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미스나인 탈퇴 후 배우로 전향…'치얼업' 태초희 役으로 눈길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이제는 배우가 된 장규리가 '치얼업'으로 좋은 출발을 알렸다.
장규리는 최근 <더팩트> 사옥을 찾아 SBS 드라마 '치얼업'(극본 차해원, 연출 한태섭)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찬란한 역사를 뒤로하고 망해가는 대학 응원단에 모인 청춘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담았다. 장규리는 극 중 털털하고 시원한 성격으로 걸크러시를 자랑하는 연희대학교 응원단 부단장 태초희 역을 맡았다.
'치얼업'은 그룹 프로미스나인으로 데뷔했던 장규리가 팀 탈퇴와 함께 배우로 전향한 후 처음으로 만난 작품이다. 이에 장규리는 "새 출발을 '치얼업'과 함께한 건 큰 행운이었다. 초희 역으로 생각보다 더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경험을 원동력 삼아 앞으로도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출연 과정은 의외인 곳에서 시작됐다. 이전 작품이나 아이돌 활동이 아닌 웹예능 '워크맨' 출연이 영향을 미쳤다. 장규리는 "감독님께서 '워크맨'에서 한 사과 2행시를 인상 깊게 봤다며 한 번 만나자며 미팅을 요청했다. 당시 한 시간 반 가까이 근황이나 나에 대한 이야기만 물어보더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지내는지 등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실제로 감독님께서도 초희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사람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장규리의 시원하고 털털한 성격을 본 감독은 '초희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캐스팅을 결정했다.
장규리 역시 지금까지 없었던 응원단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신선한 매력을 느꼈고, 이는 '치얼업' 출연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그는 "아무래도 춤을 췄던 사람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게 있을 작품이라 생각했다. 응원 장면으로 쾌감과 전율을 전달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무엇보다 초희가 정말로 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랑 전혀 다른 인물인 만큼 걸크러시 역할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태초희의 어떤 매력이 장규리를 사로잡은 걸까. 장규리는 "초희는 한 마디로 강강약약이다. 특히 대놓고 살갑게 챙겨주진 못하더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위 사람을 챙길 줄 아는 따뜻한 인물이다. 그러면서 자기가 원하고자 하는 바는 어떻게든 이뤄내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목표지향적인 성격도 있다"고 소개했다.
장규리가 캐릭터의 걸크러시에 집중했다면, 감독은 인간적인 매력에도 초점을 맞췄다. 두 사람의 주고받은 의견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태초희가 탄생했다.
"초희라는 이물이 거침없는 성격이다 보니까 보는 분들이 답답함을 안 느꼈으면 했어요. 그러다 보니 멋있는 여자로만 보여졌으면 하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감독님은 초희가 인간적인 면모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 거죠. 예를 들면 우는 장면이나 전 남자친구를 때리고 빨리 걷는 장면 등이 나온 이유예요. 사실 저는 이 장면들이 과연 초희랑 어울릴지 고민되긴 했어요. 때려놓고 긴장해서 도망가는 모습이 멋이 없어 보였거든요. 내심 걱정이 됐는데 많은 분들이 그 장면을 귀엽게 봐주셔서 다행이었어요.(웃음)"
응원단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만큼 장규리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 치어리딩 배우기에 나섰다. 땀을 많이 흘렸던 2개월의 시간이었다. 장규리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단순히 응원 동작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초체력훈련부터 시작했다. 나중에는 욕심이 생겨 실제 응원단으로 활동 중인 분들도 만나 팁 같은 걸 듣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불과 얼마 전까지 아이돌로서 활동했던 장규리이기에 비교적 쉽게 익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에 장규리는 "안무를 보고 따는 건 오랫동안 해왔던 일인 만큼 습득력에서는 도움이 많이 됐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오히려 너무 다른 장르이다 보니 아이돌 때의 느낌을 빼는 게 힘들었다. 응원단은 예쁜 춤을 추는 게 아니지 않나. 깔끔하고 멀리까지 보여야 하는 것이 중요했다. 때문에 힘과 에너지를 훨씬 많이 쓰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배우 전향 후 첫 작품인 만큼 부담도 컸던 작품이다. 그는 "이전에는 본업이 아이돌이다 보니 연기적으로 부족해도 어느 정도 감안해주는 반응이 있을 수 있지 않나. 하지만 지금은 다 떼고 연기로만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이 마음이 부담감으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부담을 떨친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촬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라진 부담감이었다. 장규리는 "사실 내 역할이 극을 이끌어가는 캐릭터는 아니지 않나. 그래서 오히려 마음을 좀 내려놓고 배우자 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주다 보니 어느새 부담감을 떨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지도 궁금했다. 특히나 장규리는 전작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주로 선배 배우들과 합을 맞췄던 만큼 '치얼업'의 촬영 현장이 색달랐을 것 같았다. 그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때는 너무 막내인데다 대선배님들과의 촬영이다 보니 '배우자'라는 마인드로 임했던 게 컸다. 정해진 걸 따라가는 느낌이었다"며 "반면 '치얼업'은 배우도 감독님도 거의 신인이었다. 또래들이 많다 보니 배우들끼리 의견을 공유하면서 다 같이 만들어 나가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다들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촬영장이 항상 화기애애했어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죠. 진짜 학교 가는 느낌으로 촬영장에 갔던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쫑파티를 하는데 스태프분들이 저희 노는 걸 보고 'MT 온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친해졌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끝으로 장규리에게 '치얼업'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지 물었다. 그는 "좋은 출발이었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방송 초반에 시청자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치얼업' 한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씀드렸었는데, 내게도 '치얼업'인 작품이었다. 그만큼 힘을 많이 얻었다. 나중에 보더라도 그때를 생각하며 힘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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