 무대에서 호흡을 맞출 두 사람의 '케미'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6월 20일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막을 올린다.
'넷플릭스 공무원'이라 불리던 박해수는 '파우스트'로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박해수는 신과 함께 파우스트를 두고 내기하며 그에게 영혼을 건 계약을 제안하는 악마 메피스트로 분해 유인촌, 박은석, 원진아와 연기 호흡을 맞춘다.
박해수는 지난해 <더팩트>와 만나 "극장이나 연극은 티켓을 사서 보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의지가 필요하다.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느낄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대를 향한 갈증을 솔직하게 내비친 바 있다.
그동안 대중들과 가까이서 호흡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박해수의 열연이 일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한 장면만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그의 존재감이 무대에서는 얼마나 강력할지 기대감을 높인다. 오는 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나이스한 개XX' 하도영으로 분해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킨 하도영은 뮤지컬 '인터뷰'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인터뷰'는 비밀을 안고 있는 두 남자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긴장감 넘치는 심리 게임을 매력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살아남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한 소년이 10년 후 죄책감으로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정성일은 유진 킴 역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베스트셀러 '인형의 죽음'을 쓴 추리소설 작가로, 10년 전 의문의 살인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잔혹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아가는 캐릭터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한 숨 막히는 심리 싸움으로 변모하는 가운데, 중심에서 극을 이끌 정성일의 새로운 얼굴이 더욱 궁금해진다. 오는 5월 28일까지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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