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완전체 부재 타격 최소화
멀티 레이블 체제로 새로운 성장 동력 장착
하이브는 지난해 10월 52주 신저가 10만7000원을 기록했다. 병역특례법 개정안의 중심에 있던 방탄소년단 진이 미뤄뒀던 입영 절차를 따르겠다고 발표할 무렵이다. 하이브엔 여전히 경쟁력 있는 팀들이 여럿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은 그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이후 석달이 지났고 주가는 20만 원을 바라본다. 미니 5집 선주문량이 216만 장에 달하는 등 복귀와 동시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투모로바이투게더와 뉴진스의 신곡 디토와 오엠지가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100'에 2주 연속 입성하는 신기록을 세우는 등 신성장 동력을 갖춘 멀티 레이블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뤄낸 성과다. 하이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무엇인지 살펴 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방탄소년단 완전체의 부재는 아쉽지만 하이브의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기존 팀들의 폭발적 성장과 강력한 신인의 등장이 새로운 모멘텀이 됐다. 특히 '더블 밀리언셀러' 등극을 눈앞에 둔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데뷔 6개월 만에 밀리언셀러가 된 뉴진스는 하이브의 과거와 미래를 함의한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다.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빅히트뮤직, 세븐틴의 플레디스, 엔하이픈의 빌리프랩, 르세라핌의 쏘스뮤직, 뉴진스의 어도어, 지코의 KOZ엔터가 있다. 이중 하이브 전신인 빅히트엔터 시절 데뷔한, '방탄소년단 동생 그룹'이라 불린, 굳이 표현하자면 '적통성' 있는 유일한 팀이 투모로우바이투게더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2019년 3월 데뷔했다. 당시 데뷔 7년 차이던 방탄소년단이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완성하며 세계 최고의 그룹으로 발돋움한 직후다. 당시 빅히트엔터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요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기획력임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였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그 중책을 맡았다.
이후 빅히트엔터는 쏘스뮤직, 플레디스, KOZ엔터를 차례로 인수하고, 사명을 지금의 하이브로 바꾼 뒤, 신생 레이블 어도어까지 만들며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했다.
가수 라인업이 막강해진 하이브 내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더 이상 방탄소년단 바로 다음 카드는 아니었지만 본인들만의 이야기로 서사를 확장해 나가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해 데뷔 3년 만에 처음 밀리언셀러가 됐고 나아가 지난 1월 27일 발표한 새 앨범으로 더블 밀리언셀러 등극을 앞두며 본인들의 가치를 증명했다.
연준, 수빈, 범규, 태현, 휴닝카이 다섯 멤버로 구성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의 꿈으로 모여 함께 내일을 만들어간다'라는 의미를 지닌 팀이다. '꿈의 장' 시리즈로 시작해 '혼돈의 장'을 거쳐 지금의 '이름의 장'에 이르렀다. 각 시리즈 사이에 'minisode' 앨범까지 더해 우직하고 촘촘하게 서사를 써내려갔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본인들이 앨범에서 얘기하는 시련을 이겨낸 소년들의 성장 스토리처럼 정체기도 겪고 이를 이겨내면서 위상과 영향력을 키워갔다. 데뷔 앨범이 기록한 판매량 20만 장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새 앨범 이름의 장: TEMPTATION(템테이션)'에 이르러 200만 장으로 10배 증가했다. 미국 빌보드200 정상에도 가까워졌다.
오는 3월 서울을 시작으로 두 번째 월드투어에 돌입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안정적인 성장기에 돌입했고, 하이브가 추구하는 멀티 레이블 체제의 뿌리가 굳건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하이브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이브의 모멘텀을 얘기할 때 뉴진스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8월 데뷔해 'Attention(어텐션)'을 멜론차트에서 18일간 정상에 올려놨는데 신곡 'Ditto(디토)'로는 31일까지 무려 43일째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이 곡으로 데뷔 6개월 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 진입했는데 K팝 아티스트 최단 기간 신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데뷔 앨범으로 76만여 장 판매고를 올린 것을 넘어 싱글 앨범 'OMG'로 데뷔 후 첫 밀리언셀러가 됐다. 데뷔한 지 6개월 만에 일어난 일들이다.
르세라핌도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지만 뉴진스의 성공은 또 다른 면에서 의미가 있다. 하이브의 레이블들은 대부분 기존의 엔터사를 인수한 것이고, 빌리프랩은 CJ E&M과 합작을 한 형태다. 하이브가 신설한 독자 레이블은 어도어가 유일하다. 하이브가 추구하는 멀티 레이블 체제의 함의와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하이브는 어도어를 신설하면서 "기존 레이블에서 시도되지 않은 차별화된 사업들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어도어는 뉴진스를 론칭하면서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사전 프로모션을 과감히 축소하고 트리플 타이틀곡을 내세운 음악과 양질의 콘텐츠로 승부를 봤다.
각각의 레이블이 저마다의 정체성을 보여주지만 어도어는 가장 채도가 높고 선명하다. 뉴진스의 지난 6개월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이는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더불어 하이브가 앞으로도 멀티 레이블 체제로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임을 짐작케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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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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