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의 아들 성남대군 役으로 활약…"우리 모두에게 슈룹인 작품이길"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이거 하난 장담할 수 있다. 장차 큰 배우가 될 상이다.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 놀라운 성장세까지 두루 갖추며 시청자들은 물론 관계자들의 이목까지 사로잡은 배우 문상민이다.
문상민은 최근 tvN 드라마 '슈룹'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더팩트> 사옥을 찾았다. '슈룹'의 촬영이 끝난 지는 꽤 됐지만, 곧바로 여러 매체를 돌며 인터뷰를 한 탓에 눈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그럼에도 "다양한 기자들을 만나 수다 떨며 재밌게 지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는 싹싹한 배우였다.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문상민의 넉살 좋은 성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문상민과 동행한 스태프가 조심스럽게 그립톡 하나를 건넸다. 문상민의 부모님이 직접 '슈룹' 속 성남대군의 사진으로 제작한 선물이었다. 깜짝 놀랍고 감동한 감정을 그대로 보이자, 문상민은 조금 쑥스러웠는지 "사진도 직접 고르셨다. 근데 왜 이 사진이어야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일부러 만들어서 동네 분들에게도 돌렸다더라"며 자신의 길을 응원해주는 부모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필자가 문상민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엘리트 코스'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신인배우들의 등용문이 된 웹드라마로 데뷔해 단숨에 기대주로 떠올랐던 배우였기 때문이다. 2019년 플레이리스트 세계관을 하나로 합친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에서 주연을 맡았던 그는 20년도까지 '리얼하이로맨스 시즌2' '인어왕자 : 더 비기닝'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1년 넷플릭스 '마이 네임'으로 또 다른 가능성을 입증한 뒤, 2022년 곧바로 TV드라마 첫 출연을 알렸다.
문상민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해준 작품이 바로 '슈룹'이었다. 때문에 종영 후 허전하고 서운한 감정을 내심 느끼고 있다는 문상민이다. 그는 "촬영 끝난 지 2주가 됐는데 공허하다. 마지막 촬영 때는 허전한 감정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최종회를 보니까 크게 와닿더라. '슈룹'의 현장이 이제는 없는 거지 않나. 뭔가 서운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슈룹'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 화령(김혜수 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김혜수 김해숙 최원영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첫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문상민은 극 중 화령의 둘째 아들로 이유도 모른 채 민가에서 자라다 어느 날 갑자기 넓은 궁에 던져진 성남대군을 연기했다. 그는 골칫덩이 대군들 중 한 명으로 행동이 거침없고 학문에 뜻이 없어 화령의 걱정을 사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왕세자였던 형(배인혁 분)의 죽음 이후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리고 마침내 세자의 자리에 오른다.
문상민이 처음부터 성남대군 역에 캐스팅된 건 아니었다. 특정 인물을 정하지 않고 본 오디션에서 여러 과정을 거쳐 성남대군으로 확정됐다. 문상민은 "안 그래도 감독님께 왜 성남대군으로 낙점이 됐는지 여쭤봤다. 눈빛이 중요했다고 하더라. 성남대군 자체가 말이 많지 않고 눈빛으로 해결해야 하는 감정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내게 두 가지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날카롭지만 한편으로는 슬픈 눈망울도 갖고 있다며 양면성을 주의 깊게 보셨다더라"고 설명했다.
감독의 평이었다고 하더라도 내심 본인 입으로 스스로를 칭찬한다는 게 민망할 법도 하지만 전혀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는 문상민이었다. 이에 문상민의 생각도 궁금하다고 묻자 "동의하는 바다"는 너스레로 웃음도 안겼다.
