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트롯맨' vs '미스터 트롯2', 숙명의 '맞대결'
TV조선 '브랜드 우위' vs MBN '색다른 포맷' 표방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대중의 입맛은 늘 까다롭다. 이미 맛있는 음식에 충분히 길들여진 데다 개인마다 취향도 스타일도 다르기 때문이다. 메뉴는 수없이 새로 개발되고 만들어져도 진짜 음식으로 인정받기는 그만큼 어렵다. 흉내는 낼 수 있어도 모두가 인정하는 원조 맛을 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한 식당 주인이 있었다. 음식에 대한 경험은 별로 없지만 메뉴를 바꿔 유명 식당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름 좀 있다는 주방장들을 불러 일을 시켜봤다. 신통찮았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궁합이 딱 맞는 쉐프가 들어왔다. 맛깔스런 음식으로 입소문이 나고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마침내 맛집이 탄생했다.
이런 맛집은 설령 뒷골목 후미진 곳에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줄을 서는 정도가 되면 몰랐던 사람들도 덩달아 관심을 갖는다. 장사가 되니 규모를 조금 넓혀 비슷한 메뉴를 개발했다. 재료와 그릇만 살짝 바꿨을 뿐 역시 대박이 났다. 안타깝게도 큰돈을 벌면 사달이 나기도 쉽다. 결국 헤어져 옆집에 식당을 새로 차렸다.
◆ 트로트 오디션 '원조싸움', 결국엔 스타탄생이 관건
이 음식 맛의 원조는 원래 주인일까, 새로 식당을 차린 쉐프일까?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 시즌2가 지난 주 하루 걸러 나란히 방송됐다. 시청자들의 관전 포인트도 흥미진진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양 방송사 제작진이 서로 '트로트 오디션의 원조'를 내세우며 맞대결 하는 구도 때문이다.
'불타는 트롯맨'은 TV조선에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만든 서혜진 PD(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새로 제작사를 차려 선보인 첫 오디션 프로다. 앞서 송가인과 임영웅을 탄생시킨 서 PD는 관록과 함께 때묻지 않은 '신선한 젊은 트로트 가치'를 표방하며 임영웅에 버금갈 '뉴페이스' 스타 탄생을 벼르고 있다.
반면 첫주 방송에서 더블 스코어 시청률로 활짝 웃은 TV조선 제작진은 채널 브랜드와 안정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출발부터 기세는 TV조선이 선점한 분위기다. 이미 입소문이 난 트로트 원조집을 최대한 활용하고, 초반 여세를 몰아 오디션 프로그램에 강한 채널로 확실히 거듭나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 트로트 오디션 열기, 새해엔 공연계도 생동감 기대
방송가는 최근 2~3년 간 트롯오디션의 폭발력을 거치며 지각변동을 거듭해왔다. 다양한 장르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아이돌 중심으로 흘러가던 음악 방송 선호도 역시 크게 바뀌었다. 트로트가 그 중심에 서 있고, 팬덤 문화로 확장되면서 '머지않아 열기가 잦아들 것'이라던 예상도 빗나갔다.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트롯2'의 대결 구도는 방송가에 새로운 폭발력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 트로트 열기가 다시 점화되면서 코로나로 얼어붙은 공연계에도 덕분에 새 활력을 기대하고 있다. 맞불 자존심 대결의 관건은 새로운 스타를 어느쪽이 먼저 탄생시키느냐다. 원조 판정은 아직 이르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