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까지 잃은 행태…반면교사 필요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1년에 한 번 나와도 안 될 사건이 매달 터지고 있다. '잠재적 살인'이라는 음주운전을 한 것만으로도 문제인데, '사고'로 적발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배우 김새론부터 곽도원, 그룹 빅톤 허찬, 신화 신혜성에 이어 가수 겸 배우 이루가 한 해의 마지막까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반면교사도 통하지 않는 연예계의 부족한 경각심이 놀라울 따름이다.
지난 20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루는 전날인 19일 밤 11시 25분쯤 강변북로 구리 방향 한남대교~동호대교 부근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혐의로 입건됐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루가 직접 몰던 차량은 도로의 우측 가드레일과 중앙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전도됐으며 이루와 동승한 남성은 경미한 상처를 입었다. 또한 사고 직후 측정한 이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루는 "음주운전 사실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나를 되돌아보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 이루가 석 달 전에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에도 연루됐으며 당시 '운전자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입건됐는데, 당시 동승자 A 씨가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CCTV 등을 조사한 결과 이루가 직접 운전했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이루가 운전자 바꿔치기를 직접 부탁하거나 종용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사건은 불송치 결정이 났다.
이루의 이번 음주운전 사태는 이미 경고 신호가 있었던 셈이다. 불과 석 달 전에 논란이 될 만한 사건을 일으킨 뒤에도 또다시 같은 행태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대중은 더욱 분노했다.
더군다나 2023년 방송 예정인 KBS2 새 일일드라마 '비밀의 여자'를 준비 중이었던 이루다. 리딩까지 이미 마친 상황이었던 그로서는 조심하고 또 조심했어야 했다.
문제는 이루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많은 스타들이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연예계다. 특히 2022년에만 김새론 곽도원 허찬 신혜성 등 음주운전 사고가 잇따랐다.
김새론은 지난 5월 면허 취소 수치가 나올 정도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가드레일과 가로수를 여러 차례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곽도원 역시 술에 취한 채 약 11km를 운전하다 도로 위에서 잠이 들었다. 신혜성은 자신의 차량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만큼 취한 채 운전을 한 데다 음주 측정까지 거부했다. 허찬 역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결국 팀에서 탈퇴했다.
'도로 위 예비살인' '잠재적 살인 행위'라고 불리는 음주운전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할 범법 행위다. 그릇된 사건들을 보고도 그들의 전철을 밟고 있으니, 연예인들의 낮은 경각심이 도마 위에 올라 많은 비판을 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이들 모두 곳곳에 피해를 끼쳤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김새론의 사고는 인근 변압기를 고장 냈고, 이로 인해 상점 57곳의 전기가 끊기고 교통 신호가 마비되는 등 혼란을 초래했다. 곽도원은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잠들어 다른 차들에 피해를 끼쳤으며 이를 본 주민의 신고로 인해 새벽 시간에 경찰까지 출동하게 만들었다.
신혜성은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차량을 운전해 차주에게 곤란한 상황을 제공했으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편의점에 들어가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은 당장 공개를 앞둔 작품이 있었고, 가수들은 소속 그룹이 있었다. 한 사람의 잘못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는 사람은 너무 많았다.
낮다 못해 없다시피 한 경각심도 문제지만, 연예인으로서의 책임감 또한 찾아볼 수 없는 대목이다.
음주운전을 한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는 동시에 "찰나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표현한다. 판단을 했다는 것 자체가 변명이다. 음주운전을 두고 왜 고민이 필요한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안 하면 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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