성남대군은 대군들 중 가장 다양한 모습과 폭넓은 감정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에 문상민 역시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밸런스를 조절하고자 했다. 그는 "세자 전과 후로 내 스탠스를 나누고 싶었다. 아무래도 세자가 되기 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우선이다 보니 감정이 앞섰다. 반면 형의 죽음 이후 어머니와 오해가 풀리고, 세자가 된 후에는 차분하고 성숙하면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슈룹'은 여러모로 문상민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첫 TV드라마 출연인 데다 전개의 중심인 대군들 중에서도 왕세자가 되는 주요한 역할이었다. 문상민은 "처음에는 부담과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계속 걱정을 하니 오히려 내게 안 좋더라. 생각을 바꿔봤다. 걱정이 아니라 선배님들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에서 오는 감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럼에도 압박감이 느껴질 때면 그럴수록 대본을 더 많이 봤다. 일부러 더 빨리 현장에 가서 세트에 있다든지 괜히 하나라도 더 연습을 해보곤 했다. 어떻게 보면 나만의 긴장을 푸는 루틴을 찾았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마음가짐과 별개로 쉽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면 바로 액션과 승마였다. 특히나 성남대군이 무예에 능숙한 인물이라는 설정 때문에 어색한 모습이 더욱더 보여서는 안 됐다. 사극 자체가 처음이었던 문상민으로서는 넘어서야 할 또 하나의 큰 벽이었던 셈이다.
"몸을 잘 쓰고 무예에 능한 캐릭터라서 배우로서 욕심이 났던 작품이에요. 그만큼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요. 한두 번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촬영 전부터도 촬영 때 중간중간에도 시간 날 때마다 촘촘히 연습해서 장면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어요."
그 결과, 문상민은 대부분의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부상 투혼도 발휘했다. 그는 액션 장면 촬영 중 장검에 눈 근처를 맞아 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상처를 봉합해야 했다. 아직 흉터가 있다는 문상민은 "그 장면을 위해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 순간적으로 사고가 나서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슈룹'은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6.9%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그만큼 작품 자체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 안에서도 단연 화제를 모은 건 문상민이었다. 상승한 인기를 체감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문상민은 "사실 '슈룹'이 굉장한 관심을 받지 않았나. 그러다 보니 캐릭터는 흠만 없다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흠이 없다기엔 내가 생각하는 '문상민의 성남대군'은 60~65점인 것 같다. 그렇지만 부족한 부분을 스태프들이 다 메꿔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랑받는 건 정말로 감사한 일이에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때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많이 생각나요. 그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을 몸소 느끼는 거니까요. 특히 김혜수 최원영 등 선배님들께선 제가 어려울 때마다 여쭤보러 가면 굉장히 반겨주셨거든요. 모두가 같이 고민해주고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해줬던 너무나 감사한 현장이었습니다."
'슈룹'은 순우리말로 우산을 뜻한다. 박바라 작가는 '슈룹'을 "'믿는 구석'이다 비가 와도 두렵지 않고, 누군가 나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문상민은 '슈룹'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그는 "작품에서 의미하는 바는 여러 가지가 있다. 화령이 성남대군을 지키는 슈룹이 될 수도 있고, 대비가 이호 왕을 지키는 슈룹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각자만의 슈룹이 있고, 그를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었기 때문에 '슈룹'이라는 작품은 누구 하나만의 슈룹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남대군의 슈룹은 당연히 어머니 화령이었죠. 반대로 어머니를 지키는 슈룹도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항상 어머니가 대군들을 지키려고 애썼다면, 이제는 세자가 된 제가 다른 왕자를 대표해서 어머니에게 슈룹을 쓰여드려야 했다고 받아들였죠.(웃음)"
성남대군과 마찬가지로 문상민의 슈룹 역시 어머니였다. 특히 이번 작품을 하며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이 더 커졌다는 문상민이다. 그는 "어머니는 강인하다는 걸 정말 많이 느꼈다. 이 작품을 만나고 성남대군을 연기한다는 것도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며 "나 역시 실제로 왕세자가 되진 않더라도 어머니의 슈룹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우산이 하나만 존재하라는 법은 없는 것처럼 '슈룹'은 문상민에게 여러 '믿는 구석'을 선물했다. 일례로 팬들과 시청자들이다. 아티스트에게 팬들처럼 확실한 슈룹이 있을까. 이들은 거친 풍파에도 대가 없는 응원과 애정을 보내주기 때문이다. 늘어난 인기만큼이나 문상민의 슈룹은 든든해졌다. 이에 힘입어 더 멀리 더 높이 성장할 문상민에게 기대가 모인다.
"'슈룹'을 통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어떻게 보면 배우 문상민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작품이니까요. 문상민에게 슈룹이 된 작품이죠. 제가 느낀 만큼 시청자들에게도 위안이 됐으면 해요. 재미와 감동을 모두 안겨서 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슈룹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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