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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곡(100)] 이연실 '목로주점', 현대인의 낭만 로망

  • 연예 | 2022-12-29 00:00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과 이끌어온 가요계 포크 1세대
맑고 짙은, 청아한 음색이 매력…자작곡 싱어송라이터


81년 발표된 자작곡 '목로주점'은 가수 이연실의 영원한 인생곡으로 남아있다. 전북 군산 출신으로 포크 1세대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과 어울리면서 가요계 포크 1세대를 이끌었다. /이연실 음반 재킷
81년 발표된 자작곡 '목로주점'은 가수 이연실의 영원한 인생곡으로 남아있다. 전북 군산 출신으로 포크 1세대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과 어울리면서 가요계 포크 1세대를 이끌었다. /이연실 음반 재킷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이연실은 1970년대를 통기타 하나로 주름잡던 전설적인 대한민국의 포크송 여가수다. 호소력 짙은 맑고 청아한 음색이 매력으로, 노래뿐만 아니라 작사 작곡에도 능한 싱어송라이터다.

이연실은 71년 '새색시 시집 가네'와 '조용한 여자'로 데뷔한 뒤 '찔레꽃' '소낙비' '목로주점' 등 서정적인 노래로 가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홍익대 미대 재학 시절 음악과 인생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다방 레지 생활까지 할만큼 열정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81년 발표된 자작곡 '목로주점'은 그의 영원한 인생곡으로 남아있다. 전북 군산 출신으로, 포크 1세대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과 어울리면서 가요계 포크 1세대를 이끌었다. 75년 대마초 사건에 연루돼 잠시 주춤했다가 이 곡으로 재기했다.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 곳에서 껄껄껄 웃던/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 곳으로 찾어오라던/ 이왕이면 더 큰 잔에 술을 따르고/ 이왕이면 마주 앉아 마시자 그랬지/ 그래 그렇게 마주 앉아서 그래 그렇게 부딪혀 보자/ 가장 멋진 목소리로 기원하려마 가장 멋진 웃음으로 화답해줄께/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십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이연실 '목로주점' 가사 1절)

'목로'는 선술집에서 술을 팔기 위해 설치한 좁고 기다랗게 만든 널빤지 상(床)이고, 이런 형태의 술집이 바로 목로주점이다. 이 곡의 가사는 삶에 지친 현대인의 로망을 목로주점이라는 선술집을 배경삼아 낭만적으로 풀어냈다.

이연실은 '찔레꽃' '소낙비' '목로주점' 등 서정적인 노래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홍익대 미대 재학 시절 다방 레지 생활을 하며 음악과 인생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온라인커뮤니티
이연실은 '찔레꽃' '소낙비' '목로주점' 등 서정적인 노래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홍익대 미대 재학 시절 다방 레지 생활을 하며 음악과 인생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온라인커뮤니티

이연실은 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자식을 잃은 슬픔과 더불어 이어진 가정 내 불화로 남편과 이혼하면서, 가수 생활을 청산하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통기타 가수들이 자주 출연했던 KBS '콘서트 7080'에 한번쯤 얼굴을 비췄을 만한데 일체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같은 통기타 가수로 가요계에서 유일하게 그의 근황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후배 남궁옥분조차도 쉽게 만나지 못한다고 했다. 남궁옥분은 "올 여름에 어렵게 전화번호를 입수해 통화한 뒤 딱 한번 뵌 적 있다"면서 "건강하게 잘 지내신다"고 전했다.

남궁옥분은 또 "한 곳에 정착하신 이후 한번도 다른 곳으로 이사한 적이 없고, 공식적으로 가수활동만 하지 않을 뿐 유쾌한 모습 그대로다"고 말했다. 이연실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터전을 마련한 뒤 한 곳에서 수십년 째 살고 있다.

근황을 직접 듣고 싶어 연락처를 달라고 하자 남궁옥분은 "다른 사람도 아닌 강기자님이니까 믿고 드리고 싶은데 만남은 물론 통화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그래서 직접 소통은 뒷날로 미루고 대신 남궁옥분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대신한다.

"연실이 언니는 70을 넘기셨는데도 아직까지 10대 처럼 순수함으로 중무장 한 채 여전히 맑고 밝게 살고 계세요. 예전 녹화를 기다리던 중 약속시간에 안 끝내주니 그 시절 수퍼 甲인 방송국을 상대로 (곧장) 기타 챙겨 떠나셨던 분이죠. 그리 멋진 선배님의 모습을 오랜만에 뵙고 너무 행복했어요."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